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나로 살 뿐 2 - 원제 스님의 정면승부 세계 일주 다만 나로 살 뿐 2
원제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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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곳곳을 2년 동안이나 다녀온 이야기인데 정작 머릿속에 남는 건 장소나 이색적인 풍경이며 볼거리가 아니고, 원제 스님의 웃음과 도포자락, 삿갓이 남는 것인지도 알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떠난다고 하는 ‘여행‘이지만 원제 스님의 세계 일주는
보고 듣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가서 제대로 알고 느낌으로서 삼라만상의 진리를 깨우치고자 하는 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속세를 벗어나 인간사에 초연해지는 게 스님들의 삶 같지만 실제는 모든 일에 귀 기울여 듣는 일, 그 일을 하자면 더 많이 알고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견문을 넓히는 일은 수행의 일부이자 진짜인 나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2편에는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글보다 먼저 와닿는
사진이 많았습니다

자연의 신비로움을 그대로 담았거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이 동심과도 닮아 보기가 좋았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31.5퍼센트 염도로 유명한 사해
☞히브리어로 쓰인 신문을 태연하게 읽는 모습이 개구쟁이 같죠
두둥실 떠오른 몸을 바다에 자연스럽게 맡길 수 있다니 저절로 행복합니다

세상에 이렇게 평온한 곳이 있을까요?!
유명 사진작가들도 멋진 장소로 손꼽는 세렝게티의 일몰이네요
어디선가 어슬렁거리며 먹이를 찾아 나선 맹수의 모습이 보일 듯도 합니다

투명하게 맑은 호수의 모습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데칼코마니처럼 호수에 비친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네요
몸과 마음을 정화시킨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원제 스님의 세계 일주를 통한 수행의 내용도 참으로 좋았지만
저를 울컥하게 하고
산다는 것, 이 세상에 나와 다시 돌아갈 때까지 인간으로서의 삶을 생각하게 한 내용은 「여행을 마치며」에 담긴 내용이었습니다

감정 표현에 무뎌 다소 무심하게 대했던 해남 스님과의 일화는 이제는 함께 할 수 없는 도반과의 인연에 대한 안타까움과 누구나 계획하고 소원할 수는 있지만 실제
세계 일주라는 건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라는걸,
하루를 한결같이 소중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 깨닫습니다

나이 들어, 더 나이 든 어머니의 맞춤법과는 인연 없는 문자메시지를 바라보는 심정은 어떨까요?

속세의 인연을 잊고 사는 게 아니라
소중한 인연으로 간직하고 사는
승려의 삶에 어머니란 존재는 어떤 의미일까요?

곶감이 아니라 꼭
꼭감이라고 해야 빛깔 좋고 단 맛이 일품인 그것의 제대로 된 표현 같아 자꾸만 입으로 되뇌게 합니다

어떤 날은 몇 장을, 또 어떤 날은 책 한 권을 술술 읽으며 [다만 나로 살 뿐]을 완독했습니다

원제 스님이 세계 일주를 마치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쏟아내지도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며 의미를 제대로 살려내고 싶다는 의지가 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두 번 읽는 것으로
깨우침을 얻는다는 것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욕심이지요
지금 제 맘에 남은 잔상들이 어그러질때쯤이면 다시 책을 펴서 세계 일주를 떠나며 깊이 있는 생활이 되도록 노력할 뿐입니다
원제 스님의 당부처럼
적당히 건강하고 적당히 행복하며 넘치지 않은 진짜 나로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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