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서 마스터 - 아이디어에서 기획서 작성, 제안 통과까지 프로 일잘러들의 실전 스킬
윤영돈 지음 / 예문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쓰는 기획서에 대해 보통 오해하는 게 있습니다. 앙상하고 건조하며 기계적으로 최소한의 내용만 추린 게 잘된 기획서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혹은 반대로, 잔뜩 어려운 내용만 열거하며 전문성을 과시한다거나 말이죠. 그러나 윗선에서 좋아하는 기획서, 내용이 알차고 명작으로 꼽히는 기획서는 꼭 그런 게 아닙니다. 기획서도 엄연히 글이니만큼 형식상으로는 탄탄한 구조를 갖춰야 하고 내용상으로는 시적인 영감이 번득이는 맛이 있어야 합니다. "단번에 통과되는 기획서", "소통에 능한 기획서"는 어떠해야 하는지, 이 책을 읽고 개인적으로 많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독서를 마치고 복습도 할 겸 책 내용을 이 독후감에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단 저자는 "기획서는 쓰는(write) 게 아니라 만드는(build) 것"이라고 합니다. 또 "톱다운이 아니라 바텀업(p16)"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두 마디 말이 책 전체를 꿰뚫는다 할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이미 머리 속에 100% 완성된 그림이 자리잡고 있다면 그저 머리가 시키는 대로 술술 적어 내려가기만 하거나, 결론이 이미 내려졌기에 깨끗한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제목만 써도 벌써 하부구조가 자동으로 완성되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기획, 기획자는 극히 드물며, 따지고 보면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기획이라 해도 오류가 있을 수 있는데 저런 건 무오류의 사고를 전제로 삼기 때문이죠. 건실하고 실용적인 기획은 기초부터 탄탄히 쌓고 실행의 문턱을 넘어 목표를 향해 높이 도약하는 청사진이어야 합니다.

"기획서는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문서를 만드는 것이다." 에드워드 데밍 박사가 고안한 PDCA 사이클이 기획서를 만드는 데 보통은 가장 널리 쓰이는 절차라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플랜, 두(do), 체크, 액션, 즉 "계획, 실행, 검토, 개선"의 과정을 가리키죠.

설계도에 비유되는 기획서는 일단 두 가지 별개의 요소로 구성됩니다. 기획이 있고, 또 작성이 있습니다. 기획에도 7단계가 있고, 작성에도 또한 7단계가 있습니다. p19에 나온 내용을 잠시 옮겨 보면


먼저 기획의 7단계는 1) 분석 2) 컨셉 설정 3) 자료 수집 4) 현황 조사 5) 대책 수립 6) 전략 설정 7) 실행 계획 입니다. 책에 나온 도해에는 이 과정이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는 바텀 업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반면 작성의 7단계는 키워드 설정부터 마무리 퇴고까지 7단계인데 이 과정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탑다운입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기획서는 내용을 만드는 단계인 기획에서는 바텀업, 그 내용을 실제 작성하는 단계에서는 글쓰기의 일반 원칙인 탑다운으로 가야 하는 거죠. 또 저 뒤 p66에는 바텀업=확산형 사고, 탑다운=수렴형 사고로 따로 성격 규정을 합니다. 여기서 저자는 "기획적 사고가 바로 확산적 사고를 의미하는 건 아니며, 두 사고를 통합해야 가능하다(p67)"고 합니다. 혹시 이 대목(p19)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오해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또 책에서 지적하는 중요한 내용이 있습니다. 보통은 일일이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지만 매뉴얼대로 하면 엄격이 구분되는 건데, 기획서, 계획서, 제안서, 보고서는 알고보면 다 다른 것입니다. 저자가 이를 알기 쉽게 건축 실무에 비유해 놓았는데,

1) 기획서는 설계도
2) 계획서는 일정표
3) 제안서는 모델하우스
4) 보고서는 현황판

위와 같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문서 작성을 조금이라도 해 본 독자(설령 신입사원이라고 해도)라면 이 비유가 확 와 닿을 것입니다. 과연 그렇죠.

