피카파우 동물친구들 3 - 귀엽고 독특한 코바늘 손뜨개 인형 캐릭터 20선 피카파우 동물친구들 3
얀 쉔켈 지음, 조진경 옮김, 박상숙 감수 / 참돌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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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님 작품은 아니고, 아르헨티나 작가 얀 쉔켈이란 분이 디자인도 하고 손수 집필한 책입니다. 작가님의 프로필 사진을 보니 호리호리한 괴짜 같은 이미지인데, 이런 다양한 캐릭터들을 직접 디자인도 하시고(피키파우 캐릭터들을 모두 손수 만들었습니다), 직접 뜨개질도 하셔서 일일이 바느질 컷을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서 책 한 권을 만드셨다는 게 놀랍습니다(이름은 얀이지만, 여성입니다). 올해(2023) 4월에도 이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뜨개질 책을 읽고 리뷰를 올린 적 있었는데요. 그 책은 일본에서 나온 책의 번역본이었습니다. 한국도 바느질 문화가 꽤 발달하고, 이를 실생활에서 직접 행하는 주부들이 꽤 많은 편인데 한국 작가분이 쓴 바느질 책도 좀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9에서 작가분이 직접 밝히는 대로, 책은 두 파트로 구성되었습니다. 도구, 기본 뜨기법, 기술 들이 먼저 소개되고, 이후에 이런저런 패턴들이 나옵니다. 뜨개질 책은 이처럼, 어느 정도 바느질에 익숙해진 후에는 얼마나 다양한 패턴이 소개되느냐에 따라 책의 재미와 가치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p16을 보면 실의 여러 종류가, 무게와 두께에 따라 분류됩니다. 실에 다른 팩터가 고려될 건 없으니 두께가 곧 무게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p19 이하에 잘 나오듯 바느질의 용어들이 잘 정리되었다는 점입니다. 바느질 용어는 외국에서도 용어가 완전히 통일되지는 않아서, 작가마다 다른 말을 쓰기도 하기 때문에 초심자는 약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사실 좀 진행하다 보면, 아 그 말이 그 말이겠구나 하고 눈치가 오긴 합니다). 이 책은 용어와 함께 그에 해당되는 사진을 따박따박 실었기 때문에, 적어도 책 안에서 용어 사용례가 혼동되지는 않습니다.   

p32에 나오듯이 원형뜨기를 할 때 빼뜨기로 마무리하면 뭔가 투박한 티가 나서 약간 난감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때를 대비해서 작가분은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원형단을 그렇게 일일이 연결할 게 아니라 나선형뜨기를 하라는 것입니다. 특히 이 책에는 "적극 추천"하는 여러 테크닉들이 나와서, 이 방식들만 정말 곧이곧대로 따라하면 (다른 뜨개질 책과 달리) 작가님만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 완성됩니다. 

p60을 보면 (캐릭터가 입는) 속바지 뜨는 법이 나오는데 사실 몸에 타이트하게 붙어서 속바지라는 것일 뿐 아니라 그 레이스(속바지 특유의) 부분까지 세심히 표현하기 때문에 작가님의 디테일 구현 솜씨에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앞에 삐죽 나온 홀 부분은 꼬리를 밖으로 빼는 목적이니 다른 오해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p75에 나오는 머플러 같은 것도, 저렇게 작은 공간에서 어떻게 저처럼 섬세하게 구현이 가능할까 싶어서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다양한 패턴도 패턴이지만 이 책은 캐릭터 바느질이므로 캐릭터 하나하나가 또 다 패턴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p89에 나오는 여우원숭이 티나를 보십시오. 날렵한 몸매를 보니 과연 여우원숭이이긴 한데 뭔가 짓궂은 일을 꾸미려고 털퍽 앉은 폼에 장난기가 가득하여 마치 작가님 본인이 모델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p114를 보면 고슴도치 메이블에 입힐 겉옷 도면이 나오는데 마치 십자말풀이 퀴즈처럼도 보입니다. 중요한 건 단마다 매겨진 번호에 따라, 정확하게 책의 지시에 맞춰 뜨개질을 해야 한다는 점이겠습니다. p132에도 도면이 나오는데 아스트리드(타조)의 머리, 목 부분입니다. 설명도 진짜 자세해서 뜨개에 아직 서툰 독자라고 해도 그저 따라만 하면 충분합니다. 다만 저는 어설프게 저 혼자 생각으로 막 하다가 결국 망쳤는데, 어디까지나 책의 지시에만! 충실하면 결코 그런 일이 없겠습니다 ㅠ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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