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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 것의 철학 ㅣ 누구나 읽는 철학 1
셰일라 린토트 지음, 김지현.배안용 옮김 / 사람의무늬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엄마가 된다는 것의 철학
* 저 : 셰일라 린토트
* 역 : 김지현, 배안용
* 출판사 : 사람의무늬
결혼을 하고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고.
평범한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리 엄마나 아빠 수업을 받지 않고 부모가 됩니다.
저희 부부의 경우에도 허니문 베이비였습니다.
임신 후 지독한 입덧 (두 아이 모두 그랬습니다.)으로 온갖 고생을 했더니 오히려 출산이 더 쉬웠던 케이스였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 출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둘 다 자연분만이었으나, 큰 아이의 경우엔 아빠가 막달에 수술을 해서 제가 힘들었는지...
2주 빨리 아이가 태어났고, 탯줄도 2번 감고 있어서 첨엔 숨도 안 쉬었드랬습니다.
무통 주사를 맞았고 타이밍을 잘못 맞추는 바람에 그 느낌을 못 가졌드랬습니다.
둘째 아이는 예정일 2일 지나서 무통은 맞지도 못하고 낳았죠. 대신 어렵지 않았습니다.
큰 아이는 2주 일찍 나와서 그런지 젖을 못 빨아 2개월만에 끊어졌습니다.
분유로 컸어요. 그런데 엄청 큽니다. 잔병 치레 많지 않아요.
둘째 아이는 제가 직장 다니면서 18개월을 모유 수유를 했어요. 유축도 하고요. 분유도 먹이구요.
이렇게 두 아이를 품에 안았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안았을때의 그 느낌은 아마 엄마라면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도 그래요.
인간의 아기는 생후 한 시간 이내에 엄마의 가슴 사이에 피부가 닿도록 해서 얹어 놓으면, '하드웨어에 내장되어 있는 대로' 젖꼭지를 찾아 스스로 빨기 시작한다.
신기하죠. 어떻게 알고 찾아서 먹는지...
낳아두면 저절로 자기들이 크는 줄 알았드랬죠.
그런데 엄마가 되는 것, 아빠가 되는 것은 참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어렵습니다.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이들을 낳고 나서 많은 책들을 보았습니다.
임신 했을 당시 보았던 1분 엄마라는 책도 기억나구요.
아이 낳고 살펴본 각종 육아 서적들(아플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이용해서 잘 모르는 부분들을 배워갔습니다.
시어머님, 또 어머님께 이것저것 물으면서도요.
그리고 인터넷도 한 몫 합니다. 온갖 방대한 정보들이 가득하니까요.
그 가운데서 내가 필요로 하는 답을 찾아서 나만의 방식으로 적용하는게 최종 결론이 되는 것이지요.
수많은 시행 착오가 있었고 현재도 진행 중입니다.
이 와중 만나게 된 이 책은 그동안 철학적인 의미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엄마 + 철학] 이라는 새로운 에세이로 좀 색달랐습니다.
엄마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 저술한 에세이지만, 쉽게 술술 읽히지 않았던건 아무래도 서양권이고 생각하는 관점이 조금 달라서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라는 이름 하나가 주는 그 끈끈한 공통점은 무시못할 크기였습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엄마들의 육아 에세이입니다.
그리고 단순한 엄마가 아닌 철학적인 의미를 담아낸 내용들이 이어집니다.
- 1부 엄마의 뇌
- 2부 출산의 고통
- 3부 엄마의 윤리
- 4부 엄마가 된다는 것이 당신이 생각한 것과 같은가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이들은 모두 엄마입니다.
그들이 경험했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토대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같은 경험을 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름 위로도 받고 힘도 얻을 수 있지요.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의 깨달음도 얻기도 합니다.
아, 이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졌구나.. 하는...
