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 - 인생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불안한 마음 분석과 감정 치유법
장신웨 지음, 고보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한 달 동안 네이버 블챌(블로그 챌린지)로 진행 중인 주간일기 쓰기를 하다 보니 걱정 가득한 이야기들만 풀어 놓은 것 같다. 그래 맞다. 우리는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넘게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기름값이 오르고 먹거리 가격들이 올랐다.


가스, 전기료 등 공공요금들도 줄지어 인상 중이다. 우리도 선진국이란 소리를 듣게 됐지만 월급만 오르지 않고 다 오른다는 말처럼 고물가 경제 속에 한숨 섞인 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론 이런저런 일련의 상황에도 모두가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다. 하지만 사실 우리의 마음속엔 이런저런 불안이 코끼리처럼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돈, 건강 등 이런저런 걱정을 안고 살다 보니 걱정 없이 불안하지 않은 인생은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걱정과 불안을 안고만 살 수는 없다.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보면 좋을 책이 새로 나왔다.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는 글쓰기를 통해 인생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불안과 마음 분석과 감정 치유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p.32

글쓰기는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늘 가지고 다니는 수첩에 기분 좋은 순간을 메모하거나 스마트폰의 메모 기능을 활용하여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기록할 수 있다. 매일 세 줄에서 다섯 줄 정도 적는 것을 과제로 삼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글쓰기에 해당한다.


p.66

현대사회는 두말할 나위가 없이 효율 지상주의 시대이다. 고도의 지식을 추구하면서 효율을 높이는 '도구'와 '블랙테크'에 미련을 두고 있다. 즐거움을 위해 일분일초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효율을 높이면 더 풍부한 인생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효율 추구만을 고집하면 삶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 시대의 키워드로 '불안'을 꼽았다. 사랑, 이별, 진학, 취업, 성공, 실패 등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상황들은 모두 '불안의 도가니'라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과 의지를 감싼 외투를 살짝 들춰보면 그곳엔 '불안'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일정 정도의 불안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불안의 정도가 강하고 장기간 유지되면 사회적 공포, 공황발작, 강박장애, 외상후스트레스성장애 등 심리 문제로까지 발전된다고 보고 있다.


현대인의 삶을 물질적 풍요와 안정, 여유, 교육 등 삶의 질은 높아졌지만 반면에 경쟁과 대립, 갈등으로 불안의 요소는 증가하고 있다.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을 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끼리 같은 걱정 한입씩 먹어치우자>의 저자는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제안했다.


저자는 최소한의 비용과 편리한 방식으로 언제 어디서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을 글쓰기의 장점으로 들었다. 그러고 보면 주간일기 쓰기도 불안감 가득한 이야기를 했지만 결국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는 결의를 다지며 마무리하곤 했다.


p.101

나르시시즘에 빠진 이들의 자존감은 외부의 조건(외모, 돈, 사회 경제적 지위)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외부의 조건이 좋을 때(또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좋을 때), 자기애가 높아지고, 외부의 조건이 좋지 않을 때(혹은 자신이 위협받는다고 느낄 때) 자기애는 상처 입는다. 그리고 자신의 '우월감'을 유지하기 위해 현실 검증을 차단한다. 진실한 모습이 밝혀지는 것에 공포와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다.


p.137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흘러가기를 갈망한다. 하지만 세상은 자신이 계획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기대와 환상 자체를 버려야 한다.그런데도 환상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특히 사랑에 대한 기대는 생활의 곳곳에 뻗어 있다. 상사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대해주기를, 세계가 공평하고 질서정연하게 변하길 항상 소망한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얻았다고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입 밖으로 내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순간들이 많다. 걱정거리, 인간관계, 가족 간 갈등, 친구와의 다툼 등 갈등에 직면하게 되면 정서적인 해소가 필요한데, 그 마음을 진정시켤 줄만한 대상이 언제나 곁에 있진 않다.


하지만 글쓰기는 표현할 권리를 부여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내면의 에너지를 충만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글을 쓴다는 것은 내적 성장을 도모한다는 것이라며, '성장 글쓰기'를 통해 불안과 막막함에서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소중한 자신의 인생을 보다 잘 살 수 있도록 이끈다고 이야기했다.


이 책은 치열한 삶에 맞춰 인생의 단계마다 찾아오는 불안과 걱정을 다각도로 풀어냈다. 급변하는 사회, 치열한 경쟁, 파편화된 인간관계에서 오는 여러 종류의 불안과 그 원인들도 날카롭게 분석해 소개했다. 저자는 이를 불안을 심리학 관점에서 소개하며 지혜롭게 뛰어넘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각 장을 마무리하며 주제별로 ‘나에 대한 글쓰기’를 제안해 우리가 불안에 맞서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돕고 있다.


p.165

가족의 인생 주기에 맞는 알맞은 글쓰기 테마를 살펴보자.


