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투자법 - 시장을 이긴 숨은 고수 11인의
잭 슈웨거 지음, 조성숙 옮김, 신진오 감수 / 리더스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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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에 투자해도 고수익은커녕 평균수익률도 올리기 버거워지는 게 현실입니다. 코인이다 부동산이다 해서 큰 이익을 거둔 이들도 있지만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에 기반한 투자는 투기와 구별이 어렵습니다. 갈수록 투자가 어려워지는 지금, 어떻게 해야 후회도 없고 결과도 만족스러운 투자가 가능할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장 분석의 역사가 존재한 이래로, 분석 방법이란, 기술적 분석과 펀더멘털 분석 중 둘 중 하나를 쓰거나, 둘을 결합해서 쓰는 것이었다(p63)." 둘을 잘 섞어 쓰면 좋지 않겠냐고 막연하게들 짐작할 수 있지만, 책의 저 문장이 핵심입니다. 두 방법 중 하나만 쓰면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결과가 꼭 좋지 않습니다. 어떤 분은 "기술적 분석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하는데 그런 분은 펀더멘털 분석에 남다른 통찰력과 노하우(그리고 지능)를 보유한 분입니다. 그런데 그분 역시 결과가 항상 좋았다고는 보기 어렵더군요.


또 기술적 분석은 아무 지식이나 통찰 없이 그저 차트만 보면 다인 줄 알지만(그래서 우습게 보지만) 여튼 이런 분들 중에 그 기술적 분석 기술 하나만으로 오래 버티는 분들도 있으니 결코 무시를 못 합니다. 어떤 분은 정말로, 차트만 볼 줄 알지 다른 지식(회계 관련 혹은 기업의 배경사 등)은 전무한 것처럼 보이더군요. 아 그럼 둘을 적절히 섞어 써야겠구나 하겠지만, 두 기법이 물과 기름 같은 관계처럼 보입니다. 달라도 너무 다르니까, 투자 자체보다 두 기법의 배합 비율을 정하는 게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잘하시는 분들 중에는 두 기법을 분명, 둘 다 구사를 하면서도 수익률 높게 올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는 크리스 카밀로의 방법론을 특히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미리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투자는 정말로 각각 저마다의 방법으로 하는 겁니다. 그런데 당사자가 아닌 관찰자로서의 이점을 지녔다고도 할 수 있는 우리 독자들은, 그 중 어느 방법을 무작정 따라할 게 아니라, 여러 투자자들의 방법 중 좋은 점만을 잘 따서 여러 장점을 취해야 할 듯합니다. 어떤 대가가 자신만의 방법을 설령 고스란히 가르쳐 준다고 해도, 그런 건 잘 따라한다 한들 결국 그 사람만 능숙히 할 수 있는 기법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지 아닌지는 당사자도 모르는 건데, 막상 따라해 보면 잘 안 될 때 우리는 그런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절망할 게 아니라, 이런저런 걸 시도해 보면 역시 나한테만 잘 맞는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런 걸 골라내려면 가능한 한 여러 투자 대가들의 방법을 참조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 투자자들의 노하우를 한 권에 모아 놓은, 그것도 최신 트렌드를 담은 이런 책이 유익한 거죠. 크리스 카밀로의 방법 역시, 그 말을 잘 읽어 보면 펀더멘털과 기술적 방법 두 가지를 결국 잘 섞어 쓰는 기법입니다. 다른 투자자들도 마찬가지. 그러면, 이들 방법 중 여럿을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섞어 쓰면 결국 나만의 방법도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투자 결정은 짧은 한순간에 즉시 내려야 할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한테 잘 맞는(오래 고민하지 않고 즉시 결정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 몸에 익히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피터 브렌트 같은 사람은 또 정반대입니다. 이분은 책에 나온 대로라면 철저히 차트만 보는 사람입니다. 사실 차트 보는 방법도 천차만별인데 어떤 사람은 감각적으로 차트를 분석하고 본능대로 결정해서 제법 큰 수익을 얻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수학과 엑셀 기법을 써 아주 보수적으로 매수하고 매도하여 레귤러한 수익(적다고 할 수 없는)을 거둡니다. 독자로서 저는 엘리엇 파동 같은, 고전 차트이론을 맹신하는 입장에 대해 회의적인데, 이를 창의적으로 실전 매매에 응용하는 건 또 천재의 영역입니다. 특히 이분은 광고업계에 종사하다가 트레이딩으로 전업한 아주 특이한 케이스인데, 광고가 대체로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영역임을 감안하면 그런 분이 보호용 스톱 걸기 같은 기술적 방법을 즐겨 쓴다는 건 역시 의외입니다. 그러나 역시 잘하는 분이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을 또 만들어내는 거죠.


