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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 애인, 아내, 엄마딸 그리고 나의 이야기
김진희 지음 / 이봄 / 2013년 5월
평점 :
결혼한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그림 : 애인, 아내, 엄마딸 그리고 나의 이야기 - 다시 한번 처음의 마음으로~~~
* 저 : 김진희
* 출판사 : 이봄
지난 연휴 기간, 남편 선배 가족들과 3가족이 같이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왔습니다.
저도 만난지는 10년이 넘었지만 남편은 대학생 시절부터의 인연이니 거의 20년을 향해갑니다.
그 자리에서 친한 형들 앞에서 우리 남편은 제 칭찬을 많이 하더군요.
평상시에는 잘 안하면서 술이 한잔 들어가니^^;; ㅎㅎㅎ
연애할때의 제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오빠들과 언니.
이젠 같이 애들을 키워가면서 변하고 있는 우리들.
잘 못마시는 술이라는 매개체 덕분에~ 좀 기분이 업 되긴 했으나 그 가운데서 아.. 이렇게 남편에게 평상시 듣기 힘든 말을 듣는 것도 어느 정도 기분은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맨정신엔 해도 제가 타박을 주거나 해서 잘 못하겠죠.
그 마음도 이해가 되고....
날도 너무 좋고 아이들과 실컷 뛰어놀고 이야기하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니 모처럼 저도 정말 힐링이 되는 1박 2일이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좀 힘들었던 일이 한건 발생했지만 말이지요.)
연애 3년 반, 올 10월이면 결혼 10주년이 됩니다.
이 책 제목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왜 하필 대상이 결혼한 여자일까?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읽다보면서.. 아.. 이래서 이렇게 지었구나.. 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격한 공감대 형성이 되더라는거죠.
000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던 내가 이제는 00 엄마라고 불리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차 나라는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가끔 궁금해질때가 있거든요.
그나마 저는 일을 하고 있어서 하루의 반은 회사에서, 집에선 잠 자는 시간 빼곤 깨어 있는 시간이 평일 3~5시간 사이지요.
현재의 저는 크게 0 과장, 00 엄마, 00 아내로 3가지 역할을 하고 있어요.
가끔 남편과 아이들에게 그래요.
행복해?
지금은 저에게 묻고 싶네요.
'00야, 행복하니?'
작년 여름, 아래 그림을 보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갔습니다.
이 조그마한 그림을 보기 위해 정말 말 그대로 사람의 물결을 타고 타고 앞까지 도달.
정말 사람에 치여서 이 그림 하나보고 환자를 비롯 어린애들을 데리고 거기서 나와야했죠.
조카들과 더 보고 싶었지만 이미 지쳐버린 몸은 이 명화를 비롯 수많은 작품들을 포기하게 만들었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가 20살이나 더 많은 홀아비에게 시집을 갑니다.
결혼 후 자녀도 얻고 남편도 사업이 잘 되니, 남편은 리자라는 아내를 당대의 최고 화가를 손을 통해 초상화로 남기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이 여인은 세계 최고의 명화로 자리하게 된거이라죠.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는 행복한 여인을 그린 다 빈치.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주게 한 아내의 모습을 남기고, 자신의 집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모두 보여주고 싶었던 남편의 마음이 참으로 아름답지 않나요?
아래는 샤갈의 그림입니다.
사진을 엑스선으로 투시해서 보면 오른쪽의 닭이 처음에는 천사였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음으로써 그림도 변화된 것입니다.
예술가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연인, 배우자로 인해서 영감을 얻고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긴 사례들이 있죠.
샤갈도 그 중 한 명입니다.
그런 그에게 아내의 죽음이란 참으로 힘겨웠을 시간이었겠죠.
그림의 우울한 푸른 빛이 그 마음으로 보여집니다.
서툰 기타를 치면서, 결혼 후 살 집의 안 방에 풍선을 불어넣고 촛불도 조금 켜 놓고 받았던 프로포즈가 생각납니다.
굳이 안해도 되었었는데 해줬던 남편.
그땐 그렇게 좋았는데, 왜 요즘 전 남편에게 이리도 많이 못되게 구는지..
