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그림은 지질학적으로 충적세沖積世인지금 세상에서 인류세人類世라는 잠정적인 이름으로 불리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완벽하게보여준다. 인류세는 인류의 자연환경 파괴로 기후와 생태계가 급격하게 바뀌면서 시작되는 새로운지질시대로, 우리 모두 종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콜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보복을 당한 다음에 올시대를 경계하라고, 그 거대한 흐름에서 인간은 제대로 존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홀로페르네스의 목에서 치솟는 피와 포도주 색깔 옷감의 붉은 색이 어우러져 그림 전체에서 피가 뚝뚝 흐르는 듯한 장면은, 젠틸레스키가 유디트의 복수에 얼마나 열렬히 공감했는지 느끼게 한다.젠틸레스키는 침착하고 단호하면서도 무자비하게 남성을 죽이는 여성들로 화면을 채우고,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 역할을완전히 뒤집었다. 그는 남자의 몸, 말하자면 남성 위주의 미술사에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하고 있다.
꼼꼼하게 관찰해서 똑같이그리는 솜씨보다 보편적으로 공감이 가능하거나 개별적으로도가질 수 있는 공감을 만들어내는 표현 능력이 더 중요하다. 위대한 작가가 그 시대의 지혜에서 정수를 뽑아내듯 위대한 화가는단순한 모방을 뛰어넘어 대상으로부터 진실을 끄집어낸다.!
이 작은 수채화 자체에 담긴 슬픔과 정직성에집중하고 싶다. 그림이 진실하고 보편적인 느낌을 주려면 사물을정확하고 충실하게 묘사할 뿐 아니라 앞에 있는 사물이나 상황의 의미를 이성적으로 명확하게 이해한 상태여야 한다.
여기에서도 비유Allegory 를 적용하는 게 가장 적당해 보인다. 푸생이 그린 양치기들이 당신을 대신해 이 그림의 수수께끼를 풀거라고 상상해보자. 웅크리고 있는 두 명은 손가락으로 글자를가리키고 더듬어 나가면서 이를 해석하려고 한다. 그들의 이런행동은 인간이 어떻게 최초로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1세기, 고대 로마의 철학자 플리니우스는 ‘멀리 떠나게 될 연인을 잊지 않으려고 벽에 비친 그의 얼굴 그림자를 따라 그린 게최초의 그림이 되었다‘라고 그림의 기원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