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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얘기 들리세요? -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여는 따뜻한 이야기
롭 부예 지음, 김선희 옮김 / 다른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선생님, 우리 얘기 들리세요 - 이 녀석들... 쫌! 쎄다~~~
* 저 : 롭 부예
* 역 : 김선희
* 출판사 : 다른
제목만 보고서는 어떤 이야기일지 학교 이야기인가?라는 막연한 생각만 들었던 책입니다.
펼쳐드니 색다르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나오면서 생각나는 선생님들이 있으세요?
전 다섯분 정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굉장히 미인이셨고 키도 크셨던 초등 6학년때 담임 선생님.
저는 싫어했지만 이뻐라 해주셨던 중학교 2학년때 수학 선생님.
동생도 가르키시고 저의 담임도 되셨던 푸근한 인상의 중학교 3학년때 담임 선생님.
우리 학교 선배님이시자 개그맨 김00 동창으로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들려주시고 긴장감을 풀어주셨던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
몇 년전에 돌아가셨다고 전해들은 대학 때 물리 교수님(별명이 아인슈타인이셨답니다.)
각각이 에피소드들이 많지만 인상에 남는건 제가 힘들 시기에 가장 힘을 주셨고 어린 나이지만 그때 뭔가 깨닫게 하는데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기도 합니다.
언제 한번 찾아뵙고 인사도 드려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정말 조만간에는 가봐야지 싶어요.
캡틴, 오 나의 캡틴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 등장하는 대사)
몇몇의 영화에서 아주 멋진 선생님들이 등장하죠.
다른 영화는 제가 안봐서 모르고 전 '죽은 시인의 사회'만 기억이 납니다.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 선생님과 아이들이 책상에 올라가던 장면이 인상적이었던 영화.
정말 저런 선생님이 계실까?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죠.
그런데 그런 선생님이 이 책에 계십니다.
바로 새로 부임해오신 테업트 선생님이세요~ (정황상 남자 선생님이십니다~~ ^^)
초등 5학년 아이들 선생님으로 오신 테업트 선생님, 그리고 그 반 아이들과 함께 10개월간 생활한 이야기가 몇몇 아이들의 입장에서 그려집니다.
바로 그 아이들은 각각 사연을 담고 있는 루크, 제프리, 피터, 애나, 제시카, 대니얼, 알렉시아 입니다.
그들에겐 어떤 일들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새로운 시작 그리고 변화
일반적인 선생님과 다른 방식의 수업을 진행하는 테업트 선생님.
1달러 단어 찾는 것부터 해서 신선한 수업의 연속입니다.
어른인 제가 봐도 이렇게 재미난게 아이들이라면 얼마나 좋아할지 상상이 마구 됩니다.
(책 중간 중간 1달런 단어들이 많이 나와요.
단어 찾는 재미도 있답니다^^
서른개 thirty, 친구들 colleagues, 벙어리장갑 mittens, 마법사들 wizards, 저격병 sniper 등등)
독특한 수업 방식 뿐 아니라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도 기존의 선생님과 다르다는 것을 안 아이들은 자신의 비밀도 드러내고 서서히 변해갑니다.
물론 좋은 방향으로요.
모든 일에 뚱하기만 하던 제프리가 특별반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제시카와 비밀 이야기를 공유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옵니다.
아직은 어린 아이들인데요. 그 아이들이 견뎌야 하는 짐들이 고스란히 느껴졌어요.
형의 병 앞에서 동생이 할 수 있는 한은 다 했던 제프리인데, 가족은 그걸 인정못하고 형의 죽음만을 이야기 할 뿐이죠.
이제 겨우 10대 초반의 아이가 골수를 이식하고 줄기세포를 주는 그 과정도 얼마나 힘들었을지...
제시카가 제프리에게 하는 말 한마디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울컥 했습니다.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제프리."
어른들은 아니 부모들은 그 말 한마디가 그리 힘들었을까요.
저도 어른이지만 왠지 가슴 한 켠이 살짝 아파왔습니다.
나는 과연 내 아이에게 제프리와 같은 상처를 입히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요.
미혼모인 애나의 이야기를 모두 안 제시카가 초대를 받아 엄마랑 같이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고 와서 대화가 아주 인상적이에요.
