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 텝스 리스닝 (TEPS Listening) - 텝스 청해 기본에서 실전까지! / 텝스 실전모의고사 2회분 제공 / 실제 텝스 성우가 녹음한 MP3 무료 다운로드 / TEPS 유형 분석 반영 (학습자료 무료 다운로드+단어암기 MP3 무료 다운로드)
David Cho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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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시리즈는 어떤 시험을 대비한 교재라도 정성이 담뿍 배어서 좋습니다. 천편일률적이거나 뻔한 설명이 적고, 수험생이 실제로 고민할 만한 부분을 잘 긁어 줍니다. 이게 다 실제로 수험생들과 함께 교감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리스닝 공부를 위해 먼저 http://www.hackersteps.com/?c=s_teps 에 방문했습니다. 좀 복잡하다는 느낌도 들었으나, 커뮤니티에서의 소통이나 정보 수집을 위해 자주 찾는 이들은 익숙하게 잘 다닐 것입니다. 화면 중간 쯤에 "(텝스의) 가장 빠른 시험일"이 표시된 것도 수험생들에게 경각심을 심어 줄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회원 가입을 하고 파일을 다 받으니 합쳐서 4Gb나 되었습니다. 1쇄용과 2쇄용이 다르고 학습, 복습용, 고사장 실전용 파일이 모두 별개로 만들어져 배포되네요. 이런 정성이 고마워서라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수험생들에게 들지 않겠습니까?

p180에 보면 오답의 유형 중, 같거나 비슷한 단어를 바꿔 쓴 게 많다고 합니다. 같거나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는 무조건 오답이라는 토익의 공식도 있지만, 텝스는 이런 경로를 고지식하게 따르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머뭇거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텝스 리스닝에서 많은 이들을 함정에 빠뜨리는 건 "그럴듯하지만 본문에서 언급된 적 없는 문항"입니다. 이런 오답 장치야말로 텝스를 타 시험에 비해 어렵게 만들고, 따라서 변별력을 높이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일부만 일치하는 유형" 역시 시험 다 치고 나서 많은 수험생들을 허탈감에 빠뜨리죠. 안타깝지만, 방법, 정석은, 결국 문장 하나하나를 정확히 가려 듣는 것 말고 다른 수가 없겠습니다. 어학 학습시 음원에서는 남성/여성의 발음을 구별해서 둘 다를 들려 주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이들은 뭐하러 그렇게 하냐고 하지만 텝스는 유독 남자와 여자를 바꿔 써서 정답을 오답으로 만드는 유형이 자주 출제됩니다(남녀 사이에 높낮이, 울림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이슈는 non- native의 청해에 유의미한 장애 요소일 수 있습니다). 어떤 학습자들은 성인(남녀 불문)들의 발음은 잘 알아듣지만 유독 아이들 말을 못 알아듣기도 하는데, 이 이슈가 단지 혀짤배기 발음이다 아니다 하고는 별개의 문제인 듯도 합니다.

매 단원은 리스닝 실제 출제 유형에 맞춰 정말 필요한 문법 설명이나 접근 전략만 맞춤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본기 다지기 → 오답 유형 분석 → 전략 제시 → 실전 감각 기르기 등으로 단계가 세밀하게 나눠졌네요. 책의 체제만 착실히 따라가다 보면 절로 실력과 감각이 늘게끔 한 게 최고의 장점입니다. 실력이 있어도 유독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수험생들도 많은데, 이 "감각"을 세심히 길러 주는 체제와 편집이 단연 돋보입니다.

기본기 다지기 → 오답 유형 분석 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실전 맛보기" 코너가 따로 있습니다. 기초를 공부할 때, 기초를 익히기 위해 드릴 할 때는 잘 적응하다가 갑자기 실전으로 넘어가면 (귀가) 얼어버리는 이들도 있죠. 그래서 이처럼 초보 단계에서도 잠시 "맛보기"용으로 실전급을 배치한 건 수험생 입장에서 심리적으로도 참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

part1에서 맛보기가 모두 열 문항이 나옵니다. 물론 맛보기일 뿐이기 때문에, 뒤에 나오는 완전 실전용 음원보다는 미세하게 느리고 더 또렷한 음원입니다.

