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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배달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27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1월
평점 :
특별한 배달 - 나도 배달 되었으면.. 나를 위한 배달~
* 저 : 김선영
* 출판사 : 자음과모음
얼마전에 본 [시간을 파는 상점]의 여운이 진하게 남아 있는 가운데 같은 저자의 신간을 보았습니다.
같은 시간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도 비슷한 듯 다르게 느껴졌죠.
그리고 느낀게 단어 선택이나 문장 선택이 기존의 책들하고는 다르더라구요.
신선했어요.
그 안에 들어있는 여러 대사들, 문구들, 몰입하게 하더니 결국 눈물을 쏟게 만드는...
그리고 두 아이의 결말이 어떻게 될까? 손에서 책을 못 놓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덕분에 출장가는 기차안에서 3시간에 다 봐버렸네요.
부족한 솜씨로 책읽은 소감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그런데 직접 보는게 가장 좋겠죠? ^^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참 많이 남습니다.
"저 꽃은 말여, 누가 꽃이라고 불러주지도 않어. 뽑아내고 또 뽑아내도 여름만 되면 공터마다 하얗게 피어나는 게 저 꽃이여.... (중략) 내가 너한테 반한 건 그거여. 언제나 당당한 거. 장래 희망에 잉여인간이라고 썼다고 담인한테 열라 깨질 때 나도 좀 웃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닥 틀린 말도 아니더라. 몇 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패배자로 만드는게 현실이잖아. 누구보다 네가 우리의 처지를 냉철하게 안다는 생각이 들더라. 자신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한테는 왠지 믿음이 가지 않냐? 그래서 내가 몰매를 맞아가며 너한테 엎어진 겨." (P163 中)
<책을 구매하니 이렇게 친필 사인본이었습니다.
와.. 정말 색달랐어요^^ 기분 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 ^^
이렇게 기분 좋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금을 만들기 위한 연금술은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P204 中)
자신의 장래희망을 잉여인간이라고 적은, 어머니가 자신을 버렸다고 여긴 현재는 아버지와 사는 태봉.
입양아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파양된 동생처럼 버림받지 않기 위해 엄마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지만 힘겨워 하는 슬아.
시골에서 올라왔지만 성격하나 좋고 자신의 꿈을 가지고 달려가는 근수.
그리고 퀵서비스 삼촌, 슬아의 동생 성하, 태봉의 아버지, 슬아의 엄마.
이들이 주 등장인물입니다.
진석구라는 이가 있습니다. 태봉의 반 친구죠.
이 아이 때문에 절친 근수를 만나게 됩니다.
석구를 패다 쌈 잘한다는 소문이 돌고, 클럽에 안든다고 했다 대신 맞아주는 근수와의 만남.
그나저나 문학 선생님이 석구에게 쓴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표현이 왜 이리 마음에 남을까요.
문학시간에 배우는 김소월의 작품에서, 대지라는 작품에서도 진상을 떠는 아이.
어떻게 보면 문학 선생님의 말처럼 요즘 시대에 이런 아이들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미안하다는 말은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말이겠지요.
"진석구 너는, 이 빌어먹을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괴물 프랑켄슈타인이야. 그래서 무섭다. 그리고 먼저 산 사람으로서 미안하다." (P54 中)
얼굴도 이쁘고 성적은 전국에서 노는 윤슬아.
하지만 욕심도 많고 까칠한 그녀.
알고보니 태봉과 어릴적에도 인연은 있었네요.
그런데 그 아이가 길에서 픽.. 쓰러집니다.
그리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깨어나는 아이.
자신이 입양아라고, 엄마의 목표치가 높다고, 동생도 있었는데 파양이 되어 자신도 혹시 파양이 될까 아픈 몸을 말하지 못하는 아이.
사라질까봐 두렵다고 하는 슬아.
아버지의 실직과 함께 태봉의 엄마는 남편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면서 태봉과 아버지를 두고 떠납니다.
그리고 아버지도 그런 태봉을 두고 떠나면서 태봉은 혼자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아버지가 돌아오긴 했지만 며칠간 혼자 암흑을 경험한 태봉.
이 둘은 많이 다른데 또 비슷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네요.
사라진다는 말을 어쩌면 가장 싫어할 태봉이, 슬아의 말에 발끈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느껴집니다.
그 말이 의미하는 바가 또 얼마나 큰지도요.
누군가 사라지는게 아니라 스스로 사라지는 거라면서....
