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홍 - 彩虹 : 무지개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채홍 : 彩虹: 무지개 - 그저 사랑 받고 하기를 원했을 뿐... 그게 그리 큰 욕심이었을까?




* 저 : 김별아
* 출판사 : 해냄출판사



문종, 조선 5대 임금이자 위대한 세종대왕의 첫째 아들입니다.
밑으로도 많은 동생들이 있으며 비운의 왕 단종과 경혜공주를 후사로 남긴 왕이지요.
어릴때부터 효자로 인정받고 실제로 창경궁에 가면 아버지를 위해 심고 가꾸었다는 앵두나무가 아직도 있습니다.
(올 여름에 아이와 함께 가서 직접 보기도 했지요.)
공부도 잘 했고 성군의 자질은 가지고 있었으나 몸이 허약한 점이 있었지요.
문종의 가계도를 보면 아내라 3명만 나옵니다.
자세히 들여다 봐야 5명으로 보이지요.
왜냐하면 그가 세자로 있었을때 맞이한 빈인 휘빈 김씨와 순빈 봉씨는 세자빈이 되고 나서 폐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한 명도 아닌 두 명이라...
그러면 꼭 여자만의 문제는 아닐텐데요.
일반 백성도 아니고 왕실의 왕자이자 세자의 아내가 2번이나 폐위되었다면 원인은 세자에게도 있을텐데 역시나 역사는 강한자와 승자의 기록이니 폐빈들의 여러 사유들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채홍..무지개를 뜻한다고 합니다.
제목만 보고서는 어떤 내용일까 상당히 궁금했는데 바로 문종의 두번째 아내이자 폐비되어 죽은 순빈 봉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미실'이라는 책을 통해서 한때 그녀에게 폭~ 빠져있었던 적이 몇년전이었지요.
그 후 여러 책들과 공연도 보고 TV에서도 방영된 모습들을 보면서 신라 시대에 대해서 많이 알았드랬습니다.
이번엔 김별아씨가 바로 순빈 봉씨를 대상으로 한 '채홍'을 내었습니다.
조선 시대, 현재와 가장 가깝고 그나마 문헌이 많은 시대죠.
자료와 여러 기록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구요.
그 조선 시대에 다양한 역사의 이야기가 있을 것인데요.
이번에 '채홍'을 통해서 조선 시대 여인, 특히나 왕족 여인의 사랑에 대해서 조금 다른 시선, 아니 기록보다 오히려 더 공감되는 내용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난이라는 이름을 가진 매혹적인 소녀는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아름답게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지만 고명딸에
할말은 해야 하고 당당하고 자신감이 가득한 그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그녀이기에 외로움은 참 견디기 힘든 그녀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세자의 두 번째 부인으로 낙점되어 궁궐에 들어갑니다.
오라버니와 올케들을 보면서 자신도 사랑 받고 잘 해야지 했던 그녀는 남편에게 첫날부터 소박을 맞습니다.
그래도 끊임없이 잘 해보고자 노력하고 사랑하고자 했지만 계속된 둘의 갈등과, 3명의 후궁, 후궁의 회임, 상상 임신 등이 이어지면서 결국 그 마음마저 차갑게 식어버리지요.
미인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는 세자의 그 생각이 참으로 이해가 안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이미 다른 이를 사랑하고 있었을까요?
아내 둘 모두를 폐위하게 만든 그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세종과 소헌왕후 또한 자식만을 생각하는 부모였음을 알 수 있지요.
희빈 김씨도 박색이었다곤 하나 첨부터 소박을 놓았으며 김씨 또한 남편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한 행동이 결국 죄가 되어 쫒겨났죠.
궁녀들 사이의 대식을 막는 왕의 뜻과 걸러서 두 번째 맞이한 아내 또한 결국은 남편의 사랑을 얻고자 하였으나 안되어 빗나가고만 것입니다.