물론 모두 다 공감이 되는 내용들은 아니었지만 대다수는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 아이가 울때 안아줘야 하는데 그냥 둬야 하는지 : 이론 vs 소신 의 대립
- 모유 수유의 강요 : 공공 장소에서의 수유
- 아이를 두고 직장에 나갈 것인가 vs 집에서 양육에 전념할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됩니다. 우리는 엄마거든요.
특히 밤에 아이가 아프면 요즘 말로 멘붕이 옵니다.
지금이야 아이들이 커서 조금 나은데요.
어릴때는 심했죠. 뭘 몰랐으니 더 했을거에요.
지금은 여유롭게 어린 아가들을 키우는 친구들에게 조언도 해줄 정도니까요.
큰 아이의 경우는 아이가 먹지를 못해서 나오지 않았던 모유.
분유로 키웠지만 키도 엄청 크고 튼튼합니다.
기관지가 약한게 흠이지만 모유 안 먹어서 덜 자랐다, 면역 체계가 부족하다.. 이건 아닌듯 해요.
둘째 아이의 경우엔 정말 지하철에서 수유를 한적이 있어요. (안에서 말고 바깥으로 나왔죠.)
모유 수유는 외출시 짐이 적지만 이런 상황들이 발생하는거죠. 시도때도 없이 달라 하니까요.
아이 덮는 망토로 가리고 먹이긴 했지만요.
둘째는 회사 복귀 후 유축해서도 먹이고 밤엔 끼고 잤습니다.
덕분에 큰 아이때도 시도때도 없이 분유 먹이느라 둘째는 수유 하느라...
아이 낳고 한 1년간은 3시간 이상을 내리 잔 적이 없이 출근했고, 그 후로는 5시간 전후..
결국 그러다 제가 픽~~~

아이들이 이런 행동을 할때 결정을 해야 할 상황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때 하는 고민들이 이 책에서 엄마들도 다 같이 고민합니다.
같은 동료로서 또는 선배맘들이 이야기로서 도움이 많이 된답니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는 육아 지침서가 아닌 에세이라는 형태라서 그런가봐요.
5살 큰 아들이 할머니께서 어린이집 하원을 시켜주던 어느날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왜 난 엄마가 안 오고 할머니가 오세요?"
그날 퇴근해서 그 말 듣고 펑펑 울었드랬죠.
지금도 아이들은 엄마가 일 하지 말고 같이 있어달라 하는데...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아직도 가슴 한켠은 늘 아이들에게 이런 미안한 맘이 가득합니다.
저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 또 제게도 좋은 엄마가요.
지금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고 있는데 한창 손이 많이 가는 9살 6살 형제들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게 나은 것인지..
매일 매일 출퇴근을 하면서 고민에 고민을 하고 있지요.
이러면서 저도 조금 철학적이 되는거 같기도 하고 말이지요^^
"엄마, 사량해요. 엄마가 책을 읽고 있어도 사랑해요." (소냐, 4세)
책의 마지막 부분에 저자들의 자녀가 모성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에서 나온 글입니다.
얼마전 큰 아들이 학부모 공개 수업이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렇게 해주면 기뻐요라는 질문에 아이들이 답한 1위는 놀아주는 것, 2위는 안아주는 것이었습니다.
머리가 띵했죠.
소냐의 말하고 매칭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그냥 안아줘도 너무 행복하고 기쁘다고요. 사랑한다고요.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은 책들을 읽고 정보들을 수집하면서 엄마의 삶을 9년 살아왔고 계속해서 살아가는 중인데요.
아이들의 엄마로서도 저도 있고 저만의 저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아이들이 시기에 따라서 그 중요도는 얼마든지 수정 가능합니다.
전 이론적인 것보다는 소신을 많이 따르는 편이에요.
이상하게 육아만 그래요. 다른건 다 이론을 따르는데 말이지요.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고 웃을 수 있다면 그게 제 행복이고 제가 엄마로서 사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이게 저의 철학^^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빠가 된다는.... 책도 있던데 남편도 읽어보라 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