"의견은 강하게, 홀드는 약하게" 참 역설적인데 여튼 이런 원칙은 스스로가 잘 지키는 건 누가 뭐랄 일이 아니지만 주위에서 (저분 하는 걸) 맹목적으로 따라하다간 큰일 날 것 같습니다. 의견이 강하다는 건 그만큼 결행을 할 때에는 확실한 근거를 갖고 해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로 "아 이건 아니다" 하는 확실한 징조가 보이면 괜히 (내 말에 책임을 지겠답시고) 미련 가질 게 아니라 바로 빼야 한다는 겁니다. 자기 의견에 이상한 나르시즘을 갖고 집착하다간 딱 망하기 좋습니다. 주식 투자에서 어떤 절개(?) 같은 건 전혀 불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원칙이 없어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바로 뺀다는 것도 자신만의 원칙 하에, 아 이건 빼야 된다고 생각하는 그 원칙에 따르는 거죠. 이분의 경우 이런 말을 하는데 "나쁜 트레이드가 있고 손실이 난 트레이드가 있다. 이 둘은 결코 같지 않다. 1년 후에 그 트레이드를 눈 바로 뜨고 리뷰할 수 있으면 그 트레이드는 손실이 났을망정 나쁜 트레이드는 아니다. 그러나 비록 이익이 났더라도 요행으로 올린 것이면 그건 나쁜 트레이드이다." 어떤 경우라 해도, 아 이렇게이렇게 해서 이런 결과가 났다는 사후 분석은 반드시 필요할 듯합니다. 일정 교훈을 못 도출하면 그 역시 나쁜 트레이드입니다. 


"거래일에도 CNBC를 봅니까? - 배경음악처럼 틀어 놓습니다." 이건 참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우리가 모든 정보를 다 내것으로 소화하여 투자에 반영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녹여 내어 투자를 해야 합니다. 한국에서도 CNBC는 어렵지 않게 시청 가능하고 또 실제 보는 이들도 꽤 많습니다. 물론 국장 대비용으로 한경, 매경, 토마토, 서경, 머투, 이데일리 등을 "배경음악처럼(?)" 취향에 맞게 골라서 틀어놓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또 이런 방송은 장후 라이브도 있고 재방송도 잦기 때문에 리뷰용으로도 좋습니다.


"파벨 크레이치가 전하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개미도 성공 트레이더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그 정도가 아니라 한국에서도 성공한 개미들이 많이, 이미, 출현했고 개미가 성공하는 방법은 따로 있을 뿐더러 이제는 큰손의 농간에 놀아만 나는 힘없는 존재가 결코 아닙니다. 반대로 기관에서 오랜 동안 근무한 이들이라고 해도 퇴직 후에는 그저 개인일 뿐 어떤 큰 금액 운용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시장에 대한 통찰, 다양한 개인적 기법(모두가 아는 기법은 이미 기법이 아니죠)으로 살아남는 수밖에 없죠. 


"미국 국채 30년물은 얼마나 올랐습니까? 아 그 정도면, 영국 파운드화 거래보다 훨씬 나았겠네요. - 네 저는 파운드화보다 미국채 30년물이 훨씬 쉬워 보였습니다." 지금 질문자도 리처드 바그 씨의 의견에 동의를 하는 중이지만, 그래도 이 인터뷰에서 더 강하게 느껴지는 뉘앙스는 "역시 투자라는 건 각자에게 쉬운 방법이 다 따로 있다"는 겁니다. 설령 더 큰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있었다고 해도,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훨씬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그 사람에게는) 고민이 소요된다면 그 방법은 좋은 방법이 아닐 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도 낮습니다. 


암리트 살의 인터뷰에서는 갑자기 컴퓨터 전원이 나가 버린 최악의 사고가 거론됩니다. 몇 달 전에도 증권사 앱 오류나 서버 다운으로 큰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드물지만 이런 불운도 간혹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법적으로 구제받을 길이 있으면 최대한 시도를 해 보되 너무 오래 멘탈에 담아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인드셋 역시 투자 실력의 일부입니다. 


마슨 파커는 본래 바이얼리니스트를 꿈꾸던 이인데 참 다재다능하기도 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 적용하여 아주 성공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평균회귀 방법에 대해서는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 셈"이라 하여 선호하지 않으려 했다는데, 역시 여기나 거기나 인식은 비슷한 듯합니다. 전업 트레이더가 과연 가능한가? 이런 분도 "가급적이면 기존 직장을 그만두지는 말라"고 합니다. 이런 점까지도 저는 전폭 공감이 됩니다만(인간미도 느껴지고요), 뭐 처한 입장은 누구나 다르니 그저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페이지에 200일 이동평균선 활용에 대해 짧은 코멘트가 있으니 (국장 미장 채권시장의 차이가 있을망정) 참고할 만한 유익한 충고라고 생각되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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