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 과학상식 : 귀여운 강아지 과학 퀴즈! 과학상식 85
권찬호 지음, 차현진 그림 / 글송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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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과학상식은 지금까지 85권이 나왔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 보는 시리즈였고 지금 이 강아지편이 처음 읽는 책인데 확실히 만화로 이렇게 읽으면 어려운 지식도 머리 속에 잘 정리되는 듯합니다. 85권 중 다른 책들의 주제를 보면 게임수학, 인공지능, 로봇수학, 측정수학, 3D프린팅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저렇게 어려운 주제만 과학에 속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게 해로우며 건강하게 키우려면 어떤 방법이 좋은지도 역시 중요한 과학 지식임이 틀림 없습니다. 만화로 접하면 더 재미도 있고 만화 속에 묘사된 상황 속에서 더 잘 이해되는 게 당연합니다.


개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들이 인간만의 이기심 때문에 희생되곤 합니다. 그러나 개는 특히 인간 주변에서 반려적 존재로 기능하기 때문인지 유독 이런저런 피해의 희생 타깃이 되면 더 큰 연민의 정을 부르나 봅니다. p32에 보면 삽살개가 일제 강점기 때 방한모, 방한복 재료로 쓰이느라 멸종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사실 이 경우 주로 모피를 채취하기 때문에 해당 개들이 겪었을 엄청난 고통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어린 독자들이 아직 방한모, 방한복이라는 단어의 뜻을 모를 수 있으므로 페이지 아래에 각주를 달아 설명하고 있습니다. 


"강아지는 왜 냄새 나는 신발을 좋아할까?(p44)" 이 질문은 약간 중의적인데, 첫째는 "왜 하필 냄새가 나는 걸 좋아할까?"라는 의도도 있겠고, 다음으로는 "많은 것 중에 왜 하필 신발이라는 걸 좋아할까?"란 뜻도 담았겠습니다. 책에서는 이 의문 둘을 모두 해결해 줍니다. 신발을 좋아하는 이유는 신발에 쓰인 가죽의 냄새와 촉감을 유난히 개가 좋아하기 때문이며, 특히 강아지는 그 잘근잘근 씹는 느낌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신발의 냄새에는 그 주인의 체취가 진하게 배어 있고, 이를 통해 보호자와 함께 있다는 안정감을 느낀다는 거죠. 참 개란, 이처럼이나 주인과 애착감이 강하고 동시에 어리광을 통해 주인에게 유대와 보호를 요청하는 본성이 인상적입니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는 보비라는 이름의 강아지를 기리는 동상이 있습니다(p71). 사고로 죽은 존 그레이 목사를 잊지 못해 그의 묘소 근처에서 침식도 잊고 애통해했다고 합니다. 결국 야외에서 동사했는데 이를 본 이웃들이 보비를 측은히여겨 그 동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주인을 잊지 못해 운명을 같이한 개 이야기는 참으로 널리 퍼져 있고, 또 보편적인 감동을 주는 듯합니다. 


아기가 울면 왜 강아지가 짖을까? 책에서는 여러 이유(p85)를 듭니다. 주인에게 상황(강아지 입장에서 정확하게 파악했든 아니든 무관하게)이 발생했음을 알리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표현일 수도 있고, 아기를 향해 울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의도이기도 하다네요. 그러니 이 상황은 일단 빨리 주인이 가서 진정시키지 않으면 아기한테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 주인의 말을 무척 잘 듣는다고 해서 개가 아기한테까지 잘한다는 법은 전혀 없습니다. 개는 어디까지나 개일 뿐 사람이 아닙니다. 


p98 이하에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이야기가 나오는데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입니다. 이 시스템은 독일에서 원래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합니다. 가상의 이야기이긴 한데 어린이들이 읽으면 다소 가슴이 뭉클해질 사연입니다. 또 이런 안내견에 대한 법적 취급이 어떠한지도 나오기 때문에 어른들에게도 유익할 수 있는 정보라고 생각도 됩니다. 


역시 과학 만화 답게, 강아지에 대한 지식을 이것저것 알려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체계적이고 상위 단계의 과학 지식까지 함께 알려 주며 독자의 더 깊은 이해를 도모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p112 이하의 내용이 그것인데, 에크린샘, 아포크린샘은 개와 사람을 포함한 동물 상당수가 가진 땀샘이라고 합니다. 개의 경우 체온 조절의 에크린샘은 발바닥에 조금 분포되었고 아포크린샘은 몸 전체에 분포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날씨가 더우면 개는 맥을 못 추는 것입니다(체온 조절이 안 되어서). 단두종이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2019년부터 우리 인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에 큰 고생을 했고 아직도 그 고초가 진행 중입니다. 책에서는 가상의 상황을 들어 지금으로부터 백 년 뒤를 배경으로 삼아 좀비 바이러스가 지구에 퍼져 좀비들이 개를 먹으려고 혈안이 돠었다는 내용입니다. 마지막에 반전까지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만화는 달마티안(책의 표기를 따릅니다)에 대해 유익한 정보 하나를 가르쳐 주는데 꼬리를 물려고 다니는 강아지는 항문낭 염증 등의 염려가 있으니 진찰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책임감이 없어도 문제지만, 너무 책임감이 강해도 문제인데 무리를 지키려는 본능이 너무 강해 무리 외 존재들에게 지나친 적대감을 드러내는 강아지를 두고 "알파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처음 들어 보는 이야기인데, 만화를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병의 이유는 훈육 과정에 문제가 있어서인데,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 즉시 바로잡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정보를 보고 참 사람이나 개나 교육이 이처럼 중요하구나 하는 느낌을 다시 받았습니다. 


특히 과학 지식은 단순 상식과는 달리 어떤 가장 깊은 바탕을 이루는 체계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확장해 나가는 부대 지식이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제가 아직 다 보지는 못했으나, 과학 만화 답게 차근차근 이론을 바탕으로 어린 독자들에게 "물고기를 낚는 지혜"까지도 함께 가르쳐 주는 듯하여 마음에 들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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