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 끝에 시선을 집중해라."
나는 그렇게 했고……그때 내 뱃속에서 용솟음쳤던 뜨거운 흥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요술이라도 부린 듯 버섯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당연히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지만 주변 환경에 워낙 완벽하게 적응해서색깔은 낙엽과 흡사하고 모양은 나뭇조각이나 돌덩이와 비슷했기때문에 모르는 사람 눈에는 보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내 시야가조정되고,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적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재조정되자 사방에서 수천 개는 됨직한 버섯이 보였다. 내가 버섯을 밟고지나가고 그걸 보았으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가 이 시골 마을을 선택한 것은 색다르기 때문이었다. 파리의 살롱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이곳의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은 감히 어떤 화가도 그리려 들지 않을 것이었다.
아무도 상상한 적 없는 걸 창조해야겠다, 그는 이렇게 썼다. 

‘본능이 나의 발길을 재촉했다. 나는 다섯시 십오분에 언덕에 도착했다. 시간이 섬뜩하게 압축됐다. 눈 깜빡할 새 내 시계가 일시 십분을 가리켰다. 태양이 진홍색으로 이글거리며 낭떠러지를향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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