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수소에너지 -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에너지게임 체인저
백문석 외 지음 / 라온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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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는 원자기호로 H라 쓰며 보통 자연상태에서는 원자 둘이 합쳐져 H2의 형태입니다. 우주 전체를 놓고 볼 때 가장 단순한 원소이기에 그만큼 흔하며 이 점에 주목하여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꼽히게 되었습니다. 2020년 하반기에 문재인 대통령도 해당 주제를 놓고 특별히 강조한 적 있고 증시에서도 이 섹터에 한 번 큰 바람이 불었다 지나간 적 있기에 일반 대중에게도 낯선 화제만은 아닙니다. 


p48에는 부생수소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역시 수소만이 지닌 강점입니다. 특별한 기업이 새로 만들어져야 하는 게 아니라 기존의 포스코 같은 데서 (알고 보니) 생산 공정의 부산물로 얼마든지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바이오매스도 엔트로피를 높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처리가 새로 가해져야 하는 걸 감안하면 이는 에너지원으로서 엄청난 강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p81에서 부생수소가 다시 토픽으로 나옵니다. 우리가 1970년대에 집중적으로 건설한 중화학 공업 시설에서는 아무래도 탄소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데 여기서 무시 못 할 부생수소가 획득되니 탄소 중립에 성큼 한 발 다가설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합니다. 다만 책에서도 지적하듯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하나 애초에 "부생" 수소이니만큼 비용이 따로 많이는 안 든다는 게 큰 강점입니다. 


이어 수전해수소는 아직 그 생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단점이죠. 우리가 중1때 물의 전기 분해로 수소와 산소를 만들었는데 당시에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수소에 주목하지 못했기 때문에 뽀글뽀글 거품을 일으키는 산소만 봤다는 게 지금과의 큰 차이입니다. 세상이 이만큼이나 빠르게 바뀝니다. 이 책의 이 대목에서 논의되는 토픽들은 우리가 하다못해 주식 투자를 할 때에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는 팩터들입니다. 이런 걸 모르면 이제 대화에도 끼기 힘들다는 거죠. 


거대 석유기업은 지난 30년 간 환경단체의 집중 표적이 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크게 바뀌어 그때 젊은 시절을 보낸 이들이 기업 중역이 되어 있고 대중의 기본 분위기가 친환경 반기업에 가깝기에 해당 이슈를 더 이상 무시하고 못 지나갑니다. 주가 관리 차원에서도 말입니다. p122에 보면 기존의 석유 기업들이 다양한 프로젝트 협업을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하려 들고 이를 통해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또 p183 이하에도 석유 메이저들이 재생 에너지 사업에 어떤 양태로 진출하는지 설명이 자세합니다. 


수소를 이용한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한다, 이 모든 움직임의 근본 동인은 지구 온난화 방지입니다. 그래서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에 많은 기업들이 관심 갖고 노력할 수밖에 없는데 그저 캠페인에의 동참이 아니라 생존 차원의 발버둥입니다. 이 중 p153에서는 CCUS 기술을 소개합니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수송하고, 지중(地中) 저장하는 기술인데 이제 이런 수준까지 연구가 되는구나 싶어 관심 깊게 읽게 되었습니다. 


운송은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수소도 난점이 비슷합니다. 분자 구조상의 이유로 기체가 고체, 액체보다 훨씬 큰 부피를 차지하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이들에 순조롭게 접근하지 못한 건 바로 이런 운송, 보관상의 난점 때문이었습니다. 책 p218는 국책연구기관인 KIST와 사기업인 원익머티리얼스의 협업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런 호재가 증시에서 잘 받아들여져 재작년인 2020년에 해당 기업이 한때 큰 시세가 나오기도 했습니다(암모니아를 이용한 무기화합물 운송법). 


수소는 종국에 연료전지 형태로 쓰이는데 알칼라인, 인산염, 고분자 전해질, 직접메탄올, 용융탄산염 등 다양한 포맷이 있다고 책 p233 이하에 나옵니다. p259에는 수소에너지가 어떻게 종합적 생태계를 이루며 현재 어느 단계까지 도달했는지 조감할 수 있는 표가 나오는데 독자들의 편한 이해를 깔끔히 돕습니다. 최근에 나온 책들 중 수소에너지에 대해 대중서 레벨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지식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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