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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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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기계발서나 지침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라는 것이 대체로 천편일률적이고, 내 상황에 적용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스스로 찾아 읽지 않는다. 법륜 스님의 『인생수업』도 신간평가단 활동이 아니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다행히도 성공한 사람의 자기자랑이 아니라서 조금 편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이 책의 메세지는 아주 간단하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아무나 실천하지는 못하는 '지금 행복하기'이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예요. 그래서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할 책임도 있고 권리도 있습니다.(17쪽)

모 기업 광고 카피 중에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행복한 사람일 것"이라는 말이 있다. 행복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법륜 스님은 지금의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 '왜 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사는가'를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지금'뿐이다. 바로 어제도 지나간 과거이고, 바로 내일도 오지 않은 미래이다. 스스로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시간에 얽매여 괴로워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행복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우리에게 일어난 일은 좋은 일도 아니고 나쁜 일도 아닙니다. 일어난 일은 다만 일어난 일일 뿐이에요. 그것을 좋게 생각하면 좋은 일이 되고, 나쁘게 생각하면 나쁜 일이 됩니다. 좋은 일 나쁜 일은 결국 내가 만드는 거예요.(112쪽)

행복하려면 다른 이에게 베풀 때 똑같이 받기를 기대하지 말고, 죽은 이는 빨리 떠나보내야 하며, 집착을 버리고 기대를 줄여야 한다는 말에 무척 공감했다. 젊은 시절 너무 편하게만 지내도 안되지만 몸을 너무 혹사해도 안된다는 말도 마찬가지였다. 무작정 치열하게 사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요즘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게 다 좋은 건 아닙니다. 특별한 관계를 맺으면 서로 기대하는 게 많아서 오히려 원수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130쪽) 

이 말 또한 깊이 공감했다. SNS를 통해 좋은 인연도 많이 얻고 그만큼 상처도 많이 받으면서 나 스스로 깨달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때 무척 가까웠던 관계가 점점 멀어짐에 아파하기도 하고, 요즘 소홀해서 섭섭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가 너무 무심한가 고민도 했다. 하지만 결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관계의 형태와 깊이는 자연히 변하므로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생수업』을 읽으면서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마음이 더욱 가벼워졌다. 


그렇다고 이 책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복지제도가 잘 되어있으니 여자나 노인이 경제적인 걱정 없이 혼자 살기 좋다는 것이나, 가난한 나라의 노인은 눈빛에 생기가 넘치고 미국 노인들은 눈에 생기가 없다는 이야기는 성급한 일반화이다. 이런 오류가 가끔 눈에 띈다. 


지침서란 재미나 감동보다는 실질적인 조언을 얻기 위해 읽는 책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책을 읽을 때 자신만의 '중심'이 잘 잡혀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 쓴 지침서라고 해도 절대적일 수는 없다. 독자 스스로 필요한 것은 뽑아내서 자기 것으로 만들고, 필요없는 것들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물론 이것도 내 주관적인 기준이기는 하다). 


『인생수업』을 읽기 전에 딱 한 가지만 기억하자. 이 책은 '지금 행복하라'고 말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행복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한 번도 행복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흔히 행복하기 위해서 준비만 하다가 죽을 때까지 한 번도 행복해 보지 못한 채 죽습니다. 그러니 준비할 것도 없어요. 바로 지금부터 행복해야 합니다. 행복하기 위해서 준비하지 말고, 오늘 당장 행복해야 합니다.(267쪽)

내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오늘을 괴롭게 산다면 행복해지기도 전에 자신이 피폐해지고 만다. 행복해지기 위해 힘든 것과 힘들지만 행복하게 사는 것은 분명 다르다. 괴로운 일은 피하고 즐거운 일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힘들어도 행복한 일을 찾고, 꼭 해야 할 일이라면 조금이라도 즐겁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의 행복론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집착과 욕심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자세는 1등만을 강요하는 경쟁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어디로 떼야 좋을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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