가족 형성기의 10가지 테마

1. 내가 기대하는 배우자의 모습

2. 내가 이해한 사랑

3. 내가 이해한 결혼과 결혼에 대한 기대

4. 결혼생활에서 지켜야 할 마지노선과 원칙

5. 결혼생활을 위해 필요한 일치된 가치관, 인생관, 세계관

6. 남녀 각각의 성 역할에 대한 이해

7. 성 역할에 대한 기대

8. 원가족이 결혼에 미치는 영향

9. 배우자의 원가족

10. 결혼의 대가와 나의 약속


p.223

일단 글쓰기를 시작했다면 1인 미디어 창작자, 작가, 각본가 또는 시인도 될 수 있다. 글을 써서 돈도 벌 수 있다. 창작은 자유로운 표현일 뿐만 아니라 사회로 진출하고 위치를 찾고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자아에 관심을 가진다면 스스로 탈바꿈해 창작의 꽃을 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책은 불안과 걱정을 한가득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효과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글쓰기를 제안하고 있다. 끊임없이 되살아나서 우리를 괴롭히는 불안감이 도대체 어디서 생겨나는지, 왜 다스리기가 그렇게 힘든지를 이해하기 위해 마음속에 질문을 던지고 자신과 진솔하게 대화를 해보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글쓰기다.


초조하고 불안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면 주간일기를 쓰는 것처럼 잠시 멈춰서 자신의 하루를 일주일을 되돌아보고 내면 깊숙이 숨어 있는 나와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란다. 이 책은 '나에 대한 글쓰기'로 불안을 한입씩 먹어치우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포스팅은 그래플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 윌리엄 제임스의 운명과 믿음, 자유에 대한 특별한 강의
윌리엄 제임스 지음, 박윤정 옮김 / 오엘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저자는 삶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으라고 말했다. 그러면 그 믿음이 삶의 가치를 창조하게 도와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 윌리엄 제임스의 운명과 믿음, 자유에 대한 특별한 강의
윌리엄 제임스 지음, 박윤정 옮김 / 오엘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삶을 포기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산다는 건 무엇인가?' 하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살다 보면 하루하루 힘든 일이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 가사처럼 우리의 삶은 때론 너무 팍팍하고 힘에 겨워 삶의 끈을 놓고 싶을 때가 생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지속해야 한다. 아니 지속해야 하는 뭔가 조금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이자 실용주의를 창시한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라는 책에서 많은 시간을 살아낸 후 얻은 깊고도 자유로운 통찰의 세계를 보여 준다. 그는 인간의 본성과 자유의지, 믿음에 대한 의지와 권리 등 우리가 짚어야 할 삶의 문제와 태도, 의미 등을 통해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p.27

먼저 말해둘 게 있는데, 삶의 가치에 대한 내 최후의 변론은 종교적 신념보다 난해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내 주장이 파괴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내 주장이 종교적 신념의 샘물을 막아버리는 특정 견해들을 타파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내 주장이 건설적이라고 한다면, 그건 이 샘물이 정상적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특정한 견해들을 조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p.39

대체로 고통이나 고난은 삶에 대한 사랑을 감소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삶에 대한 열정을 강화시킨다. 이것은 사실 아주 놀라운 일이다. 우울의 주요 원인은 오히려 충만에 있다. 욕구와 투쟁은 자극과 힘을 주지만, 승리의 시간은 우리에게 공허감을 가져다준다.


p.60

이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러면 그 믿음이 삶의 가치를 창조하게 도와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글들은 1884년과 1895년, 1896년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 브라운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정리해서 잡지에 발표한 내용이다. 젊은 대학생들이 대상이다 보니 강연의 주제는 테드(TED) 강의처럼 다양하다. 인간의 자유의지와 운명, 결정론과 비결정론, 믿음의 시작과 효용, 믿음의 의지,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 앞에서 우리가 짚어볼 문제와 태도,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정의 의미 등이 그것이다.


