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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치 체포록 - 에도의 명탐정 한시치의 기이한 사건기록부
오카모토 기도 지음, 추지나 옮김 / 책세상 / 2010년 2월
평점 :
유명한 탐정 소설이라면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누구라도 떠올릴 것이다. 추리소설의 입문이 셜록 홈즈에서였던 것 같기도 하고, 셜록 홈즈덕택에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를 너무나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되어주기도 했던 것 같다. 여튼 막 책읽기를 시작했을 때, 만났던 탐정이 셜록 홈즈이다. 그런데 일본에도 셜록 홈즈와 나란히 할 만한 에도 시대의 탐정이 있나 보다. 이름하여 한시치.....
한시치가 해결했고, 혹은 들었던 기이한 사건의 체포록, 그가 활약했던 시대에는 여전히 미신을 믿는 사람들이 많았고, 여기저기 괴담들이 널려 있었던 때이다. 그리하여 괴담을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생겨났었는데, 이 책 속에서 그런 기이한 사건의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수상한 궁녀] 사건 역시 기이한 일로부터 시작된다. 찻집의 점원인 오초가 며칠씩 사라졌다가 돌아오고는 하는 것이다. 열흘이 지나 창백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오초, 그녀는 눈을 가리운 채 어느 집으로 끌려 들어가서 이쁘게 단장하고 맛난 음식들도 먹지만 밤마다 혹은 정원을 거닐 때 누군가의 지켜봄을 당해야 한다. 누군가가 오초를 보려고 오지만 오초는 얼굴을 들어 상대를 쳐다 보아서는 안 된다. 알지도 못 하는 사람이 자신을 찾아 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그 사람이 자신을 그윽하게 쳐다본다면 그러나 그녀 자신은 상대에 대해서 알려고해서도 쳐다보려고 해서도 안 된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 것일까. 열흘의 한번씩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오초였지만 어느날은 아예 오래도록 그들을 따라 가야한단다. 두려움에 떨며 창백해지기만 하는 딸을 보내기 싫었던 엄마는 한시치에게 사건을 해결해주기를 의뢰하게 되고, 우리들은 이 기이한 이야기의 조금은 짠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사실 처음부터 솔직하게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것을 언제나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것에서 문제는 발생하는 것 같다. 이렇게 모든 진실이 밝혀졌을 때는 좋은 방향으로 잘 해결이 되는 것이었는데 말이다.
에도 야나카의 지코지라는 절의 주지 에이젠, 근데 그가 여우로 둔갑하였다는 소문이 있다. 이유인즉슨 에이젠의 옷차림과 똑같이 한 무엇이 하수구 도랑에 빠져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에이젠이 아닌 여우더라는 것이다. 주지 에이젠이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주지는 여우였던 것일까. 이 기이한 사건 속에서도 우리는 한시치의 명확한 활약을 만나게 된다.
[단발뱀의 저주]는 단발뱀 전설을 이용한 사건으로 미신을 믿었던 사람들을 속이는 일이 무척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신을 믿는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범죄였는데, 우리의 탐정 한시치가 사건을 해결한다.
한시치의 체포록은 많은 기이하고 재미난 사건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이유가 저자 자신이 자신있었던 시대적 배경이었고, 현재의 탐정을 그리게 되면 서양의 것을 모방하게 될 것 같아 에도식으로 그리는 것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해서였다고 한다. 일본식 표지와 삽화로 묶여 있는 <한시치 체포록>, 에도의 한시치, 처음에는 낯가림을 하면서 읽게 되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차츰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됨을 느낄 수 있었다. 괴담과 추리라는 두 가지의 양념이 하나의 인상적인 탐정 소설을 만들어낸 <한시치 체포록>, 우리는 이 책 속에서 일본의 에도 시대를 만날 수 있다는 재미도 덤으로 받음을 즐거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