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SNS 시대의 소셜 경험 전략 - 서비스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비즈니스 큐레이션, 2판 AcornLoft
배성환 외 지음 / 에이콘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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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인텔리전스"의 시대를 지나 "비즈니스 애널리틱스"의 시대가 온다고 합니다. 빅데이터의 양이 아무리 방대하더라도 그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파악이 안 되면 아무 소용이 없죠. 그래서 "분석 기법"이 중요해지는 건데, 당분간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이 일을 해 내야겠으나 미래에는 이마저도 인공지능이 대신 수행하리라는 게 전문가들이 그리는 미래상입니다. 하긴 일론 머스크도, 인공지능의 정의를 두고 "아직 안 이뤄진 모든 것"이라며 다분히 냉소적으로 말한 바 있으니 뭐라고 확정하기엔 아직 너무도 이른 단계이겠지만 말입니다.

서유럽이나 북미에서도 "개인의 사생활"을 강조하던 예전의 추세에서 크게 이탈하여, 도대체 자신의 일상을 전세계에 생중계를 못해 안달들입니다. 2000년 즈음에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던 시절, 화상 채팅을 통해 나체 노출 등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일부 유저들이 벌이던 데 대해, 국내 점잖은 네티즌들은 "전세계에 자기 몸매가 다 보여지는 건데 정말 저러고 싶을까" 같은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아이들이라면 그 부모들도 이미 인터넷이 뭔지 연결성이 뭔지 다 피부로 파악하는 세대들입니다. 그런데도 "사생활을 보호하려 드는 의지"가 이처럼 미미하게 (아직도) 머무는 걸로 보아, 중계와 노출의 트렌드는 좀처럼 멈추지 않을 듯합니다. 또, 이러니 소셜 데이터가 쌓이고 쌓여 기업들의 좋은 사냥감(꼭 나쁜 뜻은 아닙니다)이 되기도 하고 말입니다.

분석기법에는 "사후 판단, 예측, 통찰" 등이 있습니다. 이 중 가장 하위 수준으로 여겨질 만한 건 사후판단(hindsight)이겠는데, 이마저도 우리의 지난 행동을 반성하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필요할 때가 있을 선택이라고 하겠습니다. 예측과 통찰은 깊이와 폭 면에서 다릅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다음 수"를 점치는 건 "예측"이지만, 앞으로 국제 정세의 판이 어떻게 짜여질지 가늠하는 건 "통찰"입니다.

저자에 따라 너무도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용어들이라 일의적으로 정할 수 없지만, 논자에 따라서는 "데이터마이닝"의 경우 일회성에 그치고, 재활용이 어려우며, 심지어는 맥락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을 낳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애널리틱스는 재활용도 가능하고(예: 전기자동차의 충전 기록을 보고 충전소의 최적 위치를 재배열), 일관된 맥락을 지니기 때문에 기업의 무형 자산으로 충분히 계상(計上)될 자격이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으로는, 해석의 의의가 다면적이지 못하면 그것야말로 "일회성"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일찍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섹터에 큰 공을 들이고, 일반 소비자보다는 기업 상대 비즈니스에 승부를 걸어 왔습니다. 그래서 MS의 주가가 여전히 내려가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거고요. 저자들은 빅데이터는 곧 클라우드를 뜻한다고까지 과감한 정의를 내리기도 합니다. 나에게 걸맞은 상대가 누구인지, 지구촌 저 깊숙히 어딘가 살고 있는 누군가를 콕 집어 매칭해 준다면 그건 정말 신기하고도 멋진 체험이겠습니다. 이런 건 종래의 중매업체, 혹은 그저 저장 검색 대조 기능 위주의 데이터베이스로는 도저히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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