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희의 수제청 정리노트 - 새콤달콤 나만의 홈카페 즐기기
손경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유자청 등은 동네 슈퍼에서도 팔지만 제법 큰 업체에서 나온 제품이라고 해도 어째 좀 찜찜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너무 달지는 않은지, 첨가물이나 방부제가 얼마나 들어갔을지도 걱정입니다. 편하긴 하지만 사실 가격도 그리 싸지만은 않고, 혹 싸다고 해도 싸면 싼 대로 불안합니다. 저는 얼마 전에 어느 이름 없는 회사에서 나온 병입 모과청을 사 먹어 본 적 있는데, 아니, 이게 과연 모과청 맛이 맞는지, 어디서 유통기한이 지난 이상한 재료를 짬처리한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고발 후기를 남기려다가 귀찮은 게 싫어서 그냥 말았지만 아무튼 그래서라도 수제청에 더 관심이 가게 된 게 사실입니다. 


앞 책날개와 p23, p100 등에는 저자 손경희 선생 사진이 나옵니다. 사람 인상을 너무 믿을 건 아니지만 음 이분이 자기 이름 걸고 만드는 제품은 뭔가 믿음이 간다, 제 주관적인 느낌은 그러했습니다. "나는 요리할 때 가장 즐거워. 내가 만든 걸 누가 맛있게 먹는다고 생각할 때 가장 행복해.(p6)" 서문에서는 아마 자녀분들이 공부를 잘하는지 "엄마, 학교에서는 내가 다 아는 것만 가르쳐서 너무 지루해."라고 했다는 푸념을 소개하는데 이게 은근 플렉스입니다. 그 와중 김미경 강사의 강연을 듣고 문득 스친 생각이 바로 이 분야에서 자신이 가슴 뛰는 일에 몰두하는 꿈을 갖는 것이었습니다. 


p22에는 둘째 아이 아토피 때문에 명의 찾아다니느라 고생을 했고 실제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 만들기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것이 "브랜드 스토리"가 되었다고 털어놓습니다. 요즘 보면 별나게 아이 먹거리를 챙기는 집 아이들이 실제로 아토피를 피해가며 안 그런 집 애들이 고생을 하니, 아이가 이쪽으로 고생을 하면 어머니들이 죄의식 갖는 게 당연하기도 합니다(꼭 가지셔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럴 법도 하다는 거죠). 아무튼 아이 때문에 관심을 더 갖게 된 분야에서 이제 상업적으로도 우뚝 서셨으니 성취감이 참 크실 듯합니다. 요즘은 진심으로 다가서야 소비자들도 호응을 보내는 세상이죠. 


수제청이란 무엇인가? p24에 그 정의가 나옵니다. "과일을 일정 비율의 설탕과 잘 버무려 두면, 설탕에 의해 삼투 현상이 일어난다. 이때 수분과 영양분이 함께 배출되는데.. " 그러니 수제청의 본질은 과일과 설탕입니다. 과일이야 좋지만 설탕은 꽤 찜찜한데 이 책에서 특히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다 해 볼 생각으로 말입니다.


1부에서는 앞으로 나올 모든 레시피에 공통으로 적용될 사항을 설명합니다. 믹싱 볼(bowl) 같은 경우 스테인레스 재질은 산성을 담을 때 녹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며 철 재질은 비타민을 파괴할 수 있으니(p15), 결국 가장 안전한 건 유리인 듯합니다. 용기도 그냥 세척만 할 게 아니라 소독을 먼저 하라고 책에서 권합니다. p18 이하에는 수입 과일 세척하는 법이 나옵니다. 굵은 소금, 베이킹소다, 수세미를 쓰는데 특히 수입 과일은 수세미로 잘 씻어야 왁스가 벗겨진다고 합니다. 왁스의 뜻도 나오는데 저는 처음에 이 왁스도 수제청의 준비물로 쓰이는 줄로 착각했습니다. 왁스는 제거해야 할 물질입니다. 자몽, 키위 등은 수입산이 대부분이겠으니 이 과정이 필수이겠습니다. 그러나 감귤 등에도 왁스는 남아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세척 후 헹구는 것도 정수에 하라고 합니다(p36 등). 


p68에는 도라지배청 레시피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도라지와 배가 재료입니다. 도라지는 2뿌리, 배는 반 개라고 합니다. 설탕은 이 책 모든 레시피에서 공통이지만 유기농을 씁니다. 다만 그램수가 다 다른데 여기서는 280g을 씁니다. 꿀 3T(T는 계량스푼 15ml라고 p14에 나옵니다), 베이킹소다, 식초가 더 필요합니다. 이 책은 총 5챕터로 나뉘는데 3부는 수제 식초 제조법입니다. 


감귤청은 320g, 복분자청에는 400g의 설탕이 필요합니다. 감귤청은 뜨거운 물과 1대 4 비율로 타서 감귤차를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그동안 너무 청을 적게 타서 맛이 없었던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러나 청을 너무 많이 넣어도 좀 그렇죠. 파인애플청으로 에이드를 만들려면 탄산수를 1대 4로 섞으라고 책에 나옵니다. 파인애플은 3x3cm 단위로 썰어 넣으라고 합니다. 이때 병에 가스가 차니 처음에는 하루 한두 번씩 두껑을 열어 이산화탄소를 빼 주라고 합니다(p43). 이 부분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 파인애플 자체에 효소가 많아서 그렇다고 합니다. 블루베리레몬청은 블루베리 100g, 레몬 200g, 유기농설탕은 240g이 필요합니다. 냉장고에서 3개월 동안 보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저는 개봉한지 1년이 넘은 공산품 유자청을 아직도 갖고 있습니다. 으!


저한테는 다소 난이도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수제청보다도 어쩌면 더 쓸모가 많을 것 같은 레시피가 수제식초 만드는 법입니다 이걸 먼저 만들어 두면 앞 2부의 수제청에도 필수로 쓰는 식초를 수제식초로 쓸 수 있으니 말입니다. 특히 딸기초(p113) 제조법에 눈이 많이 갔습니다. 실온 보관도 가능하나 냉장 보관이 더 상큼하다고 나옵니다. 


4부는 코디얼 제조법인데 코디얼이 뭔지를 몰랐으나 책에 다 설명이 나옵니다. 정수에 과일을 끓여 설탕 꿀을 첨가한 시럽을 뜻합니다(p130). 책에는 네 종류가 나오는데 네 군데 모두 레몬이 들어갑니다. 


5부는 건조과일 정리노트입니다. 일단 수분이 빠지면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는 게 첫째 장점이라고 합니다. 과일은 아니지만 저도 지금 건조생강을 오래 두고 먹는 중입니다. p147에 보면 건조과일의 용도는 1) 과일워터 2) 간식 3) 장식용 이라고 하는데 생강을 2)의 용도로 먹어 보니 좋았습니다. 책에서는 레몬, 오렌지, 키위, 무화과 등 총 10종의 건조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무엇보다, 모든 단계별로 컬러 사진들이 일일이 실려 있어서 따라해 보기가 좋았습니다. p128과 p178에는 평범한 가정주부에서 인기 강사로 변신한 저자의 짧은 성공담이 나옵니다. 창업 강좌도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알아 보시면 좋겠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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