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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 150년
김호준 지음 / 주류성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유라시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아픈 역사 150년
* 저 : 김호준
* 출판사 : 주류성
150년의 이야기를 다루어서일까요?
책 두께가 상당했습니다.
이 두께감에 실린 이야기의 무게는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면서 과연 잘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디아스포라, 흩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
유라시아 전지역에 걸친 고려인이 총 50만명이 훌쩍 넘는다고 하니..
많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얼어붙은 강을 건너, 살기 힘든 북쪽의 땅에서 벗어나 두만강을 건너 우수리 강 유역에 정착한 우리 조선 사람들.
그 이동인구가 늘어나면서 서서히 러시아 지역에 이주해서 사는 한국인이 늘기 시작합니다.
오로지 살기 위해서.
그리고 계속된 이주.
처음엔 생활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한 이민이었다면, 그 후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 이동의 모양도 변형됩니다.
나라가 없어진 다음엔 독립운동가들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와 일본에 의해 수많은 탄압도 받게 되구요.
그러다 1937년 스탈린에 이ㅡ해 강제 이주로 인해 중앙아시아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다시 소련이 붕괴되면서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물론 수많은 나라에 퍼져서 살고 있는 고려인.
연해주, 사할린 등 그나마 많이 아는 지역 외에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나라의 이름도 잘 알지못하는 유라시아 지역이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이들 중에서는 무국적의 고려인들도 있지요.
이들의 이야기를 저자의 현지 답사와 연구를 통해서 만들어진 책입니다.
그래서 인가요? 내용 또한 굉장히 방대합니다. 양이 많은 만큼 내용 또한 세부적으로 들어갑니다.
왜 조선인이라 안하고 고려인이라고 할까? 라는 의문점을 가지고 보다보니 앞부분이 많은 집중이 되었습니다.
갈수록 조금 떨어지는 면이 없지않아 있어요.
많은 사진 자료들과 인물 사진들이 책 속의 내용을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해줍니다.
자신의 의지로 시작된 이주에서 결국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의지 없이 떠돌아야 했던 이들.
자신의 나라가 아닌 곳에서 사는 것도 서러운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살아왔던 고려인들의 삶이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종종 TV에서도 이 책에 언급된 지역의 우리 고려인들의 모습을 보여줄때가 있는데요.
그때도 왠지 완전 다른 나라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으면서도 왠지 끌리는 느낌도 받거든요.
같은 민족인데 언어도 다르고 생활방식도 다르고 어떤때는 생김새도 달라보여서인지 낯설면서도 친숙한 그런 묘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디테일한 구성 때문일까요?
관심이 있는 부분은 몰입해서 읽혀지지만 조금 복잡해지고 잘 안 읽혀지는 부분도 분명 존재했습니다.
조금 더 간결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소련이 없어졌으므로 러시아에서 태어나 우즈베키스탄에서 산다고 해야겠지요. 그리고 러시아인과 우주베크인 사이에서 자랐기 때문에 절반은 러시아인이고 절반은 우주베크인이라고 해야겠지요. 나이게 한국적인 것은 별로 없어요. 눈 모양과 식습관만 한국적이죠." (P514 中)
러시아어에 우주베크어, 한국어, 영어 등 세대별로 4개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공동체.
150년간 떨어져 살면서 모든 것이 한인과는 달라진 그들.
그래서 신종 유라시아인이라고 부르면서 새로운 민족으로 분류되는 고려인.
한민족적, 러시아적, 소비에트적, 중앙아시아적 등 많은 문화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제 나라에서 살지 못하고 여기저기 떠돌면서 사는 삶이란...
분명 힘들 삶이자 고단한 삶이자 어려운 삶입니다.
150년.
길다면 길고 어떻게 보면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요.
이 사이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떠나 다른 지역에서 이렇게 아픈 역사로 살고 있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게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합니다.
게다 결국 다름을 인정하고 그 인정과 동시에 그들과 어떻게 융화해 갈 것인가 숙제도 많이 있고 디테일한 설명과 많은 인터뷰, 각종 사진 자료나 내용들이 좀 어렵긴 해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