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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 休.止 - 세상과 싸울 필요 없습니다
마가렛 휘틀리 지음, 강소연 옮김, 황성원 그림 / 부엔리브로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휴지 : 세상과 싸울 필요 없습니다 - 지금은 살짝 쉬는 타이밍, 삶의 방향을 다른 눈으로도 돌려볼 기회였어요.
올해 초 아빠의 환갑 기념으로 온 가족이 제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겨울 끝무렵이었고 봄 초입이었는데 제주는 이미 따뜻하더라구요.
그때 갔던 코스 중에 '선녀와 000'이라는 곳이 있었어요.
저야 가기 전에 대략 어떤 곳인 줄 파악하고 계획했던 곳이지요.
사실 부모님들을 위한 곳으로 선택했는데요. 아이들도 잘 보고 저희도 즐겁게 다녀왔던 곳입니다.
그 곳은 현재가 아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간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에요.
저 어릴때 생각도 나는 곳도 있고, 엄마는 다음이질도 해보시고~
옛날 극장에선 옛날 영화가~
옛날 학교 교실에 교복과 가방, 모자까지~
디스코장이랑 책방, 구멍가게, 펌프질이 있는 마당 등 정말 다양했죠.
이 책 서두에 저자인 마거릿 J. 휘틀리 씨가 1960년대에 봉사활동차 한국에 왔었고 다시 2000년대 왔을때 그당시 모습을 재현해 놓은 박물관을 가봤다고 하더라구요.
저자도 제주의 그 장소를 가보면 느낌이 남다르실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그곳을 보시면서 옛날 일도 생각하시고 표정에 많은 생각들이 담겨계셨답니다.
당신들이 살아오신 어린 시절, 남편은 해외에 있고 어린 나이에 세 아이들을 키우셨던 우리 엄마의 마음, 고만고만한 삼남매 키우시느라 정신없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서 사셨던 부모님을 뵈니.. 짠하더라구요.
지금은 이제 자식들이 다 장성하여 쉬실만도 하신데 손주들 보랴 아직도 일하시랴 그렇게 사시네요.
그래도 옛날보다 많이 마음의 여유도 찾으시고 행복해보이십니다.
단, 건강은 안 좋아지셔서 항상 챙겨드려야죠.
저희도 지금 부모님 세대처럼 같은 시기를 겪고 있지요.
가장 힘겨운 시기일듯 해요.
사회에선 일의 중추가 되어야 하고 집안에선 아이들도 돌보아야 하니까요.
한마디로 쉼없이 내 삶을 채찍질하면서 매일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일요일이 끝나갈때는 월요일 출근하는 것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 받고~
낮에 일하고 저녁 늦게 퇴근해서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정말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게 그냥 쓰러져서 잠이 듭니다.
쉬고 싶은 주말에도 주중에 못 놀아준 아이들과의 시간을 가지다 보면 후딱 가버리네요.
항상 질문을 합니다.
언제쯤 난 편하게 쉴 수 있을까??? 라고요.
<두려움을 그대로 두고 관조하는 것,
이것이 두려움이 없는 최고의 경지이다.
- 제리 그라넬리(음악가)>
삶은 우리가 어떻게 하던간에 흘러갑니다.
그 삶에 저항하지 말고 순리대로 흘러가게 두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눈에 보이지요.
그 가운데 수많은 기쁨과 슬픔, 도전도 있을거에요.
그땐 나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하는 이들과 극복해가자구요.
그리고 저 일들은 누구나 다 겪은 일들이랍니다.
너무 자신에 국한되어 자책하거나 하지 말고 견뎌내야 합니다.
<보통 사람과 특별한 사람의 차이는 이렇습니다.
특별한 사람은 모든 것을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보통 사람은 모든 것을 그저 하늘이 주는 축복 또는 저주라고 생각합니다.
- 카를로스 카스타네다 (돈 후앙의 가르침)>
결국 내 마음가짐입니다.
지금 너무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나만 힘든것도 아니요, 앞으로 더 힘들수도 있는데 그땐 어떻게 해야 하나, 다시 좋은 일들만 생길수도 있는 반전도 있음을 기대하며 버티거나..
이런 생각들을 해보게 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소중한게 무엇인지, 미래의 삶에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내가 취해야 할 일들이 무엇들인지 고민하게 되네요.
이제는 뭔가 변화를 주어야 할듯 합니다.
세상과 싸우지 말고 타협해라, 방향을 전환해봐라~
이 책에서 속삭이고 있어요.
짧고 임팩트 강한 글들과 한 두 페이지의 단편 이야기는 조금은 느리게 읽어야 그 맛이 느껴집니다.
뭔가 지금 갑갑하고 누군가 숨통 좀 트여줬으면 좋겠거나
이 가을에 사색에 잠기게 도와주는 책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