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뉴욕 - 최고의 뉴욕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2024~2025년 개정판
이주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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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미국 제1 도시이며 경제 수도 노릇을 하는 곳입니다. 세계 최강의 소프트파워를 발산하는 나라 답게, 미국 영화에서 자주도 이 도시를 배경으로 삼아 온 탓에 우리 한국인들도 그 랜드마크 곳곳이 눈에 익으며, 꼭 영화 속의 모습들이 아니라 해도 사업상의 출장, 유학, 단순 관광 등의 사유로 이 도시를 자주 방문하기에 (좀 과장하자면) 마치 한국의 대도시처럼 친숙하게 다가옵니다(베트남의 관광지 다낭도 그렇죠). 가면 한국 사람들이 어디 좀 많습니까. 그러나, 워낙 큰 도시이다 보니 보고 또 봐도 캐치 못한 매력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3개월 전(8월달) 리뷰한 <프렌즈 미국 동부>의 필자이기도 한 이주은 씨가 이 개정판에도 여전히 단독 저자 명의입니다. 리뷰는 이 2024년판으로 처음 올리지만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뉴욕 인근 방문 시 이 프렌즈(구판이라도) 뉴욕 편을 반드시 참조하고 갔었기 때문에, 이 신판이 마치 여러 번 읽었던 책처럼 익숙했고, 그러면서도 깔끔하고 유익했습니다. 

p74에는 뉴욕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나옵니다. 최상단에 위치한 건 마치 순두부찌개처럼 보이지만, 뉴욕 정통 피자를 찍은 사진입니다. 피자는 이미 한국에 들어와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크게 변형되었지만, 이탈리아인들이 100년 전부터 본격 유입되어 널리 활동한 뉴욕에서 정통으로 여겨지는 (약간 짠, 페퍼로니가 많이 들어간) 피자는 이런 모습입니다. 예쁘게 하트 모양, 혹은 은행잎을 닮은 커피 블룸 사진이 p75 최하단에 나오는데, 스페셜티 커피라고 이름이 붙었네요. 

미국 거의 어디라도 그렇지만 중국인들이 매우 많이 살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이민의 역사도 오래되었습니다. p150을 보면 1~2월에 음력설 신년 축제가 열린다고 나오는데, 미국에서 동아시아의 음력설을 Chinese New Year이라 부르는 건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또 이탈리아인 못지 않게 아일랜드인 이민자 수도 무척 많은데, 그래서 3월 17일 성 패트릭 영명 축일도 이 성인이 아일랜드 수호 성인인 만큼 무척 성대한 축제가 열립니다. 11월 넷째 목요일 추수감사절이 기려지는 건 미국 어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세시 풍속이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열리는 게 다소 이상하게도 보이지만 살벌하고 세련된 업무지구만 있는 게 아니고 이곳 역시도 사람 사는 도시인 이유이겠습니다.  

팁 문화는 거의 미국에만 있다시피한데 서버들의 서비스 정신을 고취하고 샵 오너에의 종속도를 완화하여 본인 역량에 따른 페이를 챙겨가게 하려는 오랜 문화의 유산이겠습니다. 책 p95에는 특히 뉴욕이 미국 중에서도 팁이 비싼 편이라고 알려 주며, 간혹 팁이 이미 bill에 포함된 경우도 있으므로 꼼꼼히 살피라고 알려 줍니다. 또 표준적인 레스토랑에서의 테이블 어레인지 다이어그램도 나오는데 이런 건 좀 살펴 놓고 가면 현지에서 덜 당황하긴 하죠. 그런데 요즘은 서울에서도 이런 배치를 그대로 따라하므로 뭐 별반 낯설 것도 없습니다. 

한국에서도 웬만하면 크고작은 녹지들이 부심, 교외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뉴욕도 이런 도시 조경의 아주 오랜 모범이라 할 만한데, 루스벨트 아일랜드(현지 발음은 로스벨트이겠습니다만)라든가 포트 트라이언 파크 같은 곳이 대표적인 녹지 공원(p66)입니다. 이 네 곳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본문 후반부 뉴욕 각 구역에서 명소를 소개할 때 다시 상세하게 그 정보가 나옵니다. 

뉴욕 하면 대번에 떠오르는 게 자유의 여신상인데 영어로는 Statue of Liberty라고 하죠. 저 영어 표현에는 무슨 goddess 같은 단어가 안 들어가는데, 이는 영어의 추상명사에 그 자체로 "~의 여신"이란 뜻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또 성(性. gender)은 따로 표시하지 않아도 역시 그 안에 포함된 걸로 봐서 역시 워딩에 드러나지 않죠. 워낙 대표적으로 뉴욕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보니 책 p124 이하에 그 연혁이라든가, 접근하는 방법, 관광 명소로서의 포인트 등 다양한 정보가 나오네요. 

맨해튼 애버뉴B에 소재한 클린턴 스트리트 베이커 컴퍼니가 p242에 소개됩니다. 책 본문에 나오듯이 브런치 "식당"으로 유명합니다. 리먼이라는 창업자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유대인이 만든 맛집이며 클린턴이란 오랜 아일랜드(이 계통은 미국 건국 초창기부터 있었습니다. 감자 기근보다 훨씬 전이죠)식 성씨는 이 가게와 별 관련 없고 애버뉴B의 일부 구칭 중 하나에서 유래했습니다. 따라서 오바마 시절 여성 미 국무 장관(혹은 그의 남편 빌)과 아무 관계 없습니다. 물론 그녀는 뉴욕 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을 역임하긴 했습니다. 

JP 모건은 지금도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 중 한 곳에 그 이름을 남겼습니다만 19세기 말 미국 고도 성장기 이른바 robber baron의 한 사람이기도 하죠. 여튼 그의 대저택은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현재까지 관광객들을 맞는 뉴욕의 명소가 되었으니 사후에 사회 기여로 크게 방향을 튼(?) 그의 정신 행로에서 약간의 아이러니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p280에 컬러 사진과 함께 자세한 정보가 제시됩니다. 또 맞은편 페이지에는 뉴욕 아르데코 양식의 대표라 할 크라이슬러 빌딩이 나오는데 한때 미 3대 자동차 메이커였던 이 회사도 알고보면 그 운명이 기구합니다. 

뉴욕은 p9의 깔끔한 지도에도 나오듯 다섯 개 구역으로 나뉩니다. 스테이튼 아일랜드, 브루클린, 퀸스, 브롱크스, 그리고 맨해튼인데, 이 책의 편제는 그보다 더 자세하게, 관광의 편의를 위해 유기적이고 입체적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로어 맨해튼, 소호, 그리니치빌리지, 허드슨야즈앤첼시, 5번가(핍스애버뉴), 브루클린, 퀸스, 그리고 인근의 뉴저지(좌측), 워싱턴DC 등입니다. 간단히 이동할 수 있는 이웃의 명소를 살짝 곁들여 추천하는 건 프렌즈 시리즈의 오랜 전통 중 하나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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