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에 책이 있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시냇물에 책이 있다 - 사물, 여행, 예술의 경계를 거니는 산문
안치운 지음 / 마음산책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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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장르들 중에서 산문집이 주는 편안함이라는 것은 그냥 말없이 가만히 있어도 그 침묵의 순간이 부담스럽지 않은 공간에 있는 느낌을 안겨주는 것 같아 좋다.  특히나 처음 만나게 되는 저자의 이 산문집은 더욱 편안하여 포근한 봄 햇살 아래 느끼게 되는 아늑함을 주는 맘이 들어 행복함을 느끼게 해준다. 

 

  저자의 자전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의 어린시절, 인도에 나와 있는 입간판에 자전거를 부딪혀 넘어지며 무릎이 까져도 옷에 젖어나오는 피나, 통증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전거 타고 배우는 일이 재밌기만 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몇 년의 텀을 두고서 다시 자전거를 타더라도 몸으로 배운 그 기억은 고스란히 되살아나 쉽사리 자전거의 페달을 쌩하니 밟을 수가 있는데, 요즘은 개구리 주차라던가 상점들의 물품들이 인도까지 점령하여 인도와 맞붙어 있는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언젠가 오랜만에 탄 자전거 이용이 걸어서 30분 걸리는 곳의 도착 시간과 동일한 결과를 경험한 적이 있는데, 책에서 나온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를 일상 속에 품고 살아가기는 뒤따르는 정책들이 만들어져야 할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저자의 삶과 죽음 사이로 난 비물질적인 길이 있는 이집트 여행을 잊지 못 하겠다는 고백을 들으며, 꿈 속에서 조차 자꾸 만나게 된다는 아프리카에 대한 그리움을 가본 적도 없는 나 역시 품게 된다.  술집보다는 책방을 좋아한다는 그, 바닥에서부터 천장까지 높은 산처럼 쌓여 있는 책들이 있는 책방이 많이 사라진 요즘이 그래서 책 좋아하는 저자나 독자인 우리같은 사람들이 갈 곳을 찾을 수 없게 될까 걱정스러워하는 그의 맘과 나는 겹쳐진다.

 

  이 책은 그가 말하듯이 기억의 빗장을 열어놓고 조금씩 길어 올린 그가 '살며, 여행하며, 공부하고' 라는 주제로 분류하여 적은 글이다.  앞서도 이야기하였지만 나는 그의 글을 처음 접해본다.  하지만 첫 눈에 반하게 될만큼 그의 글이 군더더기가 느껴지지 않는 그러면서도 깊이는 담아내고 있어 즐거워하며 읽게 되었다.  어쩜 글을 이렇게나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잘 쓸까싶어 한 눈을 팔 수가 없었던 시간이라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저자가 된다.  안치운이라는 사람의 사유의 길, 그 길 속을 걷는 일이 숲길의 부드러움처럼 편안한 행복으로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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