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란 삶의 매순간을 깨어 있으려 하고, 그 깨어 있음을 글로 기록하려는 사람들일 것 같다. 삶의 순간 순간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래서 작가들은 일상의 순간을 기록하는 일을 굳이 일기라는 이름 아래가 아니라해도 쓰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 같다. 왜냐면 그 매순간 순간이 결국 문학적 자료들이 되어주기도 하는 것이기에 단 한 순간도 놓칠 수 없는 것일게다. 저자는 일기문학이라는 생소한 단어를 들고 나왔다. 이유인즉슨 글이 쓰인 날짜가 적힌 원고들을 모아 그 날짜들을 지우지 않은채 묶어 책을 내며 그 형상을 마치 일기처럼 꾸몄기 때문이다. 그가 이 책을 적어내리기 시작했던 시절은 그가 창작과 노동을 병행하던 때이다. 그 순간, 어느 쪽으로도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 했다는 그는 그때를 불안의 시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 불안의 시기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그가 투쟁하고 성찰했던 시간들을 일기 형식의 문학으로 적어낸 것이다. 이 책은 오늘을 시작으로 내일을 적어내린 것이 아닌 어제의 일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 배열을 역순으로 한 것이다. 그의 일기는 2009년 12월 27일을 시작으로 하여 2004년 7월 19일을 그 마지막 장으로 엮어냄으로 불안의 시기를 살았던 순간들을 되돌아 보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지난 시간을 회상할 수 있기에 그 불안을 이제는 단순히 불안이라고만 말하지 않아도 되는 황홀의 순간이었다고 기억하게 되는 그래서 제목이 불안의 황홀이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 그의 노동 현장에서의 이야기와 그의 창작 활동, 그리고 그의 문학 동료들과의 술을 마주한 이야기들, 그의 책읽기 등 그의 그날 그날의 일상들이 문학스럽게 담겨져 있다. [성숙한 고단백의 언어, 탐지되지 않는 깊이를 가진 감각, 통속을 넘는 저체중의 요설.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것이었다. 나는 고통 없이 빛나고자 했지만 언제나 혼돈 속에 있었다. 그러나 나는 언젠가부터 아무것도 원하지 않으면서도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게 되었고, 어렴풋이나마 비로소 혼돈의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를 보게 되었다. -생략- 예술은 그냥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신이 그러하기를 원하다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하는 것. 마치 갓난아기의 옹알이처럼. /248쪽] 그러하기에 그가 일기문학을 써낸 것이 아니겠는가. 갓난 아기의 옹알이처럼 예술이란 그냥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