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 입시의 신 - ‘불확실함’을 ‘확고한 믿음’으로
김민중 지음 / 라온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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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계는 예전부터 일반 이/문과와는 다른 전형을 마련하여 신입생을 뽑았습니다. 아무래도 "실기"라는 또다른 관문이 있기 때문에 그 어려움이 공부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클 것으로 짐작들을 합니다. 또 공부는 어느 정도까지는 노력으로 극복이 되는 문제이지만, 체육 실기는 선천적인 면이 크겠기에 그 점 역시 애로사항일 듯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선입견과는 상당히 다른 말을, "체대 입시의 신"인 저자는 이 책에서 하고 있더군요.


"뜬금 없이 '1억 모으기', '부동산 부자 되기' 같은 목표와, 대학 합격이란 목표는 매우 다르다. 고3 1년을 보람 있게 보내고 합격을 하려면, 미리부터 그에 알맞은 '근육'을, 중3, 고1, 이런 시기부터 만들어 두어야 한다.(p62)" 사실 저도 저자분이 예시한 저런 제목의 책들을 자주 읽고 리뷰를 웹에 남기는 편입니다만, 1억이 설령 요즘 그리 큰 돈이 아니라 하더라도 갑자기 저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하면 그건 정말 뜬금없는 소리가 맞습니다. 어디 원인이 없는 결과, 노력이 없는 횡재가 가능하겠습니까. 저자는 역시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는 선생님답게, 기초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자격을 갖춘 후에 어떤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길을 제시하는 듯합니다. "근육"을 미리 키워 놓지 않으면, 갑자기 스퍼트를 낼 때 해당 부위에 당연히 무리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에 안 키워 놓은) 근육이 다치면 당사자에게만큼은 그 "북" 찢어지는 소리가 신기하게도 순간 귀에 들리는 듯하더군요. 


나를 잘 다루기 위해 그저 너무 편하기만 한 전략을 세우면, 그건 고3이라는 기간을 잘 보낼 예열을 하기에 매우 부족할 것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반대로 애 잡는 스케줄로 호되게 몰아가는 일도 잦았는데, 이건 이것대로 문제가 크지만 그와는 대조적으로 너무 편하기만 한 전략 역시 도대체 나아지는 게 없으므로 역시 무익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예열", "키워 놓은 근육" 등의 키워드에서 저자의 교육관이 눈에 보이는 듯합니다. 


"서울대 들어가니 좋니?" 체육교육과에 합격한 제자에게 이 말을 건네니 그 고마워하는 눈빛과 자부심이 섞인 표정이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과연 그렇지 않겠습니까. 입시를 앞둔 어느 학생의 어머니를 만나 상담하며 "고3 키우시느라 힘드시죠?"라고 여쭈우니 왈칵 눈물을 쏟으시더랍니다. 이게 바로 정상적인 한국인들이 사는 모습입니다. 힘들여 노력해서 남들 좋다고 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멋진 사회인으로 잘 성장하고 싶고, 내 아이를 남부럽지 않은 학교에 진학시키고 싶고...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첫눈에 들어온 대목은, 물론 입시의 기술자로서도 이 책 저자분이 최고이겠지만, 그에 앞서 수험생과 학부형에게 열렬히, 원초적으로 공감하는 자세였습니다. 가르치는 상대방에게 공감하지 않고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공감이 진심이면, 그 공감을 받는 상대방이 먼저 그걸 압니다. 이러면 두 사람 사이에 즐탁동기, 진정한 노력과 노력이 합을 이뤄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p45에는 대략 고3 하나를 대학에 합격시키기 위해 얼마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견적"이 나옵니다. 물론 이는 추상적이고 평균적인 학생을 염두에 둔 것이며 개별적으로는 훨씬 큰 금액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저자 역시 이 정도까지만 돈이 들어도 학부형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또한 장래 설계는 미리부터 해야 하며, 생기부의 기재 사항이 최근 바뀐 것은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자기 진로 설계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평가합니다. 또 컨설팅을 자주 하는 저자이니만큼 요즘은 중2때부터 상담을 원하는 부모님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독자인 제가 짐작하기에 학생 본인이 발휘하는 의지, 열정, 의욕 등이 시실제 입시 결과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고 저자분이 믿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p54 이하에서도 그렇고, p65에서도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의 말을 인용하며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기출 면접 리스트는 갖다버려라!" 이 말만 들려 줘도 학생들은 벌써 부담이 줄어들어 환호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체대뿐 아니라 모든 면접은, 나중에 취업 과정도 그렇고 기출 문항 공부가 필수입니다. 그런데도, 그보다 더할 입시에서 저자는 저렇게 말합니다. 만약 일찍부터 자기 주도 학습이 몸에 배었고, 일찍부터 진로가 설계된 학생이라면, 현장에서 던져지는 질문 정도는 이미 내면에서 답할 준비가 다 이뤄졌다는 겁니다. 암기한 바를 더듬더듬 이야기하는 식이라면 그게 좋은 점수를 받기도 힘듭니다. 애초부터 올바른 전략으로 임한 학생은 면접 정도는 "평소 실력"으로 다 커버가 가능하다는 거라고 독자인 저는 주관적으로 해석했습니다. 적어도, 기출 갖다버리라는 말이 학생들에게는 정말 후련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가뜩이나 공부할 바가 많은데, 뭔지 근본도 없어 보이는 기출 파일 하나가 또 추가되어 암기하라고 짐이 하나 지워진다면 부담이 얼마나 더하겠습니까. 


"학원이라고 다 같은 학원이 아니다(p166)" 이 비슷한 말은 저 앞 p25에도 나옵니다. 학생더러 그냥 알아서 진로대학을 정해 오라고 무작정 요구하는 학원은 아주 시대에 뒤떨어진 건데 아직도 이런 방식을 고수하는 곳이 있다는 거죠. 또 지도자나 학원장의 최종 학력은 그리 중요치 않으나, 경력은 눈여겨 꼼꼼히 보라고 합니다. 의외로 기초적인 정보조차 잘 정리되지 않은 학원이 많으니 조심하라고도 합니다. 실기 능력이 낮은학생들은 트레이너가 보강 수업을 "반드시" 시켜 줘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잘 마련되었는지 살피는 것도 핅수라고 합니다. 학원을 그저 집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덜컥 등록하지 말라고도 합니다. 멀어도 좋은 곳을 찾아가서 배우라는 뜻입니다.


저자는 스스로 밝히기를 남들보다 수학은 좀 잘하는 편이었다(p38)고 합니다. 저자는 한참 뒤인 p137 이하에서도 수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많은 학부형들이 애들한테 국어를 더 중시하여 강조하는데 그러다가 망한 케이스를 아주 많이 봤다고 합니다. 또 많은 체대가 탐구의 비율을 50%까지 반영하니 이 역시 소홀히할수 없다고 합니다. 사실 탐구는 점수 올리기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수학은 단기간에 향상되는 과목이 아니니 신경을 써야 하겠지요. 또 실기에 제자리멀리뛰기, 왕복달리기, 배근력, 메디신볼던지기 등이 있는데 이들이 일반 필기로 치면 국수영과 같은 과목이라고 합니다. 특히 저자는 제자리멀리뛰기의 경우 이걸 제외한다면 거의 갈 대학이 없다시피한데, 요즘 트렌드인 "피할 수 있으면 피하라"는 이런 점에서 매우 좋지 않다고 합니다.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며, 남들 피하는 과목을 나의 강점으로 만들어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고 조언합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으로부터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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