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한 사람>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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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행복한 사람 ㅣ 끌레마 위즈덤 시리즈 2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박윤정 옮김 / 끌레마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시절 작은 회색빛 수첩에다가 삶의 등대가 되어줄 좋은 글귀들을 깨알같이 적어 담아두었던 적이 있다. 마음이 힘들고 흐트러질 때마다 꺼내어서 읽어보고는 했던 걸로 기억이 되는데, 사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어린시절보다는 몇 배는 더한 고뇌와 절망에 마주서는 것 같다.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순간들이 더욱 많아졌다는 느낌이 드는 건, 자신에 대한 기대감과 성취의 결과물들에서 오는 자책이 자학으로 드러나기도 하는 정신적 고문으로 삶을 피폐하게도 만들어 버리는 듯 하다. 사춘기 어린아이도 아닌데, 여전히 방황하고, 여전히 절망하는 그렇게 나약한 마음의 살갗에 강인한 새살이 돋아나오기를 이제는 갈망하게 된다.
랄프 왈도 에머슨, 미국 문화의 정신적 기둥을 세운 사상가이자 시인이다. 사실, 그가 미국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가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 그가 흔들리고 나약한 나에게 빛의 등대가 되어줄 것인가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는 우리들이 다른 사람에게 기만당할지도 모른다는 어리석은 생각에 사로잡혀 평생을 괴로워한다고 말하면서 기만은 타인이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긴, 모든 것은 자기 생각의 결과물이고, 자기 행동의 결과물이다. 누구의 의해서가 아니라 결국 결정권자는 자기 자신인 것이기에 자신을 기만할 수 있는 것도 자기 자신, 그 한 존재일 뿐이다.
참된 생활의 만족은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편안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어느 한 곳에 너무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지킨다는 것, 그것은 마음의 평정에 이르는 길인 것 같다. 배우는 자는 자유롭고, 용감해야 한다. 하긴, 늦었다는 부끄러움 혹은 이것도 모르는 것이냐는 비아냥에 대한 두려움 등등은 배우고자 하는 일들에 벽으로 가로막아준다. 나 역시 배우는 자로 자유롭고 용기 있는 행동을 해오지 못 한 채, 꺽어버린 날개짓들이 많지 않았던가를 회상하면 흩뿌려진 반성의 몸짓만을 주섬이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자유롭고 용기 있는 배우는 자의 모습을 가져보아야겠다는 다짐의 쉼호흡을 내쉬어본다.
인위적인 것을 강요하는 도시, 자연의 순수함과 더불어질 때 인간 본성의 경이로움을 지켜낼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에머슨은 말한다. 인간만이 오롯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국 태양만이 있는 메마른 사막, 그렇다면 갈증의 고통에서 구해줄 오아시스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 그러하기에 자연이 우리들에게는 필요하다. 자연 속에서 다시금 생명력의 생기를 담아낼 수 있기에, 인간의 순수한 장점들과 본성들을 기억할 수 있기에...
에머슨의 좋은 글귀들을 읽어나가노라니, 흐트러졌던 마음들을 다잡는 시간을 갖게 된다. 새해의 첫 태양을 바라보며 마음을 다지듯이 에머슨의 글들이 햇살이 되어 찌푸려져 있는 마음에 혹은 널부러져 있는 마음에 혹은 상처진 마음에 혹은 무정해진 마음에 울림의 진동을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