그는 '삶의 가치란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각자의 자유의지가 좌우한다'고 봤다. 다시 말해 '마음가짐을 바꾸면 삶도 바뀐다'라는 말은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삶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으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그 믿음이 삶의 가치를 창조하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p.75

우리는 진리를 갖고 싶어 한다. 실험과 연구, 토론을 통해 계속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리라 믿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런 노선에서 사유하는 삶을 끝까지 치열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그런데 극단적인 회의론자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다면, 우리의 논리는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분명히 그러지 못한다. 단지 의지 대 의지의 대결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회의론자라면 애써 만들지 않을 가정이나 신뢰에 의지해서 살아갈 뿐이다.


p.101

인간이 실제로 접하는 종교적 문제들을 살펴볼 때, 실제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이것들과 관련된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볼 때, 최후의 심판일까지 혹은 우리의 지성과 감각이 힘을 합해서 충분히 증거를 긁어모을 때까지 가슴과 본능, 용기를 모두 접어둔 채 기다리면서 종교가 진실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라는 주장은 철학의 동굴에서 만들어진 것 중에 가장 이상한 우상처럼 보인다.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이 책에는 3가지 큰 줄기의 강연들이 소개되어 있다.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Is Life Worth Living?)’, ‘믿으려는 의지(The Will to Believe)’, ‘결정론의 딜레마(The Dilemma of Determinism)’이다. 이 3편의 글은 윌리엄 제임스가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 브라운대학 학생들 앞에서 강연한 내용으로, 그는 인간 본성과 삶의 가치, 그 의미를 성찰하도록 돕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삶의 무의미를 고민하며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이 아는 삶의 가치를 전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믿으려는 의지’에서는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 ‘그 믿음이 삶을 좋게 만든다면 믿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결정론의 딜레마’에서는 그는 인간은 비결정론적인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갖고 사는 존재라고 말했다.


p.133

자연이 좋아하는 것은 선이나 악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선과 악을 아는 것이다. 삶을 선악과나무에 달린 열매를 먹는 긴 과정과 같다.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길 때, 나는 습관적으로 이런 시각을 영지주의적 관점이라고 부른다. 이 관점에 따르면 세계는 난과적이지도 비관적이도 않고, 그저 영지주의적인 곳일 뿐이다.


p.154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은 신의 섭리에 대한 믿음과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천명의 포고가 신의 섭리라고 제한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그렇다. 신은 우주에 가능성과 이 가능성이 실체화된 것을 모두 제공하고, 우리처럼 이 두 범주 안에서 자신의 사유를 계속해 나가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보면, 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우연이 거기에 있을 것이고, 우주의 진로는 정말 모호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의 끝은 신이 오래전부터 의도한 그대로일 것이다.




‘의식의 흐름’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가 21세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던지는 화두는 무엇일까? 이 책은 '운명과 믿음, 자유'라는 3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소 난해한 문장들도 있고, 깊은 생각에 잠겨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인 말들도 섞여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그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사랑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현재의 삶에 대한 좀 더 깊은 고민을 통해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자신의 삶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오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움받는 식물들 - 아직 쓸모를 발견하지 못한 꽃과 풀에 대하여
존 카디너 지음, 강유리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와 고양이를 키우듯 코로나19 이후 '식집사'란 말이 유행할 정도로 식물 키우기에 재미를 들였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고 있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에서 하나 더하자면, '식멍'의 즐거움이 있다고 한다. 식물을 가꾸면서, 또는 바라보면서 '멍 때리는 시간'을 즐긴다는 것이다.


물론 관상용으로 혹은 공기 정화같은 인간의 관점에서 볼 때 몸과 마음의 정서적인 면에 좋다는 식물들이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미움받는 식물들>을 읽어 보면 인간의 도움 없이도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 부는 언덕의 잡초들이 얼마나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p.12

우리 시대의 많은 문제가 잡초와 뒤얽혀 있다. 건강, 부동산 가격, 밥상에 올릴 음식에 관한 개인적인 생각부터 먹거리 문제, 환경오염, 기후 위기 같은 중대한 이슈조차 이 미움받는 식물들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따라서 잡초에 관한 책은 당신과 나에 관한 책이자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관한 책이다.


p.13

잡초와 인간은 공진화(한 종이 진화하면 관련된 다른 종도 함께 진화하는 현상)를 일으키며 닮게 되었다. 식물은 인간 없이 잡초가 될 수 없고, 인간은 잡초 없이 지금의 인류가 될 수 없었다는 뜻이다.




30년 넘게 잡초를 연구해 오고 있다는 이 책의 저자인 존 카디너는 남들이 난초를 기르듯 잡초를 재배하며, 잡초를 살피러 돌아다니고, 시들어가는 잡초의 곁을 지키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재미나게 이야기하고 있다.


