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춤추다 1
타무라 테마리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작품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표지만 보았을 때, 거북이를 키우며 생기는 소소한 일상의 웃음을 추구하는 만화라고 멋대로 상상하면서 마음의 평화나 얻어볼 생각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데....어라?

이건 4컷 만화다. 대개의 4컷 만화는 한 페이지에 두 편씩 들어가지만 이 만화는 그나마도 한 페이지 당 한 편의 만화밖에 없다. 종이는 두껍고 책은 얇다. 그런데도 생각만큼 후다닥 읽어지지 않는다. 아...이게 바로 이 만화가 말하고자 하는 '느림의 미학'인가라고 잠시 또 착각했다.  

거북이 사육서가 아님을 강조하는 이 만화에는 커다랗고 매우 사실적으로 생긴 설가타 거북 '거북'이 등장한다. 작가는 '거북'을 통해 거북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얄궂게도 작품에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이나 동물보다 거북은 상식적이다. 작가의 거북 사랑은 '내가 거북인지 거북이 나인지'에 도달한 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거대한 거북의 재롱(?)이 귀엽다고 느끼는 순간 이미 책의 두께와 가격 사이의 비효율성 따위는 다 잊어버리고 2권은 언제 나오나 손꼽아 기다리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독자에게 이런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데에는 작가의 동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한 컷 한 컷에서 뿜어져 나오는 동물에 대한 애정이 한 몫을 단단히 한다. 거북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면 이 (다소 징그럽기까지 한 외모의) 거북을 보는 독자들이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리 없을 테니까.  

차밭을 가꾸며 거북이와 함께 안빈낙도를 즐기는 '주인'이 부러워질 즈음 1권은 끝난다. 낡고 유령까지 거주하지만 평화로운 시골집에서 느릿하지만 심심하지 않은 애완동물 한 마리와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기는 꿈도 한 번 꿔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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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시사회로오세요 2009-05-1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잘 읽고 갑니다. 마지막의 바람의 글이 저도 공감됩니다. 가끔 놀러와 글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