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나 - 잔혹한 여신의 속임수
마이클 에니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포르투나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빠져들수 밖에 없는 역사스릴러


* 저 : 마이클 애니스
* 역 : 심현희
* 출판사 : 북폴리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운명의 여신의 저주를 받았어요. 여신은 나에게 앙심을 품고 있죠.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내게서 빼앗아갔어요." (P169 中)



정말 실제로 내 상황이 이러하다면???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 앗아간다면.. 난 살아갈 수 있을까?
아주 강렬한 표지로 시선을 사로 잡는 책을 만났습니다.
포르투나, 고대 로마의 운명의 여신.
왜 이 제목이었을까? 이 단어가 무엇인가부터 호기심이 일었지요.
그리고 굉장히 오래 걸려 이 책을 보았습니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 속에 담긴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루크레티우스(Titus Lucretius Carus, 로마의 철학자이자 시인)가 이런 말을 했지요. '우리는 작은 단서에서 커다란 추론을 해 내고, 그래서 속임수와 착각에 빠지게 된다.'" (P164 中)


1497년 6월 14일, 교황 알렉산더 6세(로드리고 보르자)가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아들인 후안 보르자(간디안 공작)가 살해됩니다.
그리고 5년 뒤 1502년 교황 앞으로 끌려나온 매혹적이면서 간디아 공작의 살해 용의자이자 그와 관계를 가졌던 다미아타.
이들은 5년전 있었던 후안의 부적을 지니고 사망한 여성의 토막난 시체를 계기로 살인자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다미아타를 믿지 않는 교황은 그녀의 아들인 지보반니를 인질로 삼아 그녀를 내몰지요.



글은 크게 4부분으로 나뉩니다.
앞부분은 다마아타의 편지로, 뒷부분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편지로.
각 기간별로 쓰여진 이 구성이, 또 편지글 형식이 처음엔 어색하지만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는 점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앞부분의 다미아타의 편지가 긴장감을 키워주는데 한몫을 합니다.
사건의 배경, 그리고 등장인물 등이 소개되기 때문이기도 하죠.
게다 사건들이 많이 발생해서 그런가 긴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전 지식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없어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입에 붙지 않는 등장인물 이름 덕에 앞의 소개란을 계속 들춰보긴 했지요.)
뒤의 니콜로의 편지는 뒤의 2파트가 내면의 모습들을 더 파헤쳐야 했다고나 할까요?
약간 어려우면서 전 읽기 힘들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 존경하는 학자 양반, 인간의 마음속에만 있다는 그런 욕망들을 재기 위해서 당신은 어떤 도구들을 갖고 계시오? 나는 뇌의 공동을 절개해 봤지만 이런 심리 과정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소......." (레오나르도 다 빈치)
" 당신의 말씀처럼 뭔가 도구가 있어야 한다면, 제가 측정하는 도구는 바로 역사를 관찰하고 거기서 교훈을 이끌어 내는 지혜입니다...... 리비우스가 말했듯, '역사 안에서 무한한 변이형 가운데 있는 인간의 경험을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P322 中)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한 역사스릴러.
실제로 이 책에 나온 이들을 찾아보면 다 찾아지더라는거죠.
이런 역사를 바탕으로 한 범죄 스릴러.
군주론을 쓴 니콜로 미케아벨리, 그리고 거장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들에 대해서 아는 바는 단편적으로 알고 있지만 책속에 등장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어느 정도 더 가깝게 다가간듯한 느낌이 듭니다.
현대의 프로파일러 같은 니콜로, 과학 수사관 같은 레오나르도, 그리고 많은 남자들의 사랑을 받고 용기도 있는 여인 다미아타, 그리고 놓치지 않아야 할 인물 발렌티노(체사레 보르자).
후안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연쇄사건들이 일어나고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모습은 긴장감 있게 펼쳐집니다.
지성의 대결이지요.
그리고 그 배경으로 드러나는 1500년대의 이탈리아의 모습들.
예술적으로 뛰어났던 시대, 그리고 용병들, 전쟁, 전염병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의외의 모습들이 책을 읽으면서 고스란히 기억됩니다.
덕분에 이 책을 보면서 세계사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이들, 그리고 그들의 관계.
마지막에 나타나는 반전들, 그리고 사랑.
다미아타의 개인사는 니콜로의 개인사나 발렌티노의 개인사들이 적나라하게 펼쳐지죠.
실제와는 얼마나 다를까 궁금해지지도 합니다.
레오나르도의 작업실 모습의 풍경은 그 전에 상상했던 모습과도 어느 정도 일치를 하면서도 더 강렬하게 남아버렸습니다.
다미아타의 편지가 끝날때 그녀의 끝은 아니었을까 했던 마음 졸이면서 보게 됩니다.
니콜로의 편지에선 그 전에 읽은 다미아타의 편지와 다른 관점의 시선들로 보게 되죠.
한번에 이해가 되지 않아 계속해서 곱씹어 보게 되는 니콜로과 레오나르도의 대화들은 단순한 흥미로서만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각을 하게 하면서 보게 합니다.
거의 끝에서나 밝혀지는 범인 때문에 손을 내려놓을수도 없습니다.
마지막 발렌티노의 글은 정말 잊혀지지 않네요.




"<군주론>에 담은 내 목적은 패배한 이탈리아에 구원자의 모델을 제시하려는 것이었네.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위대한 조각상인 <<다비드>>가 인간의 모습과 신성한 정신을 완벽하게 묘사해 놓은 것처럼, 나 역시 담대하게 권력을 얻을 수 있는 완벽한 인간을 서술한 게지. -중략- (P590 中)"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볼 수 있는 책.
읽으면서 더불어 역사적 사실들을 알게 되는 책.
주인공들의 캐릭터에 호불호가 갈릴지 모르는 책.
왠지 읽으면서 공부를 더 하고 싶어지는 책.
무엇보다 보는 내내 흥미가 생기고 결과를 기다리게 되는 책.
제법 양은 많지만 충분히 매력적으로 읽을 수 있는 간만에 오랜만에 본 스릴러 책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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