<미움받는 식물들>은 우리가 흔히 ‘잡초’라고 부르는 평범하고 하찮게 보이는 식물들에도 저마다 드라마틱한 사연이 숨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는 잡초를 연구하며 겪은 개인적인 일화에 식물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지식을 총동원해 인간과 뒤엉킨 삶을 살아내며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는 잡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p.37

민들레는 해바라기, 국화를 비롯해 약 2만 3000종의 식물들을 아우르는 국화과라는 거대한 과에 속한다. 국화과는 6000만 년 전부터 3000만 년 전 남반구의 곤드와나 대륙(석탄기부터 쥐라기에 걸쳐서 존재했다는 고대륙)에서 진화했다. 국화과 식물들은 바람과 물을 타고 지구상의 모든 대륙으로 퍼지면서 성공적인 번식 시스템을 완성했다.


p.59

교외 생활을 유지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민들레가 미국 전역에서 궁극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주택 소유자들의 주머니 사정 덕분이었다. 인간의 정서에는 경고들이 장착되어 있어서, 노란색 민들레꽃을 보면 경고 신호가 번쩍인다. 색욕의 상징인 민들레보다 위험한 것은 바로 재정 파탄이다. 그리고 잡초 가득한 잔디밭만큼 확실하게 세속적 지위와 하락을 보여주는 요소도 없다.



이 책에서는 인간과 식물이 서로 반응하며 일어난 잡초화의 여덟 가지 방식을 각각 대표하는 잡초들에 대한 조명하고 있다. 즉, 인간 문명에서 거대한 존재감을 과시해온 민들레, 어저귀, 기름골, 비름, 돼지풀 등 여덟 가지 잡초에 대해 그동안 잘 몰랐던 아니,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사실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어 보면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잡초의 역사도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이 키우고자 하는 소중한 작물을 독점적으로 번성시키려면 그 외의 식물들은 ‘잡초’로 분류하고 밭에서 쫓아내야 했기 농경의 역사는 곧 잡초의 역사였다는 말이다.


p.155

나는 식물 분류학 서적을 탐독한 끝에 전문가들도 베가위드의 기원과 분류를 혼란스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 식물이 어디서 왔고 뭐라고 불러야 할지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 땅콩 잡초, 가뭄 잡초라고도 부르고 가장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은 플로리다와 거지(베가beggar는 거지라는 뜻)를 합친 '플로리다 베가위드'였다.


p.159

땅콩과 달리, 플로리다 베가위드의 꼬투리는 가느다란 줄기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꼬투리는 씨앗이 하나씩든 여러 개의 분절로 나뉘어 있다. 여러 조각으로 쪼갠 콩깍지 안에 씨앗이 하나씩 들어 있는 형상과 비슷하다. 베가위드의 꼬투리는 모상체라는 수천 개의 짧은 갈고리로 뒤덮여 있다. 모상체는 끈적한 진액을 분비해 꼬투리 분절이 피부, 털, 옷에 들러붙을 수 있게 도와준다. 끈적끈적한 꼬투리는 가느다란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다른 장소로 데려다 달라고 구걸이라도 하듯 바람에 흔들린다.



저자는 인간은 작물을 심고 기르는 데보다 잡초를 뽑아 없애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여왔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꽃, 귀중한 작물, 평범한 야생초가 어느 순간부터 인간에게는 극성스러운 잡초가 되었고, 그런 변화를 촉발한 것은 물론 인간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잡초와 인간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치열한 대결을 펼쳐 왔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늘 잡초의 승리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역사적인 사건을 엮어 잡초의 역사와 진화, 그리고 인간과 잡초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잘 몰랐던 잡초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넘어 식량 문제, 환경오염, 기후 위기와 같은 전 세계적인 이슈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미움받는 잡초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윌북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 무늬 상자 특서 청소년문학 27
김선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누구나 언제라도 지구 반대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는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


고독사를 했다거나 왕따를 당했다거나 하는 소식을 듣게 되거나 TV를 보다가 보게 되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물론 나와 연관 있는 일이 아니라면 금방 잊어버리진 않는가?


기숙사로 운영되는 시골 학교로 전학을 간 벼리는 어느 날 우연히 엄마의 눈에 들어온 은사리 폐가를 둘러보게 된다. 엄마는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느라 여러 번 같은 길을 다녔지만 이런 집이 있는 건 몰랐다며, 마치 운명이 이끈 것처럼 이야기한다.


p.31

"이 집에 첫발을 들였을 때 두근거림을 잊을 수가 없어. 살면서 이런 기분, 이런 느낌도 처음이야. 너무나 귀한 감정이었고 내 안에 묻어놓은 막연한 슬픔이 올라와 도저히 이 집을 못본 척 넘어갈 수 없었어. 그게 뭔지는 모르겠다. 이 집을 본 뒤로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어른거렸다니깐."


p.39

"이 집에 살던 열일곱 살 난 딸이 죽었단다."

