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런던 - 최고의 런던 여행을 위한 한국인 맞춤형 가이드북, 최신판 ’23~’24 프렌즈 Friends
한세라.이정복.이주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런던은 한때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의 수도였으며 국세가 많이 위축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강국의 심장부이고 글로벌 금융의 중심지 노릇을 합니다. 사정이 이러니 도시 자체가 세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attraction이며, 런던을 가 보지 않은 이가 여행 좀 다녀 봤다며 어디서 내세울 수 없을 하나의 큰 이유가 됩니다. 

p32에는 "생각보다 맛있는 영국 음식"에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p250 이하에서도 따로 자세히 다루니 참조하십시오). 프렌즈 시리즈가 귀여운 점이 바로 이런 부분들입니다(독자의 의표를 찌른달지). 기껏해야 피시앤칩스 정도가 떠오르며 세계적으로도 최악으로 놀림 받는 게 영국 요리이지만 디테일을 좀 파고들다 보면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선입견을 좀 걷어내고 보면 (영국뿐 아니라 어느 나라의 요리라도) 괜찮은 별미가 많습니다. 책에는 5종이 모두 소개되는데 제가 (현지에서는 아니지만) 먹어 본 중에서는 선데이로스트가 괜찮았습니다. 물론 시장이 반찬이긴 합니다만. 

서울도 오랫동안 한 나라의 수도 노릇을 해 온 터라 제법 분위기 있는 오래된 골목들이 (특히 강북 쪽에) 많습니다. 책 p48 이하에는 런던의 "색깔 있는 골목"들이 예쁜 사진과 함께 소개되는데 지인들로부터 듣기로는 특히 메릴본, 세실코트 등이 볼만하다고들 하더군요. 유서 깊은 도시는 이처럼 그윽하면서도 현지색 물씬 나는 골목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p55에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소개되는데 두 말이 필요없을 대한민국 월클 손흥민의 소속 구단 홈구장입니다.   

영국에 들어가려는 이들이 대부분 거치는 히스로 공항도 그 자체로 런던의 명물이겠습니다. 지하철이 세계에서 최초로 생긴 곳이 바로 런던이니만큼 여행객들도 그저 대중 교통 수단 이용이라는 의의 외에 역사적 의의도 새겨 볼 만합니다. p78에 나오는 mind the gap이란 문구는 한국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여러 맥락에서). 런던, 혹은 영국이란 나라의 문물 전체를 상징할 만한 빅벤(p92), 근대 의회민주주의의 요람 구실을 톡톡히 한 House of Parliament 역시 뜻깊은 건축물들입니다.   

한국인들에게도 보헤미안들의 아지트로 잘 알려진 소호(Soho)가 또 런던의 명물로 빠질 수 없습니다. 책에서는 그러나 이 구역의 어두운 점도 슬쩍 찔러주며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는 평가를 덧붙입니다. 사실 해외를 다니다 보면 당황스러운(?) 면모가 반드시, 어느 도시에서나 발견이 됩니다. 그런 곳에서 꼭 현행법까지 어겨가며 현지의 추억을 만드는 모험을 감행할 필요야 없겠습니다만 여튼 런던(혹은, 다른 어떤 도시라도)은 런던이기에 런던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도 해 봅니다. p129에는 왕립 미술원(RA)의 웅장한 전면이 프렌즈 특유의 선명한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독자를 설레게 합니다. 

닥터가 아니었는데도 닥터로 기려지는 당대 최고의 문필가 새뮤얼 존슨. 그가 저작을 남긴 본거지였던 우아한 저택도 이처럼 관광지로 개발되어 전세계로부터 영문학도들을 맞이하고 있네요. 책에서는 18세기 런던 건축물의 한 전형적인 양식 보존으로도 의의가 크다고 평가합니다. 런던은 또 세계 금융의 수도이기도 하기 때문에 특히 뱅크 디스트릭트에 가면 다양한 모습을 한 빌딩들을 구경할 수 있겠는데 p164 이하에 예쁘게 잘 소개가 되네요. 시사 퀴즈로도 자주 출제되는, 폐 화력발전소를 개조하여 만든 테이트 모던도 런던의 명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테이트 모던 카페테리아는 저 뒤 p282에 따로 소개됩니다). 

영국은 또 세계 패션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p304에는 비비안 웨스트우드 샵이 소개되는데 특히 책에서는 아무도 생각 못한 모델을 기용하여 단숨에 그 창의적 컨셉을 대중의 뇌리에 심었던 사례를 상기하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건, 런던에는 없는 브랜드가 없다고 하면서, p305 이하에서 "영국 브랜드는 아니지만 런던에서 볼 수 있는" 인기 브랜드들도 한데 모아 소개해 주는 점입니다. 

책이 최신판이다 보니 작년 9월 별세한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묘소가 언급되기도 하는데 물론 윈저 성(p346)에 대한 소개입니다. 가는 방법, 내부 지도, 성 내 명소 소개가 자세합니다. 윈저 성 내부 건물은 아니지만 윈저 성과 가까이 있는 이튼 칼리지도 소개되는데 영국을 이끌어 온 그 숱한 지도자들의 요람이라고 생각하면 각별한 경의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프렌즈 시리즈를 읽으면 저는 언제나 인문서를 읽는 듯한 느낌도 드는데 p376 이하에 영국 역사의 중요 터닝 포인트, 인물들 소개가 재미있습니다. 초서부터 셰익스피어까지, 디킨스에서 조앤 K 롤링까지! 한 나라의 힘은 이처럼 군사력이나 경제력뿐 아니라 문화의 면면한 전통에서도 기인하는 것입니다. 역시 프렌즈는 여행가기 전 계획 세울 때뿐 아니라 현지에까지 반드시 휴대해야 할 컴패니언입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