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인재를 말하다
김성준 지음 / 인더비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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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 빅데이터의 랜덤 워크 향연이 빚어내는 성과가 어느 정도에 이를지는 아무도 쉬운 예단을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저자는 소셜 빅데이터가 과연 어느 정도나 효용을 발휘할지 꽤나 미심쩍어하는 입장입니다. 흔히 정보화 3세대는 구조화한 프레임에 의존하고, 4세대는 비구조화한 언어, 데이터를 마음껏 활용한다고 하지만, 이는 AI가 고도의 발전 단계에 이르러야 낙관할 수 있는 전망이요 단계입니다. 향후 이 분야에 대해 과감하고 개척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함은 물론이겠으나, 다만 아직 손에 쥐어지지 않은 인프라에 기반하여 섣불리 무엇을 기대하기도 그리 신중한 태도는 아닙니다.

저자 김성준 선생은 "소셜 데이터보다 구조화되어 있어서 목적 지향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적자원 빅데이터를 인재경영이라는 화두 아래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이 책 주제로 삼았다고 말합니다. 선생의 이력을 보면 다소 독특한 부분이 있는데, "소싯적 방황으로 실업계 고교를 나와 불루칼라 노동자의 삶을 살았다."는 대목입니다. 이후 전북대를 졸업한 그는, (현재는) 명문대 졸업생들도 입사하기 힘들다는 롯데 그룹에 입사하여 인재 육성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보면 LG전자에서 최고 엔지니어로 평가받으며 현재는 대표이사 부회장직까지 오른 조성진 같은 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조 부회장이야 물론 불미스러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으나 사실 관계가 아주 확실한 건 아니니 말입니다.

어려운 수능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고 명문대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들에게 학문을 이수해도 예컨대 통계학 같은 건 어느 두뇌에게나 쉽사리 문을 열어 주는 난이도가 결코 아닙니다. 저자는 과감하게도 "상관관계는 이제 잊고 원인파악과 결과 예측으로만 주의를 기울이라"고 충고합니다. 이론상의 중요도나 이론적 발전 단계를 떠나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인과관계의 바른 추론과 예측 작업이라는 뜻입니다. 초급 통계에서 매우 중요히 다뤄지는 게 공분산입니다. 두 자료의 분포가 얼마나 서로 밀접한 관계를 이루느냐인데, 같은 방향으로 가면 (+)이며 반대방향이면 (-)이죠. 제 기억으로 여기까지는 중2 교과서에서도 배웠더랬는데(요즘 애들이 어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너무 상식적인 내용이라서 당시에는 미처 그 중요성을 알아채지 못했더랬습니다.

회귀분석 역시 학부 4학년 정도에서 다들 다룹니다. 저자는 이를 "인재의 우수성과 조직 적응 성공도에 적용하는 쓰임"에까지 확장합니다. 물론 모형화 과정에서 숱한 인위적, 주관적 지표가 끼어들겠으나 여튼 채용과 승진, 퇴출, 성과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추적해 보는 건 실로 흥미롭고도 (조직에) 유익한 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John Boudreau와 Wayne Cascio, 또 John W. Boudreau 등이 이론화한 LAMP 모델에 대해서는 아래 그림을 참조하십시오. (출처: http://futurehrtrends.eiu.com/report-2016/putting-workforce-analytics-into-practice/) 물론 시계방향으로 돌아가면서 각 단계의 머릿글자를 딴 약어입니다.



요즘 Business Anaytics가 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종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가 그저 CEO의 의사결정을 도와 주는 방대한 자료의 더미에 불과했다면, BA는 알아서 "당신이 무슨 의문을 떠올려야 마땅하고, 그에 대한 답은 무엇인지 미리 추려주기까지 하는" CEO를 대신, 아니 능가할 만한 존재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인재를 고르고 육성할 때 언제나 유념해야 할 사항을 세심히 지적하는 저자의 태도에서, "성과도 좋고 효율도 중요하지만 언제나 사람이 우선임"을 잊지않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 방식"이 꽤 마음에 크게 와 닿았습니다. AI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깊이 새길 만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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