지금도 솔직히 잘하는 남편인데 이 책을 보면서 전 오히려 남편에게 미안해지는 마음이 더 커지더라구요.
저자는 퇴근 후의 남편의 신발을 신어보았다고 합니다.
두 가지 반응이 나오는데요.
전 제가 퇴근이 늦은 날이 많은데, 한번 일찍 퇴근한 날 남편의 신발을 신어보고 싶습니다.
편하게 신는 슬리퍼가 아닌 하루 일과를 보내고 온 남편의 신발을요.
남편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지도 모를 내 모습, 혹은 우리의 모습은 오늘도 우리를 스쳐가고 있다. 무심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에 익숙해진 남편, 그리고 나를 되돌아본다. 삶이란 공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쌓이는 생활의 무한한 층임을 우리 부부의 인연 앞에서 문득 깨닫는다. (P51 中)
"나는 양손에 포수 글러브를 끼고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공을 되받아 던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P92 中)
당신의 주말은 몇개인가요?
내 주말은 어디로 갔을까?
아이들이 태어나고 나서는 정말 내가 원하는 주말을 보낸 기억이 참으로 드뭅니다.
최근엔 더하죠.
아이들이 원하는 스케쥴이 대부분입니다. 거기에 제가 해야한다고 하는 스케쥴이 더해지죠.
솔직히 남편은 아마 더 힘들거에요.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 가끔 그런 생각은 듭니다.
레미제라블도 보고 싶었고 아이언맨도 극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현실은?
아이들과 운동장서 뛰고^^ 여기저기 찾아 다니고 ^^
이젠 어느 정도 마음을 내려놓으니 그에 따른 장점이 보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면 곧 조율이 되겠죠? ^^
이 책 속에는 많은 그림이 있습니다.
결혼부터 해서 친구, 나, 가족, 엄마, 아이..
여자와 관련된 그림들이지요.
많은 그림들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어머니가 잠든 모습을 그린 그림(P118~119)과 아래의 두 친구의 그림이 많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친구 그림을 보면서는 학창 시절부터 친구였던 오래된 친구가 보고 싶어서였고...
어머니의 잠든 그림은.. 저희 엄마의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많이 기억에 났어요.
외할머니께서 최근 많이 안 좋으신데, 그 때문에 엄마도 힘들어하시고, 매일 야근하느라 제가 챙겨드리질 못해서 죄송했던 마음이 이 그림 하나로 울컥해졌기 때문입니다.
엄마..라는 단어의 울림이 강합니다.
책 속에서 보이는 엄마라는 주제의 그림들이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인지 유난히 많이 기억됩니다.
연애때는 남편에게 보내는 일기를, 아이를 낳고서는 한동안 육아일기를 기록했드랬습니다.
그 후 한 3~4년 전부터는 일기가 끊어지고 바삐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조금씩 지쳐갔었습니다.
몸은 아프고 일은 많고 아이들은 크는데 엄마의 부재로 인한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고, 아내의 역할, 엄마의 역할의 부족함을 주말에 더하려고 하다보니 막상 내 시간은 없고 피로에 피로가 누적되어 여기저기 고장나다보니....
정말 매일 24시간이 25~26시간 같고 1주일이 8일 같은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스스로 난 우리 아이들과 가족이 있어서 행복하고 집에 오면 즐겁다라고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스스로 너무 옭아매고 살았던건 아닌지, 너무 보여지는 모습만 의식하고 있었던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론, 이만하면 행복해^^ 라고도 생각도 들더라는거죠.
반반이에요~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꼭 100% 채우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가고 싶단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어요.
몸은 힘들다고 하는데 말로는 안 힘들다고는 이젠 못하겠더라구요. ^^ 나이를 먹은 증거인지..ㅎㅎㅎ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공감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대화가 통하는 언니와 같이 공감되는 주제로 인생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그동안은 유명한 그림들만 사전 지식을 배워가면서 봤었는데요.
이젠 다양한 그림을 더 보고 싶더라구요.
그림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달라질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지요.
미술관은 잘 안가게 되는데 이 책을 보니, 기회가 되면 다녀보고 싶어집니다.
결혼한 여자분들과 같이 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