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 이마이 나이 카샨키. 마이만타 카츠키?
* 저 : 오소희
* 출판사 : 북하우스
이마이 나이 카샨키(안녕하세요.)
마이만타 카츠키? (어디서 오셨습니까?)
작년 가을 문경새재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옛길 박물관, 그 안에 잉카의 옛길이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마추픽추, 잉카의 유적들, 그리고 설명.
실제로 가보고픈 마음이 마구마구 솟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의 모습들.
아기자기한 생활도구들과 옷, 모자 등
어쩜 이렇게 눈에 띄던지요.
일정이 잘 맞아서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이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아이들도 너무 좋아라 했구요.
오소희 작가의 여행에세이로 이 책은 남미 시리즈 책 중 2권에 해당합니다.
그럼 1권도 있겠죠?
지역이 달라서 각기 봐도 좋을듯 한데, 이 책을 보니 저자의 다른 에세이들도 궁금해졌습니다.
이야기에 빠져들면 나오기 힘들었던,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던 책이었기 때문이지요.
게다 여행이 주제다 보니^^
아무래도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겠죠?
<아래 책 표지의 상단 문양이, 제가 위에 올린 사진들 중 마지막 사진의 문양과 비슷해 보이네요~>
밖에는 어둠과 함께 또다시 비가 내렸다. 나는 생각했다. 이것은 무슨 신비일까? 처음 보는 사람과 사람이, 한 번 보고 말 사람과 사람이, 문을 열어준다. 앉게 해주고 안아준다. 팔을 벌리고 쉬게 해준다. 손을 자바주고 잠들게 해준다. 내가 받은 체온이 다시 다른 이에게로 옮아간다. 따뜻함이 식을 새가 없다. (P61 中)
이 책을 지은 저자는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합니다.
아이가 어릴때부터 말이지요. 그리고 그 아이가 커서 이 여행을 했던 시기엔 10살이었네요.
지금은 13살이 되었을 JB.
남미 2편으로 이 책에선 콜롬비아, 에콰도르, 칠레, 볼리비아 그리고 다시 칠레로 이어집니다.
우선 궁금했습니다.
남편도 없이 아이랑 둘이 남미를 어떻게?
게다 일정도 꽤 긴데 아이 학교는?
언어는?
머니는 어떻게 충당할까?
참으로 현실적이지요. 우선 이런 생각부터 하다니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아.. 나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정말 떠나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어는 되는 것 같고 스페인어도 되는 분 같았어요.
이래서 언어가 중요한데 말이지요.
차에 바이올린을 놓고 내렸을때나 함께 하는 여행객들과 이야기 할때, 여자이야기를 대화에 꼭 넣었던 로드리고와의 대화에서도 이 언어의 중요성이 참으로 커지겠지요.
함께하는 아들 JB와의 대화도 참으로 맛깔납니다.
여행 에세이를 보면서 이렇게 책 안에 쏙.. 빠져보긴 처음이었습니다.
글을 굉장히 잘 쓰시고 여성의 감성에 맞게 쓰시는 분인듯 합니다.
제 코드와는 너무 잘 맞았습니다.
나는 문득 걸음을 멈췄다. 내가 온갖 아름다운 염원들의 숲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 숲에는 세상에 그토록 흔한증오의 말이 하나도 없다. 원망이나 자책도 없다. 저마다 먼 곳까지 소중히 품고 와 심어놓고 간 나무 한 그루처럼, 기도문들이 모여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숲의 나무들이 합창하는 듯 했다. 순하게 더불어 살아가고 싶다고. 사실 우리는 착하고 평화로운 존재들이라고. 다만 부족한 노력일랑 이 사랑의 편지들 무더기무더기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다시 채우면 될 일이라고. (P90 中)
콜롬비아의 라스 라하스 성당.
사진만 봐도 웅장해보이고 그 특이한 위치 덕에 눈이 절로 가는 멋진 곳.
이 곳에 얽힌 전설도 꽤 흥미롭습니다.
정말 실제로 본다면 어떨까요?
저자와 JB처럼 우아우아만 하다 끝날것 같습니다.
그 가운데서 저자는 많은 것을 느낀 것 같아요.
누군가의 외침을 말이지요.
