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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 ㅣ 너머의 역사담론 1
오항녕 지음 / 너머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광해군, 그 위험한 거울 - 그동안 몰랐던 공부의 시간들.. 광해군의 시간~
*
저 : 오항녕
* 출판사 : 너머북스
'모든 역사는 승자의 역사'라는 관점이 갖는 함정
하나를 지적하고 가야겠다.
이 견해에는 무엇보다 일부에 대한 진실을 근거로 전체를 덮어버리는 지적 게으름이 숨어 있다.
(중략)
모든 역사는 승자의 역사?
그런 것은 없다.
사료 비판을 염두에 두자는 정도로만 명심하자.
(P27)
조선시대 왕 중에서 군으로 강등된 왕은 둘 뿐입니다.
바로 연산군과 이 책의 주인공 광해군이죠.
최근
광해라는 영화로 인해서 관심이 고조된 임금 조선 15대 임금 이혼 광해.
조선의 비극 임진왜란, 병조호란을 겪은 선조의 둘째 아들로 형인
임해군이 아닌 광해가 세자가 되어 임금이 되었죠.
그에 대한 평가는 남겨진 기록을 전제로 하여 다양하게 기록됩니다.
흔히 지금까지
저도 모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나름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책을 통해서 그게 아닐수도 있구나.라는 다른 시선을 가지게 된게
가장 큰 성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형과 동생을 죽이고 어머니를 폐위한 폭군이라는 평가를 받던 왕이 20세기 근대 사회를 지나면서 다르게
평가받게 됩니다.
중립외교를 지킨 왕이라고 평가가 완전 반대로 진행됩니다.
저자는 이런 평가를 다시 또 뒤집고 있다.
<광해군일기>라는 실록을 근거로 하여 말이지요.
거의 100년동안 재평가된 인물에 대한 다른 평가.
그의 평가가 옳은
것인가 잘못된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수많은 정보들이 넘쳐나고 기록들이 새로 쓰여지는 가운데서,
이런 사실들을 토대로
하여 정보수집은 수집대로 하고 그를 가지고 나름 분석하고 판단하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죠.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평가한 이들의
정보들이 조금 더 명확하겠죠.
하지만 그들의 평가들도 정말 다 다릅니다.
역사적 사실에 다가가는 접근 방법들이 다 달랐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책만 보고 믿을 것이 아니라 왜 이렇게 다른 평가들을 할 수 밖에 없는지 다양한 책을 통해서 공부 하는 것이 좀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사
공부를 하는 사람이 던지는 질문은, '누가 편찬했기 때문에 그 사료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누가 편찬한 사료든 '어떤 이유로
믿을 수 없다'고 근거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누가 편찬했기 때문에 그 사료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은 사실에 대한 비생산적 선입견을
만연시켜 모든 사료(=과거의 경험)을 부정하게 만들지만,
'어떤 이유로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은 우리로 하여금 비판적 사고를 증대시켜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만드는 가이드라인이 되기 때문이다. (P27~28)
이 책을 보면서 객관적인 사료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상 중 형을 내친 이유,
동생과 어머니를 폐한 이유, 경연을 안하고 대동법을 폐지한 이, 그리고 명과 후금과의 외교 등.
그동안 표면적으로 알고 있던 일들을 보다
객관적인 사료를 통해서 바라보고 선조 후반때부터 시대 상황을 알아볼 수 있어요.
우선 가계도 이해부터 시작하면 조금
수월합니다.
그리고 각 인사들에 대한 이해, 서인/동인/북인/남인도 등장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오성과 한음도 바로 이 시대를
살다간 위인들입니다.
이
책은 시간의 흐름으로 진행된게 아니라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옥사, 대동법, 실록, 토목공사 등.
대동법과 실록
편찬의 경우 사실 자세히 몰랐더랬습니다.
대동법은 학생때 배운 교과 내용이 다여서 기억이 가물 가물했는데요.
이 책에서 그 내용을
조금 상세히 공부해볼 수 있었습니다.
실록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역사는 후대의 기록이라곤 하나, 당시 사관들이 기록했던 자료들도
많았습니다.
선왕의 기록은 바로 다음 왕이 2~3년 내에 사초 등을 근거로 하여 기록한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도 3중으로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선조 때는 난리가 나서 사라진 자료들이 너무 많아서 광해군때 기록된 [선조실록]과 후대에 기록된 [선조수정실록] 두 실록이
모두 존재합니다.
오히려 이 두 자료를 서로 비교해볼 수 있다는 면에선 더 반가운 일이죠.
토목공사나 외교 정책도 사실 잘 몰라서
그냥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라간 경향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책들과 기록을 살펴보면서 나름의 판단을 꼭 해야 겠다라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왕들처럼 묘호를 갖지 못한 왕이 되었지만 그의 곁엔 의외로 뛰어난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전쟁
후라는 시대적 배경을 무시할 순 없었지만, 기록된 행보와는 조금 다른 행보를 걸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는 후대의
사람이니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정에 불과한 상상일 뿐이겠지만 말이에요.
<책
안에 다양한 그림 자료들이 많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다양한 역사 이야기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TV나 영화에서도 많은 사극이
방송되는데요.
비록 이 이야기들이 진실도 있고 거짓도 있고 진실을 바탕으로 한 픽션도 있지만.
그 파급력은 굉장히 큽니다.
이게
장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봐요.
그 가운데서 제대로 된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만의 필터를 걸러서 제대로 갈무리해 놓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만장일치일 경우보단 각기 다를때도 많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요.
간단히 남겨진 기록만으로
알고 있던 배경 지식에 조금 더 상세한 내용을 알게 해준 이 책,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이와 더불어 실록도 얼른 읽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