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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홍경래는 난을 일으켰을까? - 김조순 vs 홍경래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43
전병철 지음, 조환철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3월
평점 :
왜 홍경래는 난을 일으켰을까? - 지배계층 vs 일반백성, 시대가 낳은 인물 홍경래를 재조명하다.
올 설에 법정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 영화에서 피고/원고의 모습과 각각 대변하는 검사,변호사,판사, 그리고 그들이 각자 자신을 변호하고 증인들을 세우고 증거들을 찾는 과정까지...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재판을 볼 기회는 일반인들은 없기 때문에, 이렇게 영상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것이지요.
이런 법정이 아이들 책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일명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시리즈(출판사:자음과모음)' 입니다.
이 시리즈를 접한지 이제 2~3번째 됩니다.
청소년 책으로 분류 되었지만요. 읽다보면 이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아마 학부모들도 보실텐데요.
아마 청소년 책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라 여기실것입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이번에 만난 홍경래에 관한 책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읽다보니 엊그제 있었던 선거와 관련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책을 놓고서도 한참 동안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김조순 vs 홍경래.
왜 홍경래가 피고가 되어야 했는지부터 의아했습니다.
그 이유는, 또 결론은 책 안에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역사 속 다양한 이들의 등장>
원고/피고인 김조순/홍경래 외에 순조 임금, 김삿갓의 할아버지 김익순, 거상 임상옥, 정약용, 우군칙, 전봉준이 각측의 증인으로 출두하여 각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들이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 상황을 상세히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상도를 통해서 알게 된 거상 임상옥이 이 책에 등장하여 반가웠습니다.
하도 오래전에 읽었던 책 내용이 다시 궁금해지는 계기가 되었고,
그 책에 등장했던 홍경래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한 사건을 각기 다른 입장에서 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들을 들여다보입니다.

<한국사와 세계사의 시대를 비교해 볼수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 프랑스 혁명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우연이었을까요? 아님 필연이었을지..

(우리의 조상들이지만 우선 이름으로만 적어봅니다. ~님, ~씨 등은 생략합니다. 양해바랍니다.)
세도정치를 일삼던 김조순이 홍경래를 고소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자신을 무고하게 고발했다는 것이지요.
조선 중기부터 이어져 온 왕권의 약화, 당파의 싸움 등은 결국 선조, 헌종, 철종에 이르기까지.. 왕 대신 외척의 힘을 키워주는 상황을 초래합니다.
사실 역사를 통해서 보면 외척의 힘을 견제하는 내용은 오래전부터 등장합니다.
외척을 자신의 힘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이용하는 왕족들도 있었으며,
반대로 외척 때문에 왕권의 위협을 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조선 초엔 조선 3대왕 태종의 경우, 정치적인 이유를 들어 원경왕후 민씨의 형제들을 제거합니다.
아예 왕비나 세자빈을 뽑을때 친인척이(특히 정계에 진출할 이들이 없는) 없는 여인들을 뽑기도 합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경우 입니다.
아들 즉 고종 임금의 비를 뽑을때 그랬었지요.
이 책에 등장하는 김조순하고도 깊은 연관이 있지요.
자신의 누이나 딸이 왕비, 세자비가 된다면?
정치의 세계에서 한 발판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요, 가문의 번영과 영화를 누릴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청렴 결백한 충신들도 있습니다.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 약간의 욕심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걸 모를 왕이나 왕자들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김조순 vs 홍경래>
한 쪽은 사회 지도층을 대변하는 이, 그중에서도 가장 세력이 컸던 이입니다.
한 쪽은 사회의 차별을 받는 일반 백성이었던 이입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바로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던 지도 계층(이 당시엔 외척)과
백성의 실상이 대립이 극에 달하여 일어난 조선 후기의 난을 다루고 있습니다.
정조의 둘째 아들이 순조로 즉위하나 어린 나이였습니다.
그래서 영조의 비 정순왕후가 일정기간 수렴청정을 한 후 순조가 친정을 합니다.
친정을 했어도 어린 나이였기에 장인인 김조순이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칩니다.
그 와중 안동 김씨 세력이 권력을 등에 업고 힘을 행사하죠.
그들이 말하는 경제의 성장, 사회의 안정 등은 특권층에 해당하는 이야기일뿐,
실제로 백성들은 점점 더 생활이 어려워만 집니다.
그런 상황을 몸소 체험한 이들을 대신하여 홍경래가 난을 일으키지요.
여러 상황상 부족함이 있었던 난이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봉기의 의미가 중요했습니다.
이 난을 계기로 그동안 당하기만(?) 했던 백성이 자신들의 뜻을 말하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 조선 후기의 많은 난들에 큰 영향을 준 사건이 됩니다.
여기에 그 의미가 가장 큰 것이지요.

<교과 내용과의 비교, 용어의 설명, 그리고 지식창고는 보물창고>
책 중간 중간 나오는 교과서에 소개된 내용의 형태, 주요 용어들의 설명은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비교가 됩니다.
교과서엔 이렇게 짧게 나오는데 이 책에선 상세히 이렇게 나오는구나, 전후 설명이 이해가 되지요.
어려운 용어들도 다시 한번 짚게 됩니다.
그리고 휴정시에 나오는 인터뷰나 지식창고 이야기도 꼭 봐야 합니다.
최후 진술 후의 논술 문제는 실제 시험을 준비하는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홍 장군은 시대가 낳은 인물이에요. 역사 속에서 평가되어야 할 인물이란 말입니다.>
홍경래의 난 이후에 수많은 민란이 전국적으로 계속된 것을 보면요.
보다 나은 세상을 원했던 홍 장군의 정신이 시대와 함께 이어져 왔던 것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좋은 세상도 이렇게 이어져 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홍 장군은 역사를 발전시킨 인물 중의 한 사람인 것입니다.
- 증인으로 나온 전봉준의 증언 중에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는 위와 같습니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했죠. 판결문의 내용이 전 공감이 너무 많이 되었습니다.
이 말이 결정적이었기 때문이에요.
반역이라 매도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 고통속에서는 누군가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홍경래가 나섰기에, 그 당시에는 인정받지는 못했어도 후세의 세상이 변화를 겪었습니다.
아무리 김조순과 원고측 증인이 떠들어도 그게 확.. 와 닿지 않았더랬습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까요.
전봉준의 이 말이.. 이 책에서 가장 압권이었습니다.

- 한 사건의 재판 과정을 통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다양한 의견을 보여주며 독자들에게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 생각지도 못했던 연관인들이 등장하여 반가움을 일으키게 합니다.
- 철저한 증거 조사와 판사의 적절한 대응, 그리고 실제 재판정 같은 긴장감도 조성하지요.
- 그동안 얕게 알고 있었던 역사의 한 단편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제가 이 한국사법정 시리즈에 빠지게 된 이유입니다.
청소년 책이지만 제가 더 먼저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는 이유기도 하지요.
초등 저학년인 저희 아이는 지금 조선 후기 편의 동화를 보고 있습니다.
이 책을 볼때 저희 아이가 영정조 시대, 정약용 편을 읽고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한국사를 다 보면 그때 아이에게 조금 깊이 있는 책을 보여줄 터인데요.
이 책도 보여주려 합니다. 위인전과 역사 동화를 읽었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이는 어떤 의견을 줄지도 기대가 되구요^^
앞으로 이 시리즈 쭈욱~ 내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