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처럼
김경욱 지음 / 민음사 / 201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동화처럼





두 아이를 낳고서 매일같이 보는게 동화다.
그림동화, 명작동화, 전래동화, 창작동화...
동화의 종류도 엄청 나다. 대부분은 권성징악의 결말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이 행복한 결말을 이룬다. 창작의 경우는 내용이 좀 다르지만, 전래나 명작은 비슷하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당연히 불행한 결과보단 행복한 결과가 나왔을때 반응이 좋다.
물론 나도 어릴때 동화를 보면 그런 생각을 가졌고, 그렇다고 믿었다.
하지만.. 크면서 보니 동화는 동화더라는거..
물론 비슷한것도 있지만, 아닌것도 많다라는 것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연애성장소설이란 타이틀과 동화처럼이란 제목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30대 초반, 아이둘이 있는 내게 이런 연애소설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책속의 주인공들의 대학 이야기부터 마지막 근 10년이 흐른 시점까지의 이야기들은 남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도 경험해보았던 과정들과 감정들이 다 녹아 들어있었다.
70년대 후반 태생인 내게, 김경욱이라는 소설가는 낯설지만, 이 책을 통해 확 박혀버렸다. 그 이름이..


주인공은 두명.. 장미와 명제..
그리고 조연 서정우와 한서영, 가족..
노래를 좋아하는, 눈물도 많고, 서슬퍼런 엄마 밑에서 자라 계모일지도 모른다고 생각으로 사는 장미, 침묵이 일상화 되어 있는 명제...
그들은 신입생 시설 노래패에 입단하고 각각 맘에 품는 사람이 있었다. 장미는 손이 고운 치대생 정우를, 명제는 고운 향기가 나는 서영을 말이다.
당시엔 서로는 별 관심이 없던 그들이다. 장미는 명제를 두꺼비로, 명제는 엄청난 음치인 자신이 노래하는데 장미가 유일하게 울었던 기억만 가지고 있다.


몇년 뒤 사회인이 되어 두사람은 우연한 기회에 만나는데, 이전과는 완전 달라진 명제... 개구리에서 왕자가 된 그였다.
동화의 수순처럼 그들은 사랑에 빠져 결혼에 이른다.
하지만 예상치 않게 결혼식부터 난관에 부딪히게 되고(여행사 부도), 처음은 정우의 등장, 두번째는 서영의 등장, 그리고 살면서 겪는 여러 사건들을 통해 그들은 두번이나 이혼을 한다.
그 가운데 나오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이야기의 재미와 이해를 돕는다.
두 사람은 결혼 생활을 하다가 이혼 후 다시 결합, 그리고 또 이혼.. 동일한 사람과 반복되어지는 이혼과 결합...
그 과정에서 눈물 공주는 침묵속으로 침묵 왕자는 눈물을 흘리게 되는데..
그들은 진정으로 헤어졌던 이유를 알 수 있을까? 단지 상황이 변해서? 아니면 다른 사람을 맘에 품은 거 때문에?????
그 과정들을 다 보여주고, 장미 아버지의 입원행으로 장미가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장미와 명제는 다시 한번 재혼의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나는 이야기다.

 

책 속엔 눈물공주와 침묵왕자 동화, 또 개구리 왕자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장미가 집을 나간 후 상담을 받는 내용이 나오는데,
부부는 둘이 사는게 아니라 네명이서 사는거라 한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남자의 내면 아이, 여자의 내면 아이.....
그래서 개구리 냄새 등을 느끼는 것은 장미가 아니라 내면 아이라는거... 그리고 개구리 왕자와 하인리히에 관한 정의..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장미의 입장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의미있게 다가왔다. (남자라면 반대였을지도 모르지만.. 근데 서영과의 잠자리는 정말이지 이해불가다. -.-)


소설임을 알고 보는데도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화처럼은 장미와 명제로 대표되는 여자와 남자 이야기다.
연애하는 사람들도 또는 결혼한 사람들도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우리가 어릴때 상상했던 왕자와 공주는 행복하게 살았대요~~ 란 것이 실제가 아닌 동화속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미 대부분이 알것이다.
실제는 많이 다르다는거, 왜 다른지.. 왜 동화랑 실제 남여간의 사랑은 다른지... 이유를 어렴풋이라도 알수 있게 된다.
나 자신을 먼저 파악하고 나서, 나를 이해하고 상대방을 이해할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동화처럼 해피엔딩인 결말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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