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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 -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ㅣ 굽이구비 옛이야기 2
임정자 엮음, 허구 그림, 최원오 감수 / 해와나무 / 2011년 12월
평점 :
짐승의 말을 알아듣는 각시 : 술술 쏙쏙 언어 이야기 - 말 잘하는 사람들이 참 부럽답니다. 지혜와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책~
만 10년을 넘기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많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단연 으뜸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말 잘하는 사람은 못 당하고 그런 사람들이 승진에도 굉장히 유리하구나.. 입니다.
전 사실 말을 잘 못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일상의 대화나 편한 자리에선 조리있게 다가가지만 이상하게 회사에선 잘 안되더라구요.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선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조리 있고 일관되고 리액션도 잘 하고 바로 피드백이 가능한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그렇게 말하기 위해선 타고난 능력도 있어야 하지만 솔직히 노력도 필요할 거에요.
저도 나름 노력한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일 쪽에선 잘 안되긴 하더라구요.
다양한 언어 구사, 그 방면에 해박한 지식이 필수가 되어야 말로 이길 수(^^;;) 있답니다.
이 굽이구비 시리즈 2권은 바로 언어에 관한 책이랍니다.
그렇게 보니 1권은 바로 변신에 관한 이야기였지요. 다양한 동물들이 변신을 하는~
이 책은 언어다 보니, 주인공은 그럼 당연히~~~~ 사람들이겠지요~ 과연 그럴까요? ^^
예로부터 말 한마디면 천냥 빚을 갚고, 하룻밤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쓰는 이 언어로 인해서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예사요 일상에서 굉장히 영향을 많이 끼치는 것을 알 수 있답니다.
호랑이 앞에서 죽을 뻔한 나그네가 우연히 한 말 한마디를 통해 목숨을 건지는 것은 물론 그 호랑이가 죽을때까지 나그네의 어머니를 돕고 호랑이가 죽자 새끼 호랑이들도 끝없이 할머니(인간)에게 효를 보이는 모습이 참 뭉클한 이야기도 있지요.
우리의 옛 이야기를 보니 이 언어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 참 많이 있네요.
이 책에도 무려 11가지의 재미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그 이야기 속으로 출발!
그림이 독특합니다.
이쁘장한 그런 그림은 아닙니다만, 책하고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저희 아들 말로는, 이쁜 그림은 확실히 아니랍니다. ㅎㅎㅎ
1권에 이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들 가운데 동물들이 꽤 있네요.
우리가 아는 곶감 이야기에선 호랑이가, 황새나 개구리도 등장하지요.
도둑에게 잡혀 목숨이 경각에 달한 상황에서 뛰어난 언변으로 무사히 목숨을 건지는 선비들의 이야기, 말을 잘해서 부자의 사위도 되고 벼슬을 얻는 이들의 이야기들이 상세히 그려집니다.
그런데 이들이 성격이 나쁘고 못되어서 이런 거짓말을 했을까요?
아이들에게 거짓말은 나쁘다고 가르치면서 책 안에서 거짓이나 속임의 말이 등장하거든요.
아이들이 의문을 가질만도 합니다.
그래서요. 그 상황을 자세히 보라 해야 합니다.
왜 이들이 그런 말을 할 상황이었는지 말이지요.
거짓말을 한 사람들은 그냥 우리처럼 일반적인 사람들입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침착한 대응을 한 이들의 모습이 태반입니다.
거짓말이라는 상황을 벗어나서 그 이야기 내용을 자연스레 따라가면 그럴수 밖에 없게 이해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야기 읽을때 꼭 한편을 쭉~ 읽는게 좋더라구요.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된다~~~ 라는 옛 말은 정말 맞는 말입니다.
무사히 호랑이를 피해 잘 가고 있는 남편에게 던진 무심코 한 말 때문에 남편이 범에 잡혀간 이야기나 곶감 하나에 호랑이가 벌벌 떠는 이야기~
말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하지요.
뒷편에 보면 해설은 물론 책이 나온 판본 소개도 이어집니다.
아이들이 좀 크면 중,고등학생이 되면 이 판본도 찾아보려구요.
참, 본문에 어려운 단어들은 설명이 되어 있어서 도움이 되니 참고하셔도 됩니다.
이번 책을 읽고서는 표창장을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많은 이야기 가운데서 꼭 주고 싶은 등장인물에게 주자.. 했더니 바로 각시를 선택하는 아들이었습니다.
주는 이유는? 하고 물어보니 아래와 같이 적어보네요.
살아가면서 우리가 하는 말은 얼마나 많을까요?
그 안에 정말 유용한 말들은 또 어느 정도나 될지..
언어라는게 단순이 그냥 말이 아니라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 귀는 두 개고 입은 하나인 이유가 더 많이 듣고 말은 잘 골라 적절히 하라는 의미가 있잖아요.
남을 해하는 그런 말을 하는게 아니라 삶을 즐겁게 하고 유익하게 하는 그런 말을 더 많이 하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또한 그리 노력해야겠죠. 재치와 지혜로운 말을 더 많이 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잘 듣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