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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황소
션 케니프 지음, 최재천.이선아 옮김 / 살림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꿈꾸는 황소 - 에트르의 이야기 속으로~ 왜 그들은 이 책을 극찬했을까
* 저 : 션 케니프
* 역 : 최재천, 이선아
* 출판사 : 살림
표지에 눈이 자연스레 간다.
이효리와 제인 구달이 손을 잡고 예쁜 미소를 짓고 있는 표지.
그리고 얼마전에 알게된 최재천이 옮긴 책.
그들이 권하고 감동한 우화.
황소에 관한 어떤 이야기가 이들을 이렇게 감동하게 했고 권하게 했는지 책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왜? 어떤 점이? 라면서....

마치 무더운 여름의 어느 날 고치가 벌어지고 나비가 날개를 저으면서 지그재그로 날아가 버리는 것과 같다. 나비는 자신이 애벌레였다는 사실을 절대로 알지 못한다. 내 생각엔 이것이 세상 돌아가는 이치이다. (P11)
이 책은 황소 에트르 이야기다.
힘이 쎈 늙은 검은 황소에 눌리면서도 자신의 암소를 찾아 새끼도 낳는 용기도 있는..
그러면서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자신의 말을 낼 수 있는 조금은 독특한 황소다.
앙프
엉프
이 말만 하는 소들에게 그는 어쩌면 또 다른 낯선 이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데, 자신의 말은 아무도 못알아듣는다.
에트르는 고웰 농장에서 살고 있다.
수많은 다른 소들과 함께 말이다.
주어진 일상을 계속해서 살고 농장주 아들의 노랫소리를 좋아하고 자작나무 선물에서 엄마처럼 종종 대다수 사라지는 소들이 좋은 곳으로 간다 생각하고, 좋은 먹이를 찾고, 자신의 새끼를 사랑하는....
"내 말을 들을 수 있니, 검은 황소야?"
"넌 도대체 네가 누군지 아니?"
"네 삶은 재앙 그 자체야."
"넌 아무 생각도 없구나."
"존재 말이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달린다. "들어 봐! 내 말 좀 들어 봐! 내 말 좀 들어 봐! 얘들아, 내 말 좀 들어 봐!" 하지만 이 말들은 그저 내 입안에 갇혀 맴돌 뿐이다. 나는 소들을 한발자국도 움직이게 할 수 없다. 나는 그저 소리칠 뿐이다. (P29~30)
검은 황소에게 온 몸이 찢겨지고 처리될 위기에 처하지만 자신의 의지로 버티고 치유되어지는 에트르.
그리고 암소와 아기를 낳는다.
수송아지.
에트르는 다른 황소들과 달리 자신의 새끼인 수송아지를 아낀다.
보호하고자 한다.
"이 아이는 수송아지야. 내 새끼라고. 넌 절대로 이 아이를 해칠수 없어!" (P97)
밤이 되자 내 암소와 수송아지, 그리고 다른 모든 소들이 잠든다. 그러나 나는 잠들지 못한다. 나는 어둠 속에서 정처 없이 돌아다니면서 새로 온 소들이 우는 소리를 듣는다. 모든 소는 각기 다른 열망을 가지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로 한 가지 열망을 품어 왔다. 그것들은 모두 단순한 욕구를 위한 단순하 열망일 뿐이다. 하지만 다른 어떤 소도 내가 바라는 것처럼 열망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풀이 가득한 들판이고, 덤불 속에 난 가시이다. 나는 목초지 안의 목초지이며, 진정으로 굶주린 유일한 소이다. (P101)
자신이 그동안 갈망했던, 엄마가 가서 돌아오지 못한 곳, 다른 수많은 소들이 가서 돌아오지 못했던 그 곳.
그곳은 천상일거라 생각하고 에트르 또한 그곳에 가려고 암소와 같이 머리를 숙이며 들키지 않게 들어간다.
슈트 컨베이어.
그곳에 들어간 에트르는 죽음의 순간에서 다시 삶의 순간으로 돌아오며, 충격적인 광경을 직접 보게되는데..
소들의 해체 과정을 리얼하게 쓰고 있다.
황소의 눈으로 본 소의 죽음의 모습들..
그곳에서 나온 에트르는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돌아와서 자신의 새끼를 찾아 나서 목초지에서 탈출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
그 과정에서 농장주 아들을 죽이고 마는 에트르.
울타리를 도망나온 에트르는 그 새끼 수송아지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그들이 원한 낙원이 그들 앞에 펼쳐졌을까?
" .. 중략.. 널 죽이고 너를 조각조각 잘라 냈을 거야. 나는 너를 그렇게 둘 순 없었어. 넌 내 아들이니까. 너는 내게 유일한 세계야. 그런 의미에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야. 나의 황소 본성을 이해하렴. 어떨 때는 옮음과 그름이 같은 것이기도 해. 언뜻 그렇지 않아 보일지 모르지만, 그건 진리야." (P167)

초등학교 다닐때 어느 부분만 지나면 항상 뭐가 타는 냄새가 나곤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개를 잡던 곳이더라는....
무서웠었다. 한동안은..
이 책을 보면서 예전에 읽은 코끼리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야생의 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한 족쇄 이야기.
황소를 비롯한 수많은 여러 동물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꼭 동물 뿐 아니라 수많은 자연들이 사람의 이기심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에트르는 대단한 소다.
사람의 말도 듣고 하고(비록 사람도 소들도 못 듣지만)
사람처럼 남에게서 자신의 새끼를 소중히 할 줄 알고
지금 있는 곳보다 더 좋은 곳을 찾을 마음이 있고.
행동력과 결단력, 실행력이 있다.
무엇보다 자신을 안다.
소같지 않은 소에게서 우리의 삶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에트르가 다시 돌아왔을때는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소의 해체 모습을..ㅠㅠ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과 상세한 표현들이 너무 많이 남아 버렸다.
아이들도 나도 육식을 좋아라 하는데....
왠지 고기를 사면서 이 책에서 본 그 과정들이 상세히 파노라마처럼 펼쳐질듯 하다.
(어릴때 큰어머니 집 마당에서 털 뽑히던 닭도 생각나면서....)
채식은 개인적으로 안될듯 한데, 지금보다 육류 소비량은 확연히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구 환경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취합하고 환경 지키기 노력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육식을 줄이는 것도 큰 개선이 된다는 것은 솔직히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된듯 하다.
건강을 위해서도 조금씩 조금씩 줄여나가봐야겠다.
에트르를 생각하면서, 지구를 생각하면서, 또 우리를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