"기획서는 글을 잘 쓰기 위함이 아니라, 채택되기 위한 문서를 만드는 것이다(p21)." 이런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채택 안 되는 기획서를 쓰게 되는 이유는 이런 원칙, 애초의 목적을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써서 과연 채택이 될까?" 절실한 고민 없이 그저 곁눈으로 보고 배운 요령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하나마나한 기획서 쓰기는 끝없는 좌절만 부를 뿐입니다. 일 하나를 해도 제대로 한다는 생각으로, 빠릿빠릿하고 감동까지 주는 기획서를 작품 하나 만든다는 일념으로 지어(build) 나가야 합니다.

"마음을 훔치기 위한 기획" 저자는 접근, 다리 놓기, 차별화의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지금 내가 컨펌 받아야 하는 상대가 누구인가요? 실무자는 전문성에 관심이 많고,, CEO 같은 결재권자는 얼마나 수익이 나느냐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이 방향성을 잘못 잡거나 반대로 설정하면 그 기획은 효과를 못 내거나 역효과를 냅니다.

또 "자신의 유식함을 그저 과시하는 기획서는 결재권자의 이해를 돕지 못해 결과적으로 결재를 못 받는 경우가 있다(p27)"고 합니다. 읽는 이가 결재권자, CEO일 때 특히 이 점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내용만 풍성하다고 다 좋은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실 CEO라면 설령 아랫사람이 어려운 기획서를 상신했다 쳐도 자신이 소화를 해 내며 내용으로 승부를 보는 기획서를 컨펌해야 올바르겠습니다만 현실이 꼭 그렇지는 못하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나를 알아주는 CEO를 찾아 매번 회사를 옮겨다닐 수도 없고... 또 "기회의 이점을 중심으로 최대한 간결하게 어필하는 게 좋다"고도 책에서는 말합니다.

"상대의 니즈보다는 원츠를 찾아야 한다(p33)." p34에는 원츠의 특징으로 2차욕구, 잠재적 욕구, 삶을 업그레이드하는 욕구, 미래 시점 지향 등을 듭니다. 니즈는 이 원츠의 반대입니다. 기획서를 지을 때에는 이 니즈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상대의 은밀한 내심까지 다 읽을 줄 알아야 합니다. 상대가 자신의 원츠였는지도 미처 몰랐던 것마저 읽고 작성하는 기획서가 되어야 합니다. 상대가 말한 것만 곧이곧대로 받아적지 말고, 그를 바탕으로 삼아 "혹시 이런 게 더 있는데 빼먹고 말 안 한 것 아닌가?"하며 적실한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런 걸 책에서는 "피드백이 아니라 피드포워드"라고 하네요. 말하자면 선제적 질문쯤이 되겠습니다.

"당신이 원했던 건 이거 아냐?" 우리는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가 그걸 속으로 얼마나 원했는지 알았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저 말(p36)을, "기획서 짓기"에도 적용하라고 저자는 제언합니다. 책 p39에는 "니즈 원츠를 넘어 디맨드로 가야 하며, 니즈나 원츠를 디맨드로 착각하지 말라"는 필립 코틀러의 명언도 인용됩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가 있습니다. 미팅 당시에, 혹 의문나는 점이 있으면(아예, 나중에 생각날 것 같은 사항까지도 지금 미리 생각해 낼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그 자리에서 질문을 해서 상황을 분명히해야 하며, 나중에 가서 "혹시 이건...?" 같은 말을 해 봐야 이미 "비 활성화"되었을 뿐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예를 들면, 쇼핑몰에서 뭘 주문했다가 혹시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취소를 하고 싶어도, 이미 셀러에게 통고가 간 후라서 취소 버튼이 비활성화된 경우나 비슷하다고 하겠습니다.

기획은 단순한 아이디어 창출이 아니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실제로 구현하게 하는 과정(p46)을 말합니다. 예전에 인기 작곡가 김창환씨("잘못된 만남", "쿵따리샤바라 등")는 "대중보다 한 발짝도 말고 딱 반 발짝만 앞서라"고 했습니다. 이 책에도 그런 말이 나옵니다. 대중의 원츠, 니즈, 디맨드보다 너무 앞서갈 필요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뜻이겠습니다.