숨이 턱 막혔다. 심장이 드세게 쿵덕거렸다.

"헉."

"오래전 일이야."

엄마는 시효가 지난 일이니 그렇게 놀랄 것 없다는 뜻으로 덧붙였다. 그런 뒤 말없이 연신 상자를 쓰다듬었다.



엄마는 그 집을 한번 둘러보고 나서는 마을 이장에게 얘기를 하고 집 수리를 하면서 이사 갈 준비를 한다. 집 수리하던 어느 날 벼리는 지붕이 내려앉은 작은방에서 오래된 붉은 무늬 상자와 낡은 가죽 구두를 발견하게 되는데...


김선영 작가는 <시간을 파는 상점>에서와는 다른 분위기지만 청소년기에 겪을 만한 일들을 소재로 한 신작 <붉은 무늬 상자>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불편한 이면의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말로 하기에는 껄끄럽고 쉬쉬할 만한, 그렇다고 덮어 두자니 찜찜한 이야기는 다름 아닌 내 아이의 일일 수도 있고, 옆집 아이의 일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직접적으로 피부에 와닿을 일이 아니라면 저세상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하면서도 정작 내 주변 일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진 않는 경향이 있다. 작가는 우리가 마주하고 싶지 않고 피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편의 스토리로 구성했다.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다 아토피 치료를 위해 산골에 있는 이다학교로 전학을 간 벼리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p.51

세나는 개학 후 삼 일이 지나도록 학교에 오지 않았다. 지난번 톡을 할 때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씩씩해서 공연히 오버한 건 아닌가 생각했지만, 세나의 빈자리를 확인하는 날이 늘어갈수록 처음에 겹쳐왔던 불안감이 스멀스멀 커지기 시작했다.


p.81

은사리 집 앞에 다다랐을 때 대문이 어여번듯하게 우릴 반겼다. 볼수록 엄마 말대로 운치 있는 대문이다. 세나는 여기에 대문까지 있었냐며 놀라워했다. 읍내로 나갈 때마다 이 앞길을 그렇게 지나다녔는데, 한 번도 눈여겨보지 않은 곳이라 집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어느 날 은사리 폐가에 관한 소문을 듣게 된 벼리는 괴롭힘당하던 태규를 도와준 이후 학교에서 겉돌던 세나와 함께 붉은 무늬 상자를 열어보게 되고. 상자 속에서 다이어리와 시화집, 피노키오 인형을 발견하게 되는데. 상자의 주인은 이 집에 살았던 죽은 열일곱 살 ‘강여울’이란 것을 알게 된다.


읽기를 읽고 난 벼리는 여울이 죽기 전 상황이 세나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나도 다른 친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벼리는 블로그에 폐가를 복원하는 과정을 기록하던 중 여울에게 퍼진 소문을 비롯해 친구들의 외면, 아버지에게도 외면받은 여울에 대해 알게 되고.


블로그 댓글을 통해 그런 여울을 괴롭힌 소문이 라이징스타 ‘고현’임을 알게 된다. 이제 벼리와 세나는 외로움 속에서 삶을 끝낸 여울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나서는데..


p.92

세나에게 이 집에 얽힌 열일곱 살 언니의 죽음을 얘기했다. 세나는 어깨를 문지르며 소름 돋는다고 했다. 엄마와 나는 상자와 구두의 주인은 그 언니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나름의 의식을 치르는 중이라고 했다.

그러자 세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믿기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아님 별나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p.155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이제야 뭘 해야 할지 좀 정리됐어."

세나는 뭔가 결심한 듯 눈두덩을 꾹꾹 누른 뒤 눈빛을 반짝였다.

"벼리야, 넌 너의 할 일을 해. 나는 나의 할 일을 해야겠어."



‘때린 사람은 기억하지 못해도 맞은 사람은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요즘도 미투니 학폭이니 하는 말들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무한 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주고 있는가?


다른 아이들이야 어떻든 간에 내 아이의 학업 성적을 높이는 일에만 열중하고 있진 않은지, 떠도는 소문이 있으면 나에게 혹은 내 아이에게 피해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하진 않았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작가는 <붉은 무늬 상자>를 통해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누군가의 비밀, 끝나지 않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한 편의 소설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용기란 무엇이고, 용서란 무엇인지, 그리고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벼리와 세리가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특별한서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소설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붉은무늬상자 #특별한서재 #북유럽 #박기자의책에끌리다 #책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