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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2 ㅣ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국민은 성공적인 도쿄 올림픽을 기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 이 한 명의 청년은 올림픽을 인질로 삼아 거액의 몸값을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다. 영화배우처럼 곱고도 잘 생긴 도쿄대생인 그 청년이 왜 올림픽을 인질로 삼을 생각을 했던 것일까.
그 청년의 형은 올림픽을 위한 건물들과 도로 공사 등을 위해 일을 하는 막노동꾼이다. 하지만 그 형이 죽었다는 전갈을 받고 청년은 며칠 후, 형이 겪은 일을 고스란히 해보고자 노동의 현장에 뛰어 들었다. 올림픽이 열리기 위해 오로지 도쿄에만 모든 부가 집중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는 청년 구니오, 도쿄가 아닌 곳은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은 궁핍에 허덕이고 노동력이 착취당하는 세상, 바로 그런 세상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 그래서 구니오는 올림픽을 인질로 삼았고, 그는 테러리스트가 되었다.
올림픽 관련 공사로 수많은 인부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구니오와 함께 일을 했던 동료마저도 공사 중 목숨을 잃는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신문에는 이름 석자조차 나오지 않았으며 눈에 띄이지도 않을정도의 작은 기사였다. 그렇게 아무도 노동자의 죽음을 기억하려하지 않았다. 하긴, 여기저기 몇 군데의 폭파를 일으키고 있는 구니오의 사건조차 신문에는 실리지 않는다. 단지 나라의 위신을 위해서 도쿄 올림픽은 무사히 아무런 사고 없이 진행되어야 하니깐, 국민의 알권리 따위도 필요없다. 오로지 도쿄 올림픽의 성공, 그것만이 다시 일어서는 일본의 모습일 것이고 또한 세계 곳곳에 떨칠 수 있는 일본의 위신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 청년 구니오의 싸움이 너무나 부질없어 보였다. 계란으로 바위를 친들, 바위가 깨어지겠는가. 결국 머리가 깨어지고 다치는 것은 본인일 뿐이며, 아무도 그를 기억해 주지도 않을 것이며, 이해조차 하려 하지않을텐데 말이다. 그는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온 국민이 바라는 도쿄 올림픽을 망치는 원수가 될 뿐일텐데... 그러나 책을 덮는 마지막 순간 나는 생각한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는 것을, 그렇게 자신의 작은 몸짓일지언정 표현해야 밟은 그들은 귀를 기울이려는 행동이라도 해 볼 생각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세상은 불공평하다. 부는 오로지 한 곳에만 집중될 뿐이고, 가난하고 무지한 자들은 끝없는 노동력에 착취당할 뿐이다. 권력가들이 가난한 무지랭이를 업신여기는 세상도 여전할 것이고, 자본가들은 가난한 무지랭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자신들만의 배만을 불릴 것이다. 이 책 속의 주인공 구니오, 그가 올림픽을 열기위해 급조된 번영 속에 있는 도쿄와 여전히 가난한 시골들의 불공평에 분노하고 있어도, 자신의 형이나 친구처럼 밤낮없이 노동을 하다가 허무한 죽음을 맞게되는 현실에 목놓아 울분을 삼켜야한다 할지라도 그래서 프롤레타리아의 자격으로 나라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테러를 감행한다고 해도 결국 도쿄 올림픽의 개막식이 끝난 후에 실린 신문에는 [개회식 경비 작전 성공]이라는 제목으로 묻히고 말 뿐이다. 그가 했던 모든 몸짓들은 그렇게 아무도 알지 못 한 채, 사그라들고만 불꽃 그것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그의 작은 꿈틀거림이 정말 허무한 것이었을까. 그런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