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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님전 ㅣ 시공 청소년 문학 50
박상률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개님전 - 개님이라......
* 저 : 박상률
* 출판사 : 시공사(단행본)
'황구네 보신탕'
아... 젠0, 어제 저녁!
지하철 역에서 집에 가는 길에 걷다보니 그동안 매일 보면서도 식당 이름은 자세히 눈여겨 보지 않았건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저녁에 이 식당이 보이더라는 것...
하필 황구네냐.. 이런....
참 기분이 묘~했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안 좋은 기억들...
경기도에서 서울 첨 올라와서 살던 곳 근처에..
개에 관련된 어떤 장소가 있었지요.
야산 아랫쯤..
지나가면 냄새도 나고 했던 곳... 나중에 알고 보니 개를 잡던..곳이라고 하더라구요.
에효...
개, 사람들에게 친근한 동물, 그리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리고 정말 다양한 종류들이 개가 있지요.
마당에서 키우던 개들만 생각하면 안되죠. 집안에서도 키우는 개들도 참 많아요.
얼마전에 아는 집에 갔더니 거기도 있더라구요.
아이들이 참 좋아라 한다고...
그리고 개에 관련된 말도 참 많습니다. 은근히요.
-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산다
- 개도 주인을 알아본다
-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 개 밥에 도토리
- 개 팔자가 상팔자다
이런 속담도 있지만 일상에서 쓰는 말 중에도 개가 들어가는 말들이 많아요.
그만큼 개와 친해서 그런걸까요? ^^;;
이 책은 주인공이 개랍니다.
그런데, 그냥 개도 아니고 개놈도 아니고 개씨(氏)도 아니고 개님입니다.
더하여 개님+전 이라네요.
개 중에서도 그 유명한 진도개가 주인공이랍니다.
너무 궁금했어요. 도대체 어떻길래???

"그려도 으짜것냐. 우리 개 종족이 사람 손에 이미 길들여져 부러서 야성이 사라졌는디.
야성이 있으믄 먹는 것도 우리가 알어서 해결할 것인디, 인자 그라지 못허는 게 원망시럽제만 으짜겄냐.
쥐 잡을 때나 노루 사냥헐 때나 겨우 진도개 야성이 나오는 걸...."
"사람들도 원래는 점심을 안 묵었디야. 근디 요샌 묵더라고.....
사실 말이제 사람들은 너무 묵어. 배창시를 좀 비워놔야 허는디....
개들은 예로부터 먹고 잪은 것 있어도 배창시가 다 찰때까정은 안 묵었어.
그래서 위장병이 읎제. 근디 사람들은 배가 터질때까정 묵는디야.
그래서 걸핏하믄 배아파 죽제!
배창시는 절반 쪼깐 넘게만 채우고 나머지는 넉넉하게 비워 놓는게 좋디야, 사람이고 개고 할 것 읎이!"
진도개인 황구.
어느날 멀리 서울로 갔던 누렁이가 황구 앞에 나타납니다.
그리고 시작된 황구의 과거 이야기~
황씨 할아버지네 황구 가족들이 삽니다.
가족이래봤자 황구, 노랑이/누렁이 자매 이렇게 세 모녀랍니다.
황구는 이미 늙은 어미 개에요. 더이상 새끼를 낳을 수 없지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흑구와의 사이에서 난 강아지들 중 살아남은 노랑이/누렁이와 같이 살고 있어요.
황씨 할아버지도 그런 황구 심정을 이해하는지 팔지 않습니다.
황씨 할아버지 손자들도 강아지들을 좋아라 하죠.
아이들 노란 똥을 좋아하는 진도개.
황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같은 엄마라 그런지.. 짠하기도 하더라구요.
진도개(이 책에선 진돗개 대신 진도개라 합니다.)가 쥐들을 이리 잘 잡는지 몰랐네요.
돈들여 사왔건만 놀고 먹는 고양이 대신 황구는 아이들을 가르쳐서 쥐들을 잡습니다.
그리고 황씨 할아버지와 장터서 국밥까지 먹는 귀한 대접을 받죠.
할어지께서 개님이라고까지 말씀합니다.
게다 오는 길엔 쓰러진 할아버지를 불 속에서 구하기까지 합니다.
이때부터 불행의 조짐이 보입니다.
"노루야 우리헌티고 사람헌티고 해 끼치는 건 읎제.
그라제만 자연의 이치가 해 안 끼친다고 가만 둘 수도 읎은께 으짤 수 없어.
.......
먹을 것 갖고 싸우는 건 사람이고 짐승이고 가리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으짤 수 읎어.
숨탄 것들은 으짤 수 없이 자연의 이치를 따러야 하거든.
고렇게 혀야 자연의 질서도 잡히고..."

결국 몸져 누은 황씨 할아버지..
사람들은 황구를 잡아 먹으라 하지만 가족처럼 여기는 황구를 그리 할 수 없는 황씨 할아버지.
황구네는 노루까지 사냥해서 드립니다.
하지만 돌아가시죠.
그리고 장사를 치루는데 개들도 상복을 입습니다.
가족이니까요.
"내사 살 만큼 살았은께 은제 죽어도 여한은 읎는디, 나 읎게 되믄 인자 막 개 꼴 갖추어 살기 시작한 노랑이와 누렁이는 으찌께 해야 쓸까나...."
그리고 가세 때문에 노랑이와 누렁이는 팔려갑니다.
옷장수 따라 서울로 간 누렁이 이야기가 이어지고 임신한 몸으로 진도로 온 김에 엄마 황구에게 오는 이야기로 끝이 납니다.

구수한 사투리. 전혀 거부감 없습니다.
황구를 통해서 개들의 이야기 뿐 아니라 엄마의 입장에서 볼 수 있습니다.
개와 사람의 교감, 그리고 정말 사람보다 나은 개들의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지요.
황구가 하는 이야기 중에서 왜 이리 와 닿는 말들이 많은지...
인생사 이야기도 하니 원..
왜 황씨 할어버지가 황구네를 개님이라고 했는지 공감됩니다.
이 책이 청소년 소설로 분류되어 있지만요.
나이 성별 구분 없이 모두 다 읽어도 좋다 생각되어요.
작품 해설도 있고요.
세상에는 정말 개만도 못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거 같아요.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짠한 마음, 감동도 느꼈고요. 진도도 한번 가보고 싶더라구요^^
그나저나 아기 똥은 황금똥이라 하는데 진도개가 그걸 먹는군요^^
리얼한 애기 똥 먹는 장면들, 할아버지 상을 같이 치룬 황구네 가족..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