육하원칙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으나 책에서는 십하원칙을 설명합니다. 5W 4H 1T라고도 합니다. 5W 1H까지는 보통 아는 내용이고, 나머지 3H는 how many, how much, how long, 그리고 1T는 target이라고 합니다. target은 주고객 대상의 연령, 직업 등을 가리킵니다. 사실 마케팅 이론에서는 저 target 그룹에 대한 지적을 수십 년 전부터 해 오긴 했습니다.

매킨지에서는 grow 질문법을 중시합니다. goal(목표), realty(현상확인), option(대안), will(실행의지) 입니다. 이런 신랄한 질문을 먼저 자신에게 던져 봐야, 작성하려는 기획안이 빈틈 없고 내실에 가득찬 것으로 형성됩니다.

주식 전문가 중에도 그저 현황의 분석을 보고서나 말로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꼭 마인드맵을 곁들이는 분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가 성공하러면 하나의 사건이 파생하는 여러 단계의 다른 사건들을 거쳐 특정 종목들에 가격 상승, 하락 등의 효과를 끼치기 때문이죠. 이처럼 생각을 그저 생각으로만 담아 두지 말고 "이미지화(p77)"하면 기획의 과정이라는 막막한 길에 서서 그저 직감과 우연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지도"를 갖고 여행하는 셈이 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것 관련해서 저자는 책 앞 부분인 p18에서 이미 "초안은 컴퓨터가 아니라 반드시 백지에 핸드라이팅을 하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이 책에는 참 실감나는 충고가 많은데, 주변에 보면 검색 잘하는 사람은 언제나 따로 있습니다. 책에서 하는 말은, "네이버나 구글의 검색 엔진이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최적화한 키워드로 검색하라(p84)"인데, 이건 블로그 마케팅에서 중요시되는 원칙이라고 합니다. 꼭 블로그 마케팅이 아니라 해도 그저 자신의 궁금함 해결이나 업무 관련 정보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이겠습니다. pp.90~91에는 정보 수집에 도움이 되는 여러 정보 사이트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실제 검색을 하다 보면 무엇보다 본인이 자기 일에 맞는 정보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 사이트가 따로 있습니다. 그걸 그때그때 우연에 맡기지 말고 체계적으로 정리해서 다음 번에도 써먹게 해야 합니다. 시행착오라는 게 얼마나 귀한 자산인데요. pp.194~195에는 차트나 무료 이미지를 구할 수 있는 사이트들도 소개됩니다.

"이건 너무 밋밋하지 않나요?(p99)" 사실 일하면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 혹은 지적이 이런 것이겠죠. 그때는 "심플한 것일수록 이해가 쉽다"가 답이라고 합니다. 확실히 이 책에서는 "핵심만 잘 간추려서 디자인하고 단순화한" 기획서의 미덕을 무척 강조합니다. 비단 이 책뿐 아니라 다른 입장들도, 장황하고 요령부득인 기획서를 지향하는 쪽은 아무도 없죠. CEO, 심지어 실무자라고 해도 시간이 돈이고 남의 장광설을 즐겨듣는 취미는 누구도 없겠으니 말입니다.

여기서 KISS의 법칙, 즉 keep it simple. stupid! 가 중요하다고 저자는 정리합니다. 재미있습니다. 기획서에 비주얼을 막 채워 페이지 수만 늘이는 걸 위에서는 너무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런 기획서는 나 일 많이 했어요 같은 자기 만족, 혹은 변명이 깃든 기획서이지 상대더러 읽고 이해해 달라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카테고리가 아니라 키워드 중심으로 진행하라는 말은 저 뒤 p160 이하에도 다시 나옵니다.

문제를 구체적이고 정확히 인식해야 답이 제대로 나옵니다. 책에는 p109에 4C 분석이 나옵니다. 고객(customer), 경쟁(competitor), 기업(company), 채널(channel) 분석이 그것입니다.

기획서는, 내가 이런 걸 준비했으니 당신은 받아들여라는 식으로 털썩 던지는 게 아닙니다. 이게 곤란하다고 여기는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그러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이걸 또 준비했다며 플랜B(차선책)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합니다. 소설 <삼국연의>(뿐 아니라 중국 정사서류)를 보면 책사들이 항상 주군에게 상책, 중책, 하책을 제시하지 자신이 최상이라 여기는 한 가지 안만 불쑥 내미는 게 아니며 또 그래서 그들이 신임을 얻고 유능하다고 인정 받는 것입니다.

