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머즈 하이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박정임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클라이머즈 하이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흥미로우면서도 진지한 이야기.




* 저 : 요코야마 히데오
* 역 : 박정임
* 출판사 : 북폴리오





이 책을 읽고 있는 와중, 안타까운 사고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미국에서 발생한 아000 착륙 사고.
사고의 보도가 상세하고 게다 여론이 자꾸 누구의 잘못이냐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모습들과 이 책에서 발생한 실제 1985년에 일어난 일본 여객기 사고가 오버랩되었습니다.
실화라고는 생각 못하고 보다가 찾아보니 실제로 일본항공 123편이 524명의 승객을 태우고 이륙, 520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한 소설입니다.


유키 가즈마사. 그는 긴타칸토 신문사의 기자입니다.
자신의 말 때문에 죽게 된 후배 때문에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고 데스크를 거부한 그.
산을 타는 동호회에 들어 안자이 교이치로와 친해진 후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산악인의 성지라 불리는 쓰이타테이와 산에 오르자 약속했던 그날...
동시에 많은 일들이 터집니다.
17년전 발생한 사건과 현재 안자이의 아들 린타로와 함께 오르는 등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평소에 냉정한 녀석들이 꼭 옆도 쳐다보지 않고 뭐에 홀린 듯 올라가버린다니까.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면서 미친 듯이 고도를 높여 가는거지."
"그럴리가."
"그렇다니까. 클라이머즈 하이라는 놈."
"클라이머즈.... 하이?"
"흥분상태가 극한까지 달해 공포감이 마비되어버리지."




"안자이, 넌 왜 산에 오르는 거야?"
"내려오기 위해서지."
"내려오기 위해서?"
"응, 내려오기 위해 오르는 거지."



안자이도 같은 기분이었을까. 스스로를 얽매고 있는 곳에서 내려오기 위한 의식. 쓰이타테이와의 등반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쓰이타테이와 산에 오르기로 약속한 당일, 커다란 사고가 터집니다.
항공기의 추락!
그리고 그 총괄 데스크를 유키가 맡게 되면서 안자이와의 약속은 못 지키게 됩니다.
전대 미문의 사건 속에서 총괄로서 커다란 짐을 떠안은 유키.
그는 그 날아온 비행기로 인한 사건이 제발 자신의 영역, 군마 현이 아니길 기도합니다.
사건 기자 사야마와 간자이의 산행, 목숨을 건 현장에의 접근과 도착한 현장 르포.
총괄로서의 힘을 발휘하기는 커녕, 기득권자들의 횡포로 인하여 후배 기자들의 생생한 현장 르포는 커녕 연재 또한 놓치고, 사고원인이 격벽이라는 최고의 큰 이슈거리를 빼앗기면서 유키는 자신에 대한 회의는 물론 후배들에게도 신임을 잃어갑니다.



늦지 않는다면.
도도로키는 세계 최대의 사고 현장르포에 후배 기자의 이름을 새기고 싶지 않았다.
'오쿠보ㆍ연합적군 세대'의 망령.


사건 사고의 그 참혹한 모습을 보고 일어난 간자와의 변화,
도도로키의 과거 이야기,
사고 유족으로 보이는 아이와 그 어머니,
사고로 인해 사망했던 후배 기자의 사촌 동생의 리포트.....
이런 모든 것을 통해서 유키는 지역 신문의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자 합니다.
그 과정에서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헤드라인, 마감, 편집, 판매국 간의 상황들이 긴박하게 펼쳐지죠.


생명의 무게,
저의 아빠와 사촌 오빠의 죽음에 울어주지 않았던 인간들을 위해서
전 울지 않겠습니다.
가령 그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사고로 죽어간 사람들이라도



신문사의 일이 항공사의 사고에 관해 초점을 두고 펼쳐진다면, 안자이와 그 아들 린타로의 이야기도 촘촘히 들어가 있습니다.
아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유키.
안자이의 아들과의 관계에서 그는 빛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안자이의 쓰러짐 이후 관계를 더 자주 맺게 된 린타로.
그리고 아들 준과의 관계 개선.
17년 후인 현재 오르고 있는 안자이의 아들 린타로와의 쓰이타테이와의 등반.


"아까 해봤는데 안 됐어. 등자의 최상단까지 올라갔지만 닿지 않았다. 가장 가까이 있는 하켄도 나에게는 너무 멀어."
"닿을 겁니다. 왜냐면...."
"그 하켄은 준이 박은 것이니까요."
"준이 말이죠, 노친네는 나이가 있으니까 이래서는 오버행을 넘을 수 없을 텐데, 그러면서 하켄을 하나 더 박은 겁니다."





17년 전의 일본항공사의 총괄 데스크로서의 유키, 그리고 현재의 유키.
신문사를 배경으로 한 치열한 현장의 상세한 묘사는 물론 린타로와의 등반을 통해서 전해지는 과거의 현재의 연결선, 그리고 안자이에 대한 추억들이 상세히 펼쳐지는 이야기랍니다.
덕분에 손에서 놓칠 수 없이 쭉 읽을 수 있는 소설.
생명의 무게, 산을 오르는 것의 의미, 가족의 관계 등을 읽는 내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진지했던 책이기도 합니다.




"난 신문을 만들고 싶다. 신문지를 만드는 것은 이제 참을 수가 없어. 바빠서 보이지 않을 뿐이야. 긴타칸토는 죽어가고 있어. 위에 있는 인간들의 장난감이 되어 썩어가고 있어. 이 투고를 구겨버린다면 너희들은 평생 신문지를 만들게 될 거야."


안자이의 예견이 맞는지도 모른다. 내려가고 싶어하는 유키의 내면을. 그래서 내려갈 것을 결심한 안자이는 유키에게 쓰이타테이어와를 권했단.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도대체 넌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건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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