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의 금속 - 그린 뉴딜의 심장, 지정학 전쟁의 씨앗 / 희귀 금속은 어떻게 세계를 재편하는가
기욤 피트롱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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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세계는 희귀금속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p22)."
"이 책은 세계의 반(反) 역사를 담고 있다(p23)."

수백 년 전 뉴턴이 몰두했던 여러 과제들 중 하나는 바로 "연금술"이었습니다. 고전역학의 창시자이자 초기 미분학의 개척자였던 그가 한때나마 중세의 미신 같은 연금술에 천착한 건 아이러니처럼 보이지만, 우수한 두뇌를 지닌 이가 큰 재산을 벌 수도 있을 난제에 흥미를 드러낸 건 매우 자연스럽습니다. 어쩌면 그의 직관은 이미 결론이 "불가능"인 줄 알았겠으나, 이의 과학적, 이론적 확증을 위해 (무익한 종착역을 향해) 노력을 기울였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튼 연금술의 목적은 "비교적 흔하고 그 쓸모는 덜한(당시 기준) 금속이나 물질들을, 귀한 금(gold)로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멘델레예프가 원소 존재의 질서 있고 체계적인 배열을 예견한 이래 인류는 여태 잘 알지 못하던 여러 원소들의 존재에 대해 눈 뜨게 되었고, 산업이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상품과 중간재의 더 정교한 고안과 설계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며, 이 용도에 더 적합한 희귀 (금속) 원소를 향해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습니다. 수천 년 인류 문명사 동안 우리가 관심도 없던 희귀 금속이 갑자기 귀하신 몸으로 부상한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전히 금(gold)만이야 못하겠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높은 대접을 받게 된 여러 금속들이 우리의 주목을 끕니다. 어떤 금속은 (많이 과장하자면) 금(gold)을 끌어와 오히려 이런 종류로 바꿔어야 할 만큼, 뭐 아주 "리버스 연금술"의 과제가 될 지경이라고나 하겠습니다(물론 아직 그 정도로까지 가치가 높아진 희귀 금속은 없습니다만).

"전기 모터는 인류의 무한정한 번영을 보장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에너지 전환을 그럴 듯한 가설로 만들었다(p38)." 이 대목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과거에는 석유, 석탄 등의 탄소 자원을 연소함으로써 원하는 수준의 에너지를 얻었다면, 이제는 충분히 발달한 전자기역학의 도움을 받아 구태여 저런 "시커먼" 녀석들을 태워 가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건강을 해칠 필요가 낮아졌다는 거죠. 물론 오염이 아주 없어진 건 아니고 저자도 본문에서 "오염이 적어졌음"과 같은 표현을 씁니다. 그래도 에너지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혁신적으로 깨끗해진 건 사실입니다. 또, 이처럼 기름이나 석탄이 아닌, "배터리"를 쓰는 공정이 대폭 늘어났기에, 한국의 LG화학(이후 LG에너지솔루션 분사)이나 SK이노베이션 같은 곳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겠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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