어찌 보면 서로 상처입은 엄마들이잖아요. 남자로 인해서~
하지만 엄마는 강하다고, 강한 엄마의 모습과 딸을 잘 키우려는 모습들이 두 어머니들에게서 보여서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조용한 애나가 똑똑한거고 제시카도 책도 많이 보고 편견없이 자라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에서 개인적으로 두 아이를 너무 좋아해서요~~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제시카는 방한바지가 없었는데, 자기만 생각하는 줄 알았던 루크의 흔쾌한 바지 대여 이야기는 아이들이 서로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을 알게하는 모습을 자연스레 보여줍니다.
공부만 잘 하는 줄 알았던 루크의 의외의 순진함도 볼 수 있고, 테업트 선생님과의 대화 후 알렉시아의 변화, 끝없이 이어지는 착한 마음을 가진 그림을 잘 그리는 대니얼(대니얼 그래도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어^^) 과 다른 친구들은 그렇게 선생님이 오시고 행복한 시간들, 변화의 시간들을 가집니다.
학교 가는게 굉장히 즐거웠을것 같아요.
하지만 그들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요
![](http://blog.dreamwiz.com/usr/r/o/rose97/209/rose97_20111107082006_13756611_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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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 난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제시카 - 나쁜 감정이 있어서 피커를 공격한 애는 한 명도 없을거다. 피터는 갑작스럽게 공격을 받아서 그냥 눈덩이를 던진거다. 그럴 줄은 몰랐다. 그리고 시작은 나였다.
피터 - 거기 선생님이 있을 줄은 몰랐다.
대니엘 - 테업트 선생님이 서 있었다. 길 한복판에.
제시카 - 아직도 알렉시아의 비명이 맴돈다. 귀를 찢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비명이.....
피터 - 난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루크 - 테업트 선생님이 우리를 말렸어야 했다. 선생님은 우리를 너무 내버려뒀다.
피터 - 되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걸 던지려고 했던 게 아니었는데.....
애나 - 제발 우리 선생님이 무사하기를.....
침묵, 변화, 그리고.... 새로운 그들의 이야기
사고는 예기치 않게 발생합니다.
자유의 날에 주어진 사고로 인해서 아이들은 침묵 속으로, 깊은 악몽 속으로 들어갑니다.
테업트 선생님은 혼수 상태에 계십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아이들은 또 자랍니다.
비록 부재중이신 선생님이지만 선생님의 영향력이 발휘됩니다.
닫힌 부모맘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노력하는 제프리의 모습, 알렉시아의 변화, 대니얼 가족의 애나 가족에 대한 감정 변화 모습 등이 바로 선생님이 안 계신 가운데 일어난 일들입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선생님께 치명타를 가한 피터의 자책감과 냉정한 루크의 변화까지, 제프리의 비밀을 알고 조용히 돕는 어른스런 제시카의 모습까지...
아, 이녀석들... 제법 강합니다.
제임스가 팔을 풀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피터의 눈을 들여다봤다.
"피터, 너 잘못 아니야!"
제임스는 고함을 질렀다.
"너 잘못 아니야! 사고야! 사고!"
교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피터가 훌쩍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그맣게, 그러다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엉엉 소리내어 울 때마다 몸 전체가 들썩거렸다.
- page 247 본문 중에서
![](http://blog.dreamwiz.com/usr/r/o/rose97/209/rose97_20111107082006_13756611_2.jpg)
눈물이 핑.. 돌더니 결국 주르륵...
어린 나이에 피터가 감당했을 그 무게, 제프리, 제시카, 애나의 마음들..
어린 친구들이 이래도 되는건가요?
그들의 성장하는 모습이 가슴에 콕~ 박혀버렸습니다.
선생님의 뇌수술 이후 연락이 두절되고 그리고 그들에겐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도 빠져보세요.
아참, 내년에 후속편이 나온답니다.
저.. 꼭 꼭 찾아볼거에요^^
그리고 테업트 선생님이 왜 1달러 수업을 했었는지, 책 안에 1달러 단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이유도 어렴풋이 알 수 있답니다.
1달러 단어 수업, 풀 수 세기, 창의적인 모둠 활동, 칭찬고리, 자유의 날, 눈싸움....
테업트 선생님과 아이들의 이야기는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듯 싶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뿐 아니라 모두 보면 참 좋을 책이라 여겨집니다.
제목대로 가슴이 참 따뜻해지는 책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