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오면
시드니 셀던 지음, 정성호 옮김 / 청목(청목사) / 1990년 9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좀 이상하게 생각하던 건, 왜 외국에서는 유명한 걸작이나 고전이 더 이상 읽는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쉬이 절판되곤 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아마존에서도 불과 몇 달 전까지 팔던 책이 갑자기 절판되는 일이 잦은데, 이제는 한국에서도 그런 현상을 흔히 보게 되었습니다. 한 번 찍은 책은 웬만해선 판을 보관하거나 넉넉하게 찍어 두던 관행이 점차 사라지는 거죠. 물론 내용에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거나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문제가 생긴 경우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시드니 셀던의 통속 소설들은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해적판이든 정발판이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현재는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이 사람은 통속 소설의 공식을 완성판으로 끌어올린 그 나름 예술가이기 때문에, 요즘 읽어도 킬링타임용으로는 적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미국 아마존에서는 여전히 이 사람의 페이퍼백들을 파는데, 한국에서는 그 많던 번역본들이 거의 다 사라진것 같습니다. 


장래가 촉망되었으며 순수한 심성과 빼어난 미모까지 갖춘 젊은 여성 트레이시는, 어떤 부유한 남성과 장래를 약속하고 임신까지 한 채로 결혼날짜만 기다리다 갑자기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힙니다. 감옥 안에서도 이루말할수 없는 참혹한 경험을 하는데, 알고 보니 이 모든 건 어느 누가 꾸민 음모였습니다. 인간의 사악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그녀는 어느새 복수의 화신으로 거듭나고, 세상의 악한 인간들에 대해 더 교활하고 더 잔인한 방법으로 그들을 응징하는 능력자로 군림하게 되죠. 물론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어느 남자도 곁에 둔 채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셀던의 통속물 중에서도 특히나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 MBC TV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기까지 했습니다. 주연은 그 당시 탑여배우였던 원미경씨가 맡았는데 독특하게 허스키한 목소리와 분위기가 주인공 역에 아주 잘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만 너무 어렸을 때 봤던 터라 정확하게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아무튼 지금 읽어도 어쩜 이렇게 범속한 대중의 기호를 정확히 캐치하고 독자를 갖고 노는지 그 천재성(?)에 그저 감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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