"사, 사라진다고? 누가 그래, 네가 사라진다고? 그건 네 생각이잖아. 아무도 누군가를 사라지게 할 수 없어. 오히려 누군가가 사라진다고 겁먹는 사람이 스스로 사라지더라. 상대의 존재가 너무 크게 느껴져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사람이 사라지는 거야. 거의 숨 쉴 수 없을 정도로 상대가 견디기 힘들 때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사람이 사라지는 거야. 지레 겁먹은 사람이 스스로 사라지는 거라고! 누가 누구를 사라지게 하는 건 아니야." (P108 中)
석구 같은 정말 모자란 애들도 있지만 태봉의 주변엔 좋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퀵회사의 삼촌이나 형들, 그리고 구수한 말투에 은근 매력있는 근수.
시골에서 올라와서 고향을 그리워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랩을 열심히 하는 아이.
그런 근수가 가끔은 커보입니다.
태봉은 오늘따라 근수의 키가 장난 아니게 커 보였다. 등을 구부리고 발을 올리고 손짓을 하며 랩을 하는 근수의 뒤통순느 혼자서 영글어가는 알밤이었다.
태봉은 왠지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 이유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건 근수로부터가 아닌 자신으로부터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스스로에 대한 점검 같은 거였다. (P60 中)
아래 근수의 말을 통해서 너무나 현실적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소수 잘난 몇명만 알아주고 나머진..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는 현실.
잉여인간이라는 자극적인 말이 공감이 되었었는데..
왜 그랬나 했어요.
근수의 말을 통해서 그래서 공감이 되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근수도 참 매력적인 친구죠?
"저 꽃은 말여, 누가 꽃이라고 불러주지도 않어. 뽑아내고 또 뽑아내도 여름만 되면 공터마다 하얗게 피어나는 게 저 꽃이여.... (중략) 내가 너한테 반한 건 그거여. 언제나 당당한 거. 장래 희망에 잉여인간이라고 썼다고 담인한테 열라 깨질 때 나도 좀 웃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닥 틀린 말도 아니더라. 몇 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패배자로 만드는게 현실이잖아. 누구보다 네가 우리의 처지를 냉철하게 안다는 생각이 들더라. 자신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한테는 왠지 믿음이 가지 않냐? 그래서 내가 몰매를 맞아가며 너한테 엎어진 겨." (P163 中)
슬아의 오프 현상을 옆에서 2번이나 지켜보고 도와준 태봉.
어쩌다 보니 둘이 엮였습니다. 아니 슬아가 태봉을 끌어들인거라 해야겠죠.
웜홀 사건을 보고 슬아는 의문을 품고 공부합니다.
선택 우주.
작년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제2우주란 책이 많이 생각이 납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와는 또 다른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
여기서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웜홀을 통과한 이가 실종처리되었지만 실제론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가정하에 그들은 역추적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자신들의 추리가 맞아들어감을 알게되죠.
태봉과 슬아. 어울려보이지 않던 친구들이 점점 서로를 알아가면서 이해합니다.
그리고 결국 슬아는 큰 결심 끝에 태봉을 결심에 끌어들입니다.
여기서 특별한 배달이 등장합니다.
수많은 걱정들이 있는 현실, 걱정되고 무섭기도 하지만 그들은 결심을 실행합니다.
그 사이의 일어날 일들을 예상하지 못한채....
바로 이 시간이 하늘과 땅이 얘기하는 시간이 아닐까. 이 우주와 또 다른 우주가 통할 수 있는 시간. 어스름 녘, 그 시간에는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았다. 가장 그리워하는 사람을 가장 그리워지게 만드는 시간, 새들도 둥지를 찾아 날개를 돛니는 시간, 어린 아이가 엄마를 찾으며 집을 향해 우는 시간, 떠도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시간. 치매 걸리 ㄴ노인이 반짝하고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시간, 어떤 것으로도 숨길 수 없는 본능적인 시간인지도 모른다. 살아온 날 중 가장 회환이 남는 순간을 떠올릴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지도 모른다. (P82 中)
"선택 우주라는 것이 있어. 선택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이론이야" (P138 中)
태봉이 아버지의 편지를 본 일.
성하를 찾아나서면서 알게 된 사실들.
웜홀을 지나 알게 된 여러가지 진실들.
그리고 슬아 엄마의 편지와 태봉 아버지의 99%의 금.
저도 두 아이의 엄마로 슬아 엄마의 편지를 읽으면서 폭풍 눈물이 쏟아집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에 태봉 아버지의 모습들이 밟힙니다.
결말은 이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저자의 사인에서도 있듯이 정말 가끔은 나를 위한 배달이 있으면 합니다.
그런 면에서 태봉이라는 친구가 내 곁에도 있어준다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누구를 위한 배달인가, 왜 특별한 배달인가..
그게 궁금하신분들은 이 책 속으로 함께 해보시길 권합니다.
전 시간을~ 책과 특별한~ 책으로 김선영 작가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두 책 모두 여운이 진하게 남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