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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따뜻한 봄날,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볼수 있는 연애 소설
* 저 : 이도우
*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RHK)
햇살이 따뜻한 날에 이 책을 보았습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내용은 왠지 휴먼 소설 같았는데.. 감동이 있거나 하는..
의외로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꽤 두껍고 양도 긴 장편 소설.
그리고 읽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두 주인공의 관계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계속해서 보게 된 책이 아니었나 싶어요.
오랜만에 아주 사랑스럽게 볼 수 있었던? 그러면서도 매우 현실적으로 볼 수 있었던 책.
아무래도 주인공의 연령대가 30대 초반으로..
20대 중반에 결혼한 제가 가끔 그려왔던 그런 연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blog.dreamwiz.com/usr/r/o/rose97/242/rose97_20130316231853_13940128_1.jpg)
"감상이 어땠느냐고 안 물어봐요?"
"그런 걸 왜 물어요. 작가 손 떠난 글은 읽는 사람 몫인데. 본인들이 알아서 느끼겠지." (P39 中)
33살 남자 이건.
직업은 라디오 PD 이자 시인.
10여년 동안 친구였던 여인을 사랑한 남자. 그 여인은 절친의 여친이 되어버렸지만 그녀를 계속 마음에 품고 있던 사람.
31살 작가 공진솔.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그녀.
연애 경험도 적고 튀고 싶지 않은 그녀. 상처받을까 두려워 사랑도 접으려고 하는 사람.
"김일성 죽었을 때... 어디서 뭐 하고 있었어요?" 란 질문으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여자.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는 이들이 주인공입니다.
어느날 한 방송에서 작가와 피디로 만난 이들.
작가는 글쓰는 피디들을 싫어한다 해서 첨에는 싫어했지만 은근히 유쾌하면서 다정해보이는 남자.
2살 차. 딱 좋은 나이 차에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보기 좋았던 두 사람.
"바보네. 라면하고 화해해요, 이제."
툭툭 던지는 엉뚱한 말로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남자 이건 때문에 진솔은 점점 그에게 빠져듭니다. 어쩌면 그 상황에서 누구나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것 같아요.
저런 사소하고 의미 없는 농담에 심장이 두근거리다니 조짐이 좋지 않았다. 누구 마음대로 저렇게 바라보고 웃음 주는 거야? 나빠, 나쁘다고..... (P103 中)
책 중간 중간 등장하는 진솔의 마음 엿보기가 너무 와 닿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위험을 알면서도 빠져드는 그녀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보였어요.
그리고 종종 식사와 차도 마시고 시간을 공유하는 그들.
그랬기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소리 건이에게 사랑한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건의 반응은 의외였어요.
흘러가는 방향으로만 보면 분명 그도 그녀를 좋아하는것처럼 보였는데..
그 후 두 사람은 데이트도 하지만, 건이에겐 비밀이 있었네요.
진솔이 길에서 우연히 보고 좋아했던 여인, 애리와 그녀의 연인 선우.
이들이 바로 건의 친구였드랬습니다.
세상 참 좁죠?
그리고 그들은.. 친구 이상의 감정을 공유하고 있었네요.
건은... 애리를 바라보고 있었드랬죠.
진솔은 그리고서 상처받기 시작하죠.
결국 연말에 뻥!!!!
"너, 차라리 나한테 와라." (P310 中)
![](http://blog.dreamwiz.com/usr/r/o/rose97/242/rose97_20130316231853_13940128_2.jpg)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세상의 모든 사랑이, 무사하기를
공작가의 프로그램을 사랑했던 이필관 할아버지와 이건의 관계도 놀라웠습니다.
바람같은 선우와 그를 해바라기 하는 애리.
진솔 주변의 가람과 희연의 에피소드들.
할아버지께서 마지막 가시기 전 진솔과의 남산 데이트의 말들.
책 중간 중간 슬며시 웃게도 하고 살짝 눈물도 고이게 하는 그런 책이더라구요.
어쩌면 이건도 힘겨웠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와 연인 사이에서 말이지요.
하지만 그도 진솔과의 관계에서 조금씩 변화한것 같죠?
결국 자신에 대한 사랑이 어쩌면 스쳐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는 했지만, 진솔의 용기있는 고백에 그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던게 아닌가 싶어요.
여자가 먼저 고백하면 어떤가요? ^^ 내 사람이다 싶으면 하는거죠.
그랬기에 건이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요?
중간 애리 사건이 빵~ 있었지만...
건이 보여준 창경궁의 야밤 데이트나 할아버님 장례식에서의 고백 등을 보면 확실히 그도 진솔에게 더 맘이 가고 있었던거 같아요.
다만 진솔이 자신의 감정을 자꾸 밀어내려고 한 것일 뿐.
해피엔딩이기를 기대하면서 봤는데^^ 다행이었죠.
![](http://blog.dreamwiz.com/usr/r/o/rose97/242/rose97_20130316231853_13940128_3.jpg)
사랑이야기지만 가볍지 않고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어쩌면 정말 이런 사랑이 있지 않을까? 실제의 이야기를 쓴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지요.
이건과 공진솔을 보면서 거의 내려놓을때 쯤엔 만화 풀하우스도 전 같이 떠오르더라구요.
사랑하면서도 서로 인식을 못하고 자꾸 떠도는 연인들.
이런 점이 좀 비슷해보였거든요.
보면서 저도 연애때 생각도 해보았네요.
다 읽고 저녁에 신랑에게 장난 좀 걸었더니, 남편이 ㅎㅎ 웃더라는.. 오랜만에 장난건다면서요.
엇! 내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나 싶기도 하고..
건과 진솔의 대화가 참 보기 좋았는데..
건의 재미나면서 특이했던 말투, 그리고 서로 향하는 존댓말.
가끔 이런 모습들을 꿈꿔왔거든요. 제가 안 이래봐서^^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요즘.
살랑살랑 봄바람을 맞으며 읽을 수 있는 사랑이야기로 너무 잘 어울리는 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