책 중간에 세자의 마음을 표현한 글이 나옵니다.
빈들은 원하는게 있었고 격식과 의무가 있었다고 어려워 하고, 후궁들은 그런게 없었다며 편해하죠.
결국 그의 마음가짐에서 잘못된 것이라 전 생각합니다.
후궁들도 말로 못할 뿐이었지 똑같은 마음 아니었을까요?
단지 희빈이나 봉빈은 종실의 대를 이어야 하는 점이 추가되어 조금 더 맘이 급했던 게지요.
빈이건 후궁이건 맘은 다 세자의 사랑을 원했으나, 그네들을 바라보는 세자의 마음이 그저 달랐던 것이지요.
마음에도 없는 결혼이 애초부터 싫었으니 부인들을 사랑할 수 있었을런지요. 변해볼 생각은 과연 했을까요?




소설이기 때문에 역사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두고 읽으셔야겠지요.
사실 우리 사회는 고대부터 모계의 영향이 강했습니다.
조선의 경우도 조선 중, 후기까지는 어머니의 가족의 영향이 생각보다 컸다고 합니다.
제사도 아들이 아닌 딸이 지낼 수도 있었구요.
장가 간다는 표현이 바로 남자가 여자 집으로 들어간단 의미여서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결혼 후에도 여자는 친정에서 살 수도 있었더랬죠.
하지만 왕가에서는 반대였죠. 일반 사가와는 달리 결혼 풍습이나 일상의 면에서 무조건 남자 중심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조선 후기엔 왕가 뿐 아니라 사회도 점점 그렇게 변해갔고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또 사회가 많이 바뀌면서 맞벌이도 늘고 여성의 지위도 높아지면서 외가에서 아이를 봐주시거나 하시고 가족 내에서 여성의 위치도 많이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요런 점들은 염두해 두시고 봐도 좋을듯 싶습니다.
책에서는 난이 오빠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아버지에 의해 죽었다고도 합니다.



(책 뒷표지에 적힌 아래 문구가 인상적으로 남습니다.
"역사는 사랑을 기록하지 않지요.
아니, 애초에 못하지요.
그래서 사랑은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되는 것입니다.")



동성애, 사실 지금 이 현재에서도 주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워낙 다양성과 개성이 강조되는 사회이기에 이해는 못하면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알고 인정하고 있는 것이지요.
현실에서도 이러한데 하물며, 옛 시대 게다가 궁녀도 아닌 왕족이 그랬다니 얼마나 큰 스캔들이었을까요.
이 사건을 다루면서 이 책은 다른 시선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가 여성이어서 또 김별아씨라서 그럴수도 있을 것입니다.
같은 여자라서 아무래도 더 여성들이 읽기에 와 닿아집니다.
동일한 사건을 바라보는 남자와 권력있는 자들의 시선이 아니라 왜 그녀가 그렇게까지 가야만 했는지를 여자이면서 약자인 난의 입장, 며느리의 입장에서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지요.
왜 세자의 그 행동을 말 못했는지 조금 갑갑하긴 합니다만, 그땐 그랬겠죠.
결국 시아버지 세종과 시어머니 앞에서 최종 확인을 받으면서도 입안에서 맴돌던 그 많은 말을 못한채 그냥 인정하고 쫒겨난 것이겠지요.
해봤자 소용없는 말들.. 이미 결론 지어진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이미 최고의 미인었지만 지아비에게 사랑만 받았으면 더 활짝 피
고 그 누구보나 남편에게 잘 했을 봉씨라고 생각됩니다.
과연 그녀가 왕후가 되어 건강한 소생들을 나았다면 우리의 역사는 조금은 바뀌었을까요?
남편의 사랑을 바란 그녀, 사랑을 바란 것이 그녀의 죄라면 죄였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사랑 때문에 젊은 나이에 꽃을 피워보지도 못한 채 사라져 버렸습니다.
사랑받고자 했던 그 맘이 그녀를 그리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지요.
책을 읽는 동안 그녀가 되어 온전히 그녀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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