제3세계를 여행하다보면 쉽게 접할 수 있다. 결핍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때 이르게 성숙하는 모습을, 결핍이 있기 때문에 서로 도와야 살고, 도와야 살기 때문에 공동체적 가치가 우선시된다. 공동체적 가치 아래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집결하지만, 전체를 위해 개개인은 자신으 욕망을 억합한다. 수레 아래 붙박인 아이들처럼.
에콰도르의 장터 모습과 아이들의 이야기가 꽤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 저자는 여행만 하는 분은 아니셨네요.
아이와 함께 좋은 일들을 많이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책 속에 어린이들, 약자들, 제3세계 국가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저도 한편으로 꿈꿔온 모습이기도 한데요. 아직은 기부금 밖에 못하고 있답니다.
저자가 아들과 함게 실천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엄마는 지금 이 상황에 사진이 중요햇!!! 빨리 왓!!!"
"엄마, 그동안 고마웠어. 짧지만 멋진 인생이었어. 그리고 그, 그, 책이랑 장난감은..."
책 속에 나오는 JB와 저자의 대화는 웃음을 유발합니다.
어쩜 아이가 이렇게 유쾌하고 진지하면서 재미가 난지요.
엄마와의 쿵짝도 너무 잘 들어맞아요.
저도 아들들과 이렇게 여행해보고픈 꿈을 같이 키워봅니다.
이 책엔 사진이 참 많습니다.
여행 에세이니까 그렇겠죠.
그런데 이 사진들이 정말 모두 예술입니다.
남미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고 매력적인 곳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답니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이 안에 저자의 많은 메세지들이 실려 있습니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 정이 담긴 이야기, 가식이 아닌 너무나 자연스러운 관계의 모습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 하지만 결국 그들도 사람인것이지요.
다른 문화를 가졌지만은 결국 하나로 연결이 되는 사람들.
각 나라의 특징적인 사건이나 배경 등은 다른 책을 인용해서 상세히 설명도 해주고 있어서, 궁금증을 조금 해소시켜도 줍니다.
때론 가볍게 때론 진지하게..
저자가 독자를 떡 주므르는듯합니다.
그만큼 자연스러웠습니다
자녀가 외국어 공부를 싫어한다면, 아마도 이것이 가장 좋은 비법이 될 것이다. 싫다는 학원에 계속 보내지 말고 그 돈으로 함께 여행을 하는 것. 그 언어를 쓰는 곳으로 가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왼쪽으로 가라는데 오른쪽으로 가서 한나절씩 헤매는 모습을. 천 원 내라는데 만 원 내서 원통함으로 머리털을 쥐어뜯는 모습을. 주문한 음식의 정체를 몰라 좋든 싫든 나오는 대로 돼지처럼 받아먹는 모습을. 여름방학 딱 한 달만 하라. 아이들은 부모 바짓가랑이를 잡고 절규할 것이다.
"제발, 내가 이 언어를 배우게 해줘!"
(P147~148)
어디선가 들은 말이면서도 이렇게 책으로 직접 보니 저도 실천해야겠습니다.
올 여름 방학은 한번 스파르타식으로 언어 정복을? 해볼까봐요.
그 전에 저부터 해야 한다는 이 불편한 진실.....
남미는 생각보다 익숙하진 않은 곳입니다.
축구나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알게 된 내용 외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상은 많이 알기 힘들더라구요.
작년 여름 휴가를 준비하면서 여행 카페를 보다가 어느 분이 남미 여행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남미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요.
언젠간 가보리라..라고 막연한 기대감을 가진 상태였어요.
그런데 이 책을 보고선 꼭 실천하리라 다짐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여행은,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혼자서 하는 여행이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던간에 말이지요.
각각의 여행에서 사람은 참 많이 배우고 성장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곳이 국내던 해외건 말이지요.
여행 에세이를 통해서 여행 작가들이 생각이 나랑 틀리면 어쩌나 걱정이 될때가 있는데요.
이번 책은 꽤 맘에 쏙 들었습니다.
내가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명 관광지 위주의 계획된 일정이 아닌 여행 그 자체를 즐기고 그때마다 변경하면서 가는 여행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낯선 나라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교류, 그리고 현지인들과의 교감, 정.
이렇게 소중한 것들을 여행을 통해서 알게 된다는 게 너무 신기합니다.
남미, 저도 정말 떠나보고 싶네요.
언젠가 꼭 갈 날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