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가족영화 100
서울국제가족영상축제 지음 / 여성신문사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헐리우드 영화의 가장 빼어난 점은 가족의 가치를 강조하는 장르에서 타 문화권이 좀처럼 따라하기 힘든 감동의 유발을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실현한다는 점입니다. 이것도 대략 1990년대까지의 사정이며 현재 만들어지는 미국 영화들은 오히려 이전 시대보다 퇴보한 느낌마저 없지 않습니다. 


<프린세스 브라이드>는 제가 7년 전 책좋사에서 다른 네 분의 회원님과 함께 당첨되어 서평도 남긴 적 있는 윌리엄 골드만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도 재미있지만 소설도 골드만 특유의 정신없는 유머와 빼어난 구성력이 빛나는 걸작이죠. 두 개의 병 중 어느 것이 독이 들었는지 알고 살아남는 트릭은 이후 BBC 드라마 <셜록>에서도 그대로 차용되었습니다.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도 있습니다. 이를 가족영화 장르로 뽑은 게 특이한데 경쟁사 마블의 요즘 기획 <어벤져스>라든가 배우 톰 홀랜드 중심으로 두 번째 리부트된 <스파이더맨>은 가족영화라 부를 수 있을까요? 그러기에는 너무 정치적 강박에 시달리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크리스토퍼 리브(RIP...)의 해석이 훨씬 나았다고 보며 요즘 버전(헨리 카빌은 물론 좋은 배우지만)은 지나치게 힘이 들어간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고 도너 해석의 슈퍼맨이 평면적이지도 않아서 다시 보면 제법 사연이 많습니다. 관객들이 간과했을 뿐.


일주일 전 크리스마스가 지나갔습니다만 <그렘린> 같은 걸 보면 CG에 밀려난 과거 헐리웃 식 특수촬영기술이 얼마나 장인정신에 가득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인 면뿐 아니라 주제면에서도 지금 영화보다 훨씬 성숙합니다. 


<굿바이 마이 프렌드>는 1995년에 개봉했다고 나오는데 주연이 약물중독으로 죽은 고 브래드 렌프로죠. <의뢰인>에서는 어린애였는데 여기 보면 한창 때 크는 애들답게 불과 몇 년 사이에 거의 어른이 되었습니다(물론 애입니다만). 같이 나오는 키 작은 에이즈 환자 아동은 저때로부터 2년 전 <쥬라기 공원>에서 누나하고 열심히 도망 다니던, 잔 해먼드 회장의 손자 역이었던 그 배우입니다. 


<귀여운 반항아>는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틴에이저물입니다. 샬럿 갱스부르가 주연인데 이때 14세였습니다. 그 (실제)부친은 좀 정신이 돈 작자이지만(그 엄마도 만만치 않죠. 음치에다가) 여튼 여기서 샬럿은 아주 귀엽게 나오긴 합니다. 배우 이름도 샬럿이고 극중 배역도 이름은 같습니다. 이 영화는 배우들도 배경도 모두 프랑스산인데 한국에서는 이탈리아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리끼 에 뽀베리"가 부른 주제가 "싸라 베르께 띠 아모"가 이탈리아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이 노래는 알렉산드레 아야의 2003년작 공포영화 <엑스텐션(한국 개봉 제목)>에서 두 여주인공이 신나게 차를 타고 가며 부르는 노래이기도 한데 보기만 해도 신이 납니다. 사라 모건의 로맨스 소설과는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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