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 보면 알게 되는 저학년 고사성어 소문난 국어 3
이창우 지음 / 글송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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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사자성어는 어른들에게도 어렵습니다. 특히 초등 저학년에게는 한자 자체가 어렵고, 고사성어 상당수는 말 자체도 어렵고 뜻도 어렵기에 머리 속에 담아 두기가 여간 힘들지 않습니다. 이걸 극복하려면 고사성어에 관련된 이야기를 잘 알아야 하며, 이야기를 텍스트로 접하는 것보다는 만화를 통해 아는 편이 초등학생에게 훨씬 유리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특히 교과와 연계된 사자성어 범위 안에서 이야기를 끌어 가기 때문에 저절로 공부 한 과목을 마친 셈이 되어 좋습니다. 


p20에는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비슷한 것들끼리 잘 뭉쳐 다닌다는 뜻이죠. 사람 못 될 인간은 처음에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며 말이 통할 것 같이 보이더라도 결국은 본색을 드러내며 뒤통수를 치기 마련입니다. 이런 인간은 결국 자신과 비슷한, 비천한 근성에게 자석처럼 끌리게 되어 그 더러운 수작에 속다가 같은 신세로 떨어지게 되어 있죠. 여기서 세 등장 인물, 즉 펭덩이, 야옹군, 그리고 누군지 알 수 없는(소개에 안 나와요) 개 한 마리가 각각 생선구이, 생선회, 생선탕을 떠올리며 웃는 모습이 웃깁니다. 


잘못을 한 자가 도리어 성을 내는 한심한 작태를 가리켜 적반하장이라고 합니다. 일상에서도 오히려 신세를 지거나 잘못을 저지른 인간이 참으로 뻔뻔하게, 당당하게 나오는 꼴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동양권에서는 예로부터 군자들만이 책을 읽고 학문을 배웠기에 행여 도리에 어긋나는 처신을 해도 "적반하장!"이라는 지적 한 마디면 움찔하며 삼가는 풍조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최소한의 금도도 사라져 분위기가 아주 엉망입니다. 이 만화에서 펭덩이는 과연 잘못이 있는데도 도리어 제가 화를 내는 뻔뻔이일까요, 아님 그 나름 억울한 걸까요? 


책을 넘기다 보면 펭덩이의 여자 친구도 나옵니다. 눈도 크고 화장을 아주 진하게 해서 누가 봐도 아 얘가 여자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 옆에는 똥군도 나란히 앉았는데 목소리가 크고 성격도 아주 활달합니다. 이들이 외치는 고사성어는 "천고마비"인데 때는 겨울이지만 식욕이 당겨 뭘 먹으려면 무슨 핑계를 못 대겠습니까? 이렇게 날이면 날마다 먹어 대니 저렇게 살이 찔 밖에요. 셋은 아주 친한지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는데 똥군이 눈치 있게 좀 자리에서 빠져 줘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 그런데 다시 보니 ㅋ 이불을 덮고 자는 게 아니라 테이블보가 겹쳐서 그리 보였네요. 식당에서 다른 손님들이 매너 없다고 이 셋을 막 째려보는 중입니다. 


군계일학이라는 성어도 나오는데 초등 저학년에게는 좀 어렵지 싶기도 합니다. 그림을 보면 여러 명의 펭귄들 중에 펭덩이가 유독 긴 다리(?)를 뽐내며 열심히 달리고 다른 친구들을 따돌립니다. 친구들은 선망의 눈길보다는 다소 원망 섞인 표정으로 펭덩이를 따라갑니다. 


펭덩이는 알 속에 있을 때는 날개로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꿈을 꾸었습니다. 그러나 깨고 보니(잠을 깬다는 뜻도 되고 알을 깬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자신은 하늘을 날 수 없는 펭귄임을 알고 눈물을 흘립니다. 왠지 독자도 같이 슬퍼지는데 이럴 때 일장춘몽이라는 고사성어를 쓰는 걸까요? 우리 학생들은 공부를 잘하게 될 날을 그저 꿈으로만 알지 말고 열심히 책을 보며 고사성어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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