1번은 들을 때는 하나도 헷갈리지 않았는데, 해설을 보니 원 세상에 텝스 출제진이 이처럼 머리를 써서 전략적으로 함정을 파는구나 싶었습니다. 질문이 How much do you plan to study? 인데 (a)는 "저 구석에 있는 게 더 싸."입니다. 뭔 동문서답인가 싶어서 대부분 이 선지(選支)를 제외할 수 있겠지만, 이건 질문에서 How much... 까지만 듣고 가격을 묻는 상황으로 대뜸 오해하는 이들을 노린 함정이었다는 설명이라고 하네요(별권의 p12). 이런 이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수험생들 상황이 다들 같지는 않습니다. 정말 이런 걸 어려워해서 매번 비슷한 실수를 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약점을 맞춤형으로 알려 주는" 이런 지적이 참으로 고맙지 않을까요?

2번을 보시면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들 겁니다. 분명 또렷하게 다 들리는데도 몇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하게 합니다. 해설을 보니 (b)가 틀린 이유는 turn 이란 같은 단어가 나왔기 때문에 일단 제외시켜야 한다고 합니다(역시 같은 대목 p12). 텝스뿐 아니라 토익에도 맞는 요령일 겁니다. 물론 "진짜 이유"는, 시제가 과거 시제라서입니다. 이게 만약 현재 시제라면 (b)도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a)가 왜 답이 안 되는 건지 궁금했는데(대다수의 수험생들은 "가장 맞는" 답을 골라야 한다는 유익한 강박이 있으므로 별 갈등 없이 결국은 (d)룰 맞혔을 겁니다), 해설을 보니 "이것은 '보모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군.' 같은 말에 대한 답으로나 알맞다."고 합니다. 다른 문제에 대해 안성맞춤일 해답이라고 해서 지금 이 문제에서는 자격이 없다는 논리는 물론 타당치 않지만, 여튼 텝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가외의 감각까지 익힌 이들에게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아주 믿음직한 "수험서다운" 설명이라고 하겠습니다. 꿩 잡는 게 매인 법입니다. 형식논리를 따질 게 아니라, 지금 이 책을 집어드는 이들은 당장 점수를 올려야 하는 수험생들이니 그들의 니즈에 맞춰야 그게 올바른 수험서입니다. 이 해설 하나로 다른 유형의 문제까지 동시에 대비할 수 있으니 얼마나 경제적이기까지 합니까. "문제도 좋지만 해설이 더욱 압권"이라는 시중의 평판이 다시 확인되었습니다.

파트 원을 열심히 공부했으면 part test로 해당 단원을 마무리지어야 하겠습니다. 1번 질문이나 네 선지나 역시 놓치는 단어 없이 또렷이 들립니다. "지난 학기 이후 많이 나아졌네요?" 라고 여성분이 묻자, 남성이 답하는 (a) 선지는 "다음 번에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입니다. last semester가 문제에 나왔으니, 살짝 비슷한 말로 바꿔 쓴 next time이 들어가서 오답이라고 "수험서 다운" 해설을 붙이는 것도 가능은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해답집에 그런 식의 설명이 아니라, "왜 이렇게 성적이 낮니?" 같은 질문에 더 어울리는 답이라고 풀어 줍니다. 사실 한국의 현실에선 워낙 가식적인 문답이 많기에, 선생님이 칭찬을 해도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한다거나, "더 잘 하라는 격려로 알겠습니다." 같은 낯간지러운 패턴이 많아서, 서구식 사고에 익숙지 않으면 이게 동문서답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답인 (d)는, 우리 식으로는 너무 거만하게 들릴 수도 있죠 ㅎㅎ ("아 정말요? 그 말 들으니 기분 최고네요.")

