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여기서 또하나 생각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 있다. 그것은현대전쟁에서 살해된 인간에는 민간인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더구나 제1차 세계대전에서는 민간인 사망자 비율이 전체의5%(이것은 조금 낮다)였던 것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48%, 한국전쟁에서는 84%를 웃돌고, 베트남전쟁에서는 95%, 나아가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나토군의 공습, 그리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정의의 전쟁‘에 이르면 거의 100%가 ‘민간인‘ 으로, 병사는 거의 죽지 않는다. 지난날에는 병사는 죽어도 장군은 죽지 않는다는 말이유행했는데, 이제는 시민은 죽어도 병사는 죽지 않는다고 말해야할 형편이다.
‘도시국가‘라는 번역어는 ‘도시‘라는 장소와 외형에 사로잡힌 용어이다. 시민을 주체로 한 정치체제, 그것을 그리스어로 ‘데모크라티아‘라고 하고, 이 ‘데모크라티아‘를 가진 국가를 ‘폴리스‘라고 하는데, ‘도시국가‘는 이러한 ‘폴리스‘의 의미를 살리지 못한다. 따라서 ‘시민국가‘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또하나 중요한 점은 ‘시민국가에살고 있기 때문에 주민은 자동적으로 ‘시민‘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것이다. ‘시민‘이란 무엇인가, 누구인가에 관해서는 이 책의 후편에서 논할 생각이지만, 여기서 우선 말해두고 싶은 것은, 민주주의와자유를 자신의 삶의 기본으로 하는 ‘시민(‘시민‘이란 그러한 존재다. 그러한 인간존재로 있기 때문에, ‘시민‘일 수 있는 것이다)이 모여서 형성하고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시민국가‘라는 사실이다. 단지장소와 외형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민주주의 제국‘으로서 아테네의 존재형태의 토대를 만든 것은 ‘시민국가의 강력한 군대였다. 이 ‘시민국가 군대의 문제를 여기서조금 생각해보고 싶은 것은 실은 이 군대의 원리, 존재형태가 ‘현대민주주의 국가의 원리와 존재형태에 그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직접민주주의‘‘시민국가였던 고대 아테네의 경우 원래 그 ‘데모크라티아‘의 정체는관리도 없고 의원도 없고 재판관도 없는 모든 ‘시민이 스스로 해내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민의 ‘시민적 봉사활동‘은 대단히 중요했다. 이 시민‘의‘시민적 봉사활동‘과 함께 ‘군사적 봉사활동‘, 기본적으로는 이 두가지로 고대 아테네의 ‘시민국가는 형성·유지되어 왔는데, 또하나 ‘종교적 봉사활동‘을 추가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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