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 윌리엄 제임스의 운명과 믿음, 자유에 대한 특별한 강의
윌리엄 제임스 지음, 박윤정 옮김 / 오엘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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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삶을 포기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산다는 건 무엇인가?' 하는 원론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살다 보면 하루하루 힘든 일이 너무도 많아~'라는 노래 가사처럼 우리의 삶은 때론 너무 팍팍하고 힘에 겨워 삶의 끈을 놓고 싶을 때가 생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지속해야 한다. 아니 지속해야 하는 뭔가 조금은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이자 실용주의를 창시한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라는 책에서 많은 시간을 살아낸 후 얻은 깊고도 자유로운 통찰의 세계를 보여 준다. 그는 인간의 본성과 자유의지, 믿음에 대한 의지와 권리 등 우리가 짚어야 할 삶의 문제와 태도, 의미 등을 통해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p.27

먼저 말해둘 게 있는데, 삶의 가치에 대한 내 최후의 변론은 종교적 신념보다 난해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내 주장이 파괴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건 내 주장이 종교적 신념의 샘물을 막아버리는 특정 견해들을 타파하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내 주장이 건설적이라고 한다면, 그건 이 샘물이 정상적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특정한 견해들을 조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p.39

대체로 고통이나 고난은 삶에 대한 사랑을 감소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삶에 대한 열정을 강화시킨다. 이것은 사실 아주 놀라운 일이다. 우울의 주요 원인은 오히려 충만에 있다. 욕구와 투쟁은 자극과 힘을 주지만, 승리의 시간은 우리에게 공허감을 가져다준다.


p.60

이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러면 그 믿음이 삶의 가치를 창조하게 도와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글들은 1884년과 1895년, 1896년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 브라운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정리해서 잡지에 발표한 내용이다. 젊은 대학생들이 대상이다 보니 강연의 주제는 테드(TED) 강의처럼 다양하다. 인간의 자유의지와 운명, 결정론과 비결정론, 믿음의 시작과 효용, 믿음의 의지,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 앞에서 우리가 짚어볼 문제와 태도,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정의 의미 등이 그것이다.


그는 '삶의 가치란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각자의 자유의지가 좌우한다'고 봤다. 다시 말해 '마음가짐을 바꾸면 삶도 바뀐다'라는 말은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삶을 두려워하지 말고,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으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그 믿음이 삶의 가치를 창조하게 도와준다는 것이다.


p.75

우리는 진리를 갖고 싶어 한다. 실험과 연구, 토론을 통해 계속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리라 믿고 싶어 한다. 그리고 이런 노선에서 사유하는 삶을 끝까지 치열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그런데 극단적인 회의론자가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다면, 우리의 논리는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분명히 그러지 못한다. 단지 의지 대 의지의 대결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회의론자라면 애써 만들지 않을 가정이나 신뢰에 의지해서 살아갈 뿐이다.


p.101

인간이 실제로 접하는 종교적 문제들을 살펴볼 때, 실제적으로나 이론적으로 이것들과 관련된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볼 때, 최후의 심판일까지 혹은 우리의 지성과 감각이 힘을 합해서 충분히 증거를 긁어모을 때까지 가슴과 본능, 용기를 모두 접어둔 채 기다리면서 종교가 진실이 아닌 것처럼 행동하라는 주장은 철학의 동굴에서 만들어진 것 중에 가장 이상한 우상처럼 보인다.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좀 더 깊게 들여다보게 하는 이 책에는 3가지 큰 줄기의 강연들이 소개되어 있다.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Is Life Worth Living?)’, ‘믿으려는 의지(The Will to Believe)’, ‘결정론의 딜레마(The Dilemma of Determinism)’이다. 이 3편의 글은 윌리엄 제임스가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 브라운대학 학생들 앞에서 강연한 내용으로, 그는 인간 본성과 삶의 가치, 그 의미를 성찰하도록 돕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에서는 불확실한 미래에 삶의 무의미를 고민하며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에게 자신이 아는 삶의 가치를 전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믿으려는 의지’에서는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에 ‘그 믿음이 삶을 좋게 만든다면 믿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결정론의 딜레마’에서는 그는 인간은 비결정론적인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갖고 사는 존재라고 말했다.


p.133

자연이 좋아하는 것은 선이나 악을 행하는 것이 아니다. 선과 악을 아는 것이다. 삶을 선악과나무에 달린 열매를 먹는 긴 과정과 같다.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길 때, 나는 습관적으로 이런 시각을 영지주의적 관점이라고 부른다. 이 관점에 따르면 세계는 난과적이지도 비관적이도 않고, 그저 영지주의적인 곳일 뿐이다.


p.154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은 신의 섭리에 대한 믿음과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천명의 포고가 신의 섭리라고 제한적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그렇다. 신은 우주에 가능성과 이 가능성이 실체화된 것을 모두 제공하고, 우리처럼 이 두 범주 안에서 자신의 사유를 계속해 나가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보면, 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우연이 거기에 있을 것이고, 우주의 진로는 정말 모호할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것의 끝은 신이 오래전부터 의도한 그대로일 것이다.




‘의식의 흐름’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가 21세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던지는 화두는 무엇일까? 이 책은 '운명과 믿음, 자유'라는 3가지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소 난해한 문장들도 있고, 깊은 생각에 잠겨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인 말들도 섞여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삶의 가치는 무엇일까'라는 물음에 그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사랑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현재의 삶에 대한 좀 더 깊은 고민을 통해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자신의 삶이 어떤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포스팅은 오엘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책에 끌리다,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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