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를 사용하고 뭔가 꼬물거린게 고작 2년쯤?

알라딘 고객이 된지 16년.

하루 한 번 들어와 책을 검색하고 장바구니에 담고, 일주일에 한 번 주문을 한다.

그러다 끄적거릴 것이 생기면 끄적이고 아니면 방치해두는 서재.

알라딘 서재 탭을 열고 들어와 리뷰를 읽다 '나의 서재'를 흘깃 보는데..오늘 방문 134명?

왜때문에?

 

책을 끊는게 술 끊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절감한 몇달.

말 그대로 온갖 정나미가 떨어졌다.

내 머리 굵어짐의 시작이었던 창비는 이제 딴나라출판사가 되었고..(대학 입학하자마자 산 창비전집의 지로용지가 아직도 또렷한데..) 일언반구 말도 없는 문지와 결단을 내리고 1세대 총사퇴라는 행동을 보여주는 문동에게서 잘 찾아지지 않는 진정성에 나도 참 가지가지한다 싶었다.

신경끄고 하던 짓이나 하면 되지 뭐 대단한 독자라고 그걸 따지고 있었더란 말이냐..

하지만 그게 그렇지 않더란 말이다.

 

순문학을 지향하는 것도 아니고, 대단히 청렴한 출판사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원하는 건..신뢰할만한 출판사였는지도 모른다. 내 취향과 비슷한 코드로 책을 내는 곳..그곳이 좋은 곳이었으면 하는 일차원적 바람같은 것이었을게다.

책을 고르며 무의식적으로 출판사를 확인하게 된다.

요 며칠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다 했던..몇권의 책을 주문하기로 한다.

 

언어의 망각에 대하여라는 부제가 있다. "저 자신은 망실되었으나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채 마치 메아리처럼 ‘다른’ 언어의 틈새에서 살아남아 그 존재의 ‘지층’이 되는 언어의 특성을 암시한다"라고 책 소개에 있다. 호기심을 극대화하는 소갯글이다.

기호학이나 언어학에 소양이 있는건 아니지만, 평소에 글자와 언어에 대한 흥미가 있었다.

 

  작년에 지인에게 선물받아 읽었던 이 책이 오래 여운이 남았다.

 글이 어떻게 생겨나고 사멸되고 흔적을 남기는지..

 최근에 글자와 관련되어 읽었던 글자전쟁도..

  

 

 

 

 

 

 

 

 

 

 

 

 

글자와 문자의 규정.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분히 쪼개보고..연결해보고..

책을 읽는다기보다 책의 내용을 왜곡해보고 오해해보고 결론과 가정을 바꾸어보는 것이 재미있는 나로서는 이런 글자들의 움직임 또한 눈이 반짝이는 흥미로움이다.

 

  두 권의 책을 주문했다. 예약주문한 책과 함께 오도록 주문한 탓에 좀 기다려야 하지만 원래 책이란 주문하고 배송되어 오는 동안 가장 행복한 것이 아닌가..그래서 진득한 행복감을 맛보고 있다.

 얼마전 사서 읽는다기 보다 가지고 논다고 평가하는 것이 더 어울릴  <지서>..

 

 기호와 심볼, 이모티콘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어떻게든 읽어지며 어떻게든 이해된다. 놀랍지 않은가..단 한자의 글자도 없는데..그렇담 글자란 어떤 의미여야할까?

 

 

 

 

 

 

 

 

 

 

세권을 장바구니에서 꺼내려다 자꾸 놓아버린다. 속좁은 독자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언어가 얼마나 진정성을 담보해야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고 동력을 갖는지 모르지 않을 출판사들에 대한 작은 반항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대신 이런 책들을 주문한다.

 

 

 

 

 

 

 

 

 

 

 

 

 

 

 

 

 

  

 

 

 

 

 

 

 

 

 

 

 

 

 

어쨌든..책 읽기는 멈추어지지 않고..덕분에 좀 더 건강한 출판사들을 기웃거리게 된다.

  근데..오늘 왜때문에 방문자가 많은거지?

 아..뭔가 찝찝해. 청소도 안하고 사방에 막 널부러놓은 집에 낯선 사람들이 막 왔다갔다 하는 기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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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9-08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이 ‘화제의 서재글’, ‘알라디너의 선택’에 뜨면 무심코 클릭하는 방문자가 있을 겁니다.

나타샤 2015-09-08 21:45   좋아요 0 | URL
무심코..그렇겠네요^^

펭귄출판사 2015-09-11 15: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국어에 `왜 때문에`라는 말은 없습니다. 왜?라는 질문에 ~~때문에라는 대답이 붙는 것이 일반적인 쓰임입니다 ^^

나타샤 2015-09-11 15:25   좋아요 0 | URL
네..^^

숲노래 2015-09-18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한 출판사와 즐겁게 만나서
조용하게 사랑받는 책을
기쁘게 만나시기를 빌어요.

세상에는 대형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뿐 아니라
작은 출판사에서 나오는 멋진 책도 참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