신유형이 대폭 출제될 파트 4와 파트5는 문장이 길고 주제도 전문적, 복합적일 뿐 아니라 속도가 빠르기도 합니다. 파트테스트의 첫째 문제는 인체의 혈액 순환 체계를 발견한 윌리엄 하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와 내용도 어렵고 빠른데 이걸 다 어떻게 알아듣지 하고 긴장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질문을 일단 두 번 (성별을 바꿔 가며) 들려 주는 데다, 묻는 내용이 "요지가 무엇인가?" 정도의 저난도이므로, 대부분의 응시자들은 (a)라는 답을 맞힐 수 있었을 겁니다. 단, 소위 "르네상스 닥터(혹은 의약학)"라는 게, 흑사병 등의 창궐과 시기가 맞으므로 우리가 흔히 아는 14, 5세기보다 조금 더 늦은 시기입니다. 또, 하필 예로 든 인물이 윌리엄 하비 한 사람뿐이었므로, (b)인 "윌리엄 하비의 생애와 경력"으로 오답을 고를 수도 있었을 겁니다.

이렇게 파트 1에서 5까지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게 1부입니다. 이 리스닝 기본서에는 2부도 있는데, 이 2부는 문제유형별 공략(1부)이 아니라, 대화 주제 및 담화 유형별 공략 체제입니다. 같은 리스닝 문제를 놓고 이처럼 방향을 바꿔서 접근하는 방법을 또 제시하니, 수험생 입장에서 훨씬 입체적으로 시험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 역사를 시대순으로 한번 공부하고, 다음에는 제도사, 문물별로 다른 각도에서 파고드는 거나 비슷하다고 할까요.

2부 course 5에서 다루는 상황은 "병원"입니다. come down with는 요즘 텝스뿐 아니라 타 시험 영어 과목에도 부쩍 자주 출제되는(그래서 수험생들 사이에 유명해진[?]) 숙어이죠. 이 뒤에는 flu라든가, 여기서처럼 fever 같은 가벼운 증상이 자주 따라옵니다. "나 열이 있는 것 같아."라고 하니까, 여자가 (a) 의사는 뭐래? 라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 느낌으로는 답이 될 듯도 한데, 텝스 유형에서는 뻔한 오답입니다. 해설(별책 p219)에서는 "나 어제 인후염 때문에 병원에 갔더랬어." 같은 말 뒤에나 오기 어울리는 반응이라고 하네요. 타당하죠. 이 대목 해설은 재미있는 게, (d) "문제 없어." 같은 건, "열이 높은데도 여전히 캠핑 갈거야?" 식의 질문에나 어울리는 선지라고 합니다.

문제도 좋지만 해설이 진짜 볼만한 해커스 뉴텝스 기본서. 아무래도 기본서이니만치 문제의 상당량은 쉽게 해결이 됩니다. 그러나 방심 마시고, 이런 기본서에서 문제 몇 개 답을 맞히는 게 목적이 아니라 진짜 실력을 키워 나가는 과제가 더 시급하다고 항상 긴장을 해야 합니다. 해설 한 문제분을 보고서도 다른 문제 서너 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돕는 참고서, 그냥 순서대로 착실히만 풀어 나가도 어느새 시험 체질이 나도 모르는 새 길러져 있는 이런 좋은 책을 만나는 게 참 행운입니다. 사이트에 방문하셔서 받아쓰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단어장 pdf(리딩은 당연하고 리스닝 책에도 이 부록이 따로 제작되어 있어요)도 다운 받으셔서, 책의 계획에만 편히 몸을 맡기고 열공하시기 바랍니다. 시중에 무수히 나온 게 그 책이 그 책 같아도, 공부를 보람차게 끝내고 성과를 맛 본 사람만이 이런 좋은 책의 진가를 알아보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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