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살어리랏다 - 소심한 도시인들의 놀멍 살멍 제주이민 관찰기
김경희.정화영 지음, 김병수 사진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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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살어리랏다 - 조금 현실적으로 바라보게 된 제주 이야기



* 저 : 김경희, 정화영
* 사진 : 김병수
* 출판사 : 청어람미디어





'이번 추석때 제주도 갈까?'
한번 제주 다녀오신 후로 매년 한번씩 툭툭 한마디 던지시는 울 아부지 말씀이십니다.
2004년 우리 부부 1주년 제주 여행을 시작으로 부모님 두분 여행, 온 가족 여행, 환갑 기념 또 여행까지...
각자 최소 3번은 다녀온 제주도...
그런데도 갈때마다 새롭다고, 갈때 2박 3일이기 때문에 다 못보니 다른 곳도 보고 싶다고~
새로운 숙박, 새로운 음식, 또 새로운 관광지, 새로운 환경이 눈에 아른거시나 봐요.
사실 작년에 아빠 환갑이셔서 온가족이 동남아 여행을 가려고 계획했는데요.
제주도가 더 좋다고 하셔서 또 제주를 갔습니다.
8인 대가족 여행이었죠.
저희가 그동안 갈때 같은 숙소를 이용한 적이 어째 한번도 없네요^^ ㅎㅎㅎ
작년에 가면서 설마 한동안은 이젠 가자고 안하시겠지~ 했는데요.
올해 추석 연휴가 짧지만, 징검다리 하루가 있다보니 또 가자 하시네요.
하지만 다른 곳으로 변경했습니다. ㅎㅎㅎ

이정도면 제주 사랑이죠? ^^
10월, 11월, 2월, 5월로 해서 다양한 달에 가봤는데요.
역시 겨울을 좋아하십니다.
왜냐면? 귤과 한라봉을 끊임없이 드셔주시거든요~
맛있다고^^ ㅎㅎㅎ


제주도 이젠 여행가기가 조금 버거워진게 물가가 많이 올랐더라구요.
한동안은 자제해야 할듯 싶은데, 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보고 아빠 보여드리면, 왠지 이 책에 빠지실듯 해서 살짝 겁이 납니다.
안 봐도 자꾸 가고 싶어하시거든요~~~
이 책에 나온 이들도 제주 사랑 때문에 거주까지 하게 된 분들이시잖아요.
저도 이 책을 보고 남편에게 그랬습니다.
'우리 제주도에 한번 더 가볼까?' 라구요.



여성 방송작가 2명이 본격적으로 제주를 알기 위해 떠난 여행. 8살 아들이 동행합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1장은, 제주에 정착해서 사는 제주 이민자들 11인의 이야기
2장은, 60일 동안 제주도에서 산 작가 이야기


제주 이민에 관한 모든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답니다.
책도 정말 술술 읽히고 전에 다녀왔던 제주들이 모습이 눈 앞에서 슬라이드로 지나갑니다.
저자가 말한 풍경들 중 익숙한 모습들이 말이지요.

제주 이민자들은 어떻게 오게되었는지, 그들의 직업과 이민년차, 현재의 직업, 생활 등이 자유롭게 기재되어 있습니다.


* 방송 PD였다가 부부가 같이 제주에 와서 아기 키우면서 게스트하는 함피니네 돌집
* 대박 영화 마케팅 업무 하다가 제주에 카페를 낸 빵다방 최마담
* 농사도 해보고 이젠 음식업을 하게 된 해물라면집
*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는 서울에 있지만, 바다가 좋아서 제주에 있는 수중 영상촬영 전문가


이 외 7인이 더 소개됩니다.
각자 제주에 내려온 이유는 다 다릅니다.
이미 한번 이민 생활을 했던 사람들도 있고 처음인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은 있습니다.
자꾸 제주가 끌렸다라는 점이지요.
제주 할망이 부른다고^^
이해가 됩니다.





실제 정착하게 된 과정들을 인터뷰하면서 로망만을 가지고 도전할 제주 정착은 아니란 점이 눈에 띕니다.
월세가 아닌 연세 개념, 현지인들과의 친분 중요성 등, 현실 앞에선 냉정해질 수 밖에 없죠.
제주에서 먹고 살려면 농사 아니면 서비스업을 해야 하는데요.
서비스업이 관광객의 수에 따라 유동적이잖아요.
워낙 또 펜션, 호텔도 많고요.
자신만의 특별함이 없다면, 제주에서의 삶도 그닥 원하던 바를 이루는데 도움이 못 될 수 있답니다.
이런 적나라한 이야기들이 이 책 가운데 다 실려 있어요.


그들이 생활 공간, 그들의 생각을 말하면서 저자도 많은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학교 이야기 편에선 왠지 정말 떠나고 싶더라구요.
집도 준다고 하는데, 그 조건이 저희 가족에 딱 맞거든요.
자녀 2, 한명은 초등학생..
정말 내려가야 하나? 심하게 갈등한 부분이었답니다~



주인 남자 왈, 자기는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없다고 했다. 젊을 때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지금은 동반자인 아내와 좋아하는 바다를 실컷 보며 맘 편히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선지 주방에서 라면을 삶는 아내와 그는 무척이나 사이가 좋아 보였다. 하다하다 이젠 제주도까지 내려가서 라면을 끓이라는 거냐고 불평할 여자도 있을 테지만 여자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고 부부는 이따금씩 눈을 맞추었다. 나이 오십이 넘어서까지 눈을 맞추는 부부가 있다니 나로서는 그것 또한 신기한 일이었다. 정녕 이 모든 것은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바다 때문일까? (본문 中에서)




정화영 작가가 직접 경험한 제주 생활기 또한 리얼 스토리 그 자체랍니다.
무대포로 집을 구한 에피소드부터 빵빵 터져주시더니, 끝까지 생생 리얼입니다.
TIP이라고 해서 제주에 관한 많은 정보까지 기록합니다.
직접 그곳에서 생활을 한 경험이 고스란히 보여지는 글이지요.



이민자 이야기 편 뒤에 나오는 Info 입니다.
각종 자료들이 상세히 나와 있어 많이 도움이 됩니다.




'어멍, 아방~~~~'
저희 아이가 제주 방언이 나온 동화책을 보고 지금도 종종 이렇게 부릅니다.
제주도 말이 조금 어려운게 많더라구요.
그런데 이 두 단어에 추가로 할망이 늘었네요. 이 책을 보면서 말이지요^^


얼마전에 본 영화에서 제주도가 나왔습니다.
건축학00 이란 영화에서 제주도의 집을 리모델링 하고 위에서 자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그 바다가 고스란히 보이던 그 장면..
집에서도 창을 통해 보이는 바다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많은 영화에서 제주는 등장합니다.
천해 자연 환경이 가진 이점 때문이지요.
세계 7대 자연경관에도 선정 되었잖아요^^
굳이 멀리 돈들여 외국까지 나가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휴양지 느낌도 물씬나는 그 곳.
하지만 환상을 품고 제주를 바라본 이들에겐 무엇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는 책입니다.
제주에 대한 환상이 아닌 현실을 바라보고 싶으신 분들, 그리고 직접 제주에서 살 생각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이 읽으시면 더 팍팍 와 닿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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