"나는 권투선수였습니다. 나는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p138)." 심지어 저는 최근에 "나는 소년보호처분 대상자였습니다"로 시작하는 글도 읽어 보았습니다. 그 뒤에 쓰인 말은 뭐 웬만큼 교육 받고 상식을 갖춘 이라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말이라 쳐도, 자신을 소년범 출신이라고 소개하는 저 한 문장 덕분에 완전히 다른 주목도, 존재감을 가지게 되는 거죠("소년범이 잘 교화되어 어른이 되어 이제 이런 성숙하고 이지적인 생각까지도 가능하다는 것?"). 이처럼 책에서는 공감을 얻기 위해 자신의 절절한 스토리에 색깔을 입히라고 권합니다. 또 이런 스토리는 신뢰를 얻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된다고 합니다(p140). 물론 관심을 받고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어려서 일부러 범죄를 저지를 필요까지는 없겠습니다만(농담입니다).

기획서는 말의 성찬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기획서를 읽는 사람은 훌륭한 문장을 읽고 감탄하거나 예전 과거의 장원급제를 뽑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자신이 돈을 벌 수 있는 방안이 뭔지에만 관심이 있는 거죠. 돈 버는 게 목적인 사람 앞에 앉혀 놓고 다른 이야기를 해 봐야 누가 그걸 들을 리 없습니다. "말만 앞서는 구호보다 실제적인 이익을 챙겨 줘야 한다(p149)." 책에는 또 이런 말도 나옵니다. "일류 기획과 삼류 실행, 삼류 기획과 일류 실행, 둘 중 당신은 무엇을 택하겠습니까?" 마윈과 손정의는 후자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합니다. 사실 마윈이 알리바바 창투안을 갖고 손정의를 찾았을 때 손 회장이 눈여겨 본 건 그의 기획안이 아니라 범상한 실행의지를 누구한테나 각인시키는 마윈의 태도와 개성이었을 겁니다. CEO뿐 아니라 심지어 일반 대중이라고 해도, 의외로 그들은 자신의 이익을 민첩하게 계산한다고 책에서는 말합니다.

"좋게 만들 수 없다면, 적어도 좋아 보이도록 만들어라 - 빌 게이츠(p176)." 목적에 맞는 레이아웃을 결정하고 문서 용도에 맞게 편집하라고 합니다. 항목을 잘 구분할 것이며, 워드는 대개 세로문서이며 PPT는 가로문서이니 그에 맞는 포장을 선택하라고 합니다.

p208에서 저자는 "프레젠테이션은 '선물'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표현이지만 동시에 PT의 기본에 대해 독자로 하여금 정신이 버쩍 들게 하는 한 줄 요약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치 애인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온갖 궁리를 하고 정성을 다하듯, PT에도 그런 성의가 들어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능력은 타고날 필요도 없고, 설령 말투가 어눌해도 메시지가 창의적이면 청중은 자연스럽게 주목, 경청하게 된다고 합니다. PT에도 TPO 전략이 필요한 건 물론입니다. 전문용어를 남발하지 말고, 오버액션 하지 말고, 청중이 듣거나 말거나 나는 떠든다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청중에게 수시로 질문을 하는 형식도 좋다고 하네요.

p221에는 저자 윤코치의 프레젠테이션 노하우가 있는데 상대방의 입장에서 말하라, PT 기술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혀라, 최신 도구를 구비하라 등이 있습니다. 프로는 "자신감"으로 아마추어와 차별되며, 스스로 촬영을 한 후 자신에게 피드백을 보내 보라고도 합니다. p241 이하에는 PT 십계명, 그리고 기획용어사전이 나오는데 혹시 이 책 본문을 읽는 중 모르는 말이 나오면 여기서 찾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p22에 나오는 "한 번에 컨펌받는 기획서"의 특징 일부를 인용하며 독후감을 마무리짓겠습니다.

- 도입부에 결론을 배치해서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 마지막에 한 방의 훅(hook)을 넣어라.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