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 - 제22회 스바루 소설 신인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1
아사이 료 지음, 이수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 - 열 일곱, 그 시간을 지나 어른이 되면 난 무엇부터 하게 될까? /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다


* 저 : 아사이 료
* 역 : 이수미
* 출판사 : 자음과모음





교복을 벗고, 이제 공부하라고 강요당하는 일도 없어지고, 별안간 새장에서 풀려난 듯 자유로워져, 어떤 일이든 모두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나는 무엇부터 순서대로 나열해갈까?

(다시 야구부, 기쿠치 히로키)




얼마전에 어느 기사를 봤습니다. 우연히 본 기사에 눈이 갔던 내용이 있었지요.
큰 형님 댁 아이도 기숙사가 있는 고등학교에 갔는데, 이번에 본 기사가 비슷했습니다.
강남의 모 학교는 학비는 비싸도 아이들 만족도와 부모 만족도가 높고 진학률이 굉장하다고 말이지요. 명문대학교 진학율이요.
학생 수도 적으면서 100% 기숙사 생활, 그리고 학비.
그런데, 더 놀라웠던 내용은 바로 아이들의 인터뷰.
'방학에 학교에 더 있고 싶어요.'
'학교가 즐거워요~'
라고 말하는 아이들.

요즘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행복 만족도가 굉장히 낮다고 나오잖아요.
이런 현상에 역행하는 학교?
궁금했습니다.
그 이유가 여럿 있을테지만, 그 중 가장 영향을 끼치는 게 있었어요.
바로 학생당 모두 하나의 악기와 하나의 스포츠를 꼭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활동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였더라구요.
사실 우리 아이들 보면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운동이나 기타 예체능은 많이 안하더라구요.
실제로 그 방면으로 쭉 갈 친구가 아니면 말이지요.
요즘은 또 많은 엄마들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주변에 보면..
아이가 점점 커가니 저도 많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지금 축구에 빠진 아들. 취미로라도 끝까지 해주고 싶은데....
현실에서는 어떻게 될지....
끝까지 정말 도와주고 싶거든요.



완전 팬인 자음과모음의 청소년 문학.
이번엔 일본 장편 소설입니다. 한동안 한국 소설이었는데 말이지요.
주인공 친구들은 열 일곱살.
고등학교 시절 동아리 활동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속, 그리고 그 당시 내 모습을 기억하게 해보는 이야기였습니다.
역시, 이 책도 제가 먼저 보고 나중에 아들 보여주려구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는 청소년 문학 책입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있는 고등학교.
모든 학생은 하나씩 들어가서 활동을 해야 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배구부, 야구부, 영화부, 소프트볼부, 배드민턴부 등등
그리고 7개의 소주제로 각기 다른 부에 속하는 6명의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런데 제목에 등장하듯이 분명 주요 인물일 것이 맞을 기리시마는 정작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야기 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죠. 항상 곁에 있는 것처럼....말이에요.
그 덕분에 각기 다른 친구들 이야기인데 어떻게 다 연결이 되어 있는 관계들입니다.
기리시마의 여자친구, 같은 동아리 부원, 여자친구의 친구, 동아리 부원의 여자친구, 또 그들에게서 뻗어나가는 관계들.
제목 하나는 끝내주게 지었죠? ^^







아이들의 사회건, 어른들의 세계건 서열(?)은 존재하나봅니다.
그게 인기순이 되었든, 외모순이 되었든, 재력순이 되었든간에 말이지요.
열 일곱 살의 학생들에게도 ''와 '아래'는 존재합니다.
반에서 축구를 할때도 항상 하는 친구들만 패스를 하며 돌아가는 플레이나~
꾸미고 단정하고 멋을 내고 다니는 예쁘고 인기 있는 여자 아이들~
그리고 그녀들의 남자친구들~
그 아이들은 자신과 다른 '아래'의 친구들은 무시하고 마네요.
단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들로만 판단하여 그 아이를 싸잡아서 취급하는 아이들.
그 가운데서 그 친구들이 모습에서 자신에게서 발견하지 못했던 점들을 발견하는 히로키 같은 친구들도 있습니다.
자신이 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영화부 친구들의 모습을 쫒으며 변화하는 히로키.
그렇게 열 일곱살에서 한살을 더 먹어가는거죠.






많은 이야기가 친구들에 관한 내용이라면, 미카의 이야기는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거에 집착하고, 친구들이 진심어린 걱정을 의심하고~
엄마를 원망하고... 남자친구와도 다툼이 깊어갑니다.
왜 그럴까 미카는...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
실력 있고 이쁜 미카의 과거사가 나옵니다.
부모님의 이혼 새 가정, 그리고 사고.
그렇게 미카도 큰 일을 겪습니다. 그러면서 변하기로 한거죠.
미카는 어느 날 일종의 일탈을 계기로, 변환점을 돌게 됩니다.


내 손의 움직임이 멈춰 있었다.

'나, 엄마 나이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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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똑바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말하고 싶었다.

'나, 여기 있어.
미카는, 여기에......'

(소프트볼부, 미야베 미카)







괜찮아, 넌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라고 기리시마에게 말해주자. 너는 나와 달리, 지금까지 진심을 다해 맞서 왔잖아. 그런 사소한 일로 포기하면 아까워, 라고 말해주자.

(다시 야구부, 기쿠치 히로키)




따돌림, 개방적인 성문화, 동아리 활동 등 요즘 아이들이 모습(배경은 일본)이 조금 낯설기도 합니다.
무려 20년 전이니 더 그렇겠죠.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책 속이나 현실이나 결국 열 일곱 살은 그 나이 때 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들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아니면 안되는 생각을 하고 실천을 하는 아이들이기에 가장 빛나 보이기도 합니다.
좌충우돌!
관계에서 오는 고민, 개인의 사정, 자신을 한 단계 더 어른으로 키워주는 외부로부터의 다양한 자극들.
이런 점들이 저를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소재가 됩니다.


배구부 주장이었던 기리시마.
그가 명확한 사유 없이 주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영향을 받은 그 주변 일들이 다양하게 벌어집니다.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기.
등장하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매력적이지만 특히,
영화부, 마에다 료야 / 소프트볼부, 미야베 미카 /
야구부, 기쿠치 히로키를 특히 응원하고 싶습니다.
히로키가 마지막에 깨달은 점이 있죠.
"넌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괜찮아"


우리는 이 말을 은근히 어렵게 생각합니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말이지요.
하기 어려운 이 말. 그런데 이 말에 담긴 힘은 정말 거대합니다.
기리시마가 다시 주장이 되어도 달라지는 점은 그다지 많지 않을수도 있어요.
하지만, 히로키는 깨달은거죠. 자신이 무거운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이유를 알아준 주장의 그 몸짓을 통해서 말이에요.
기리시마, 돌아오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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