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다하느냐, 돈이 다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공감으로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돌봄 에세이
코가지 사라 지음, 김진아 옮김 / 윌스타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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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이 많은 부모님을 요양원에 보내고 싶어도 빈자리가 없어 들어갈 수가 업다.

빈자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입소 비용을 마련할 수 없어서 또 못 들어간다.

아무리 돈이 있어도 만성적인 요양사 부족으로 받아주는 곳도 잘 없다….

우리나라도 이 이야기가 남의 나라 이야기라 웃어넘기지 못하게 된 지 벌써 오래다.

"어린이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할 줄 아는 것이 늘어나고, 곧 자립한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부모는 자식의 성장을 기뻐하고 흐뭇해한다. 그러나 노인 돌봄은 정반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데다가, 노인은 못 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질 뿐이다."

이렇게 어린이를 돌보는 육아와 노인을 돌보는 일을 비교해놓고 보니 더 참담하다.

대학 진학과 동시에 본가를 떠난 지 어언 40년이 된 주인공은 25년간 일했던 회사를 그만두고 도쿄에서 프리랜서 편집 작가로 생계를 꾸리며 살고 있었다.

그러다 5년 전쯤 부모님의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서 고향으로 U턴 이주를 결정하게 된다.

이 책은 돌봄이라는 건 배변이나 목욕 등을 돕는 것쯤이라고 생각하던 주인공이 평균 연령 90세의 노부모와 이모 부부를 돌보는 이야기이다.

몸의 쇠약과 반비례하듯 고집과 독설이 날로 심해지는 부모님과, 세상 물정 모르는 이모 부부를 둘러싼 고생길을 가감 없이 잘 그려내고 있다.

계속 같은 요구만 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얼마나 힘들까?

아무리 설명을 해도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리는 사람과 어떻게 함께 할 수 있을까?

정말 끔찍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무리 부모라도 참아내기 힘들 것 같다.

치매도 아닌데 나이가 들수록 억지를 부리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이 성격에 치매까지 걸려서 자식들을 힘들게 할까 봐 진심 걱정이다. 지금부터라도 마음 수양을 좀 해야겠다.

50세에 접어든 나는 얼마 전부터 부업으로 보험 일을 시작했다.

같은 연배 지인들에게 보험 상품을 소개하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보험은 단연 치매와 간병인 보장 상품이다.

나도 보험 일을 시작하고 바로 가입한 것이 치매, 간병인 보험이었다.

곧 다가올지 모르는 돌봄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를 위해서 꼭 필요한 보험이라 생각했다. 아무튼 머지않은 미래에 치매, 노인, 요양병원 등의 단어가 익숙해져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이 마냥 즐겁게 읽히지만은 않았다. 동시에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경각심을 가지고 하루빨리 해결책을 준비해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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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앉기를 권함 - 스즈키 슌류, 마지막 가르침
스즈키 슌류 지음, 김문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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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스즈키 슌류는 1904년 일본의 어느 승려의 아들로 태어났다. 1959년 5월, 55세가 된 선불교 승려 스즈키 슌류는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를 거점으로 미국 최초의 불교 선원인 샌프란시스코 선 센터와 타사하리 선 센터 등을 창설했으며, 1971년 열반에 이르기까지 진정성 있는 참선 수행을 서구 세계에 전파하고 뿌리내리도록 하는 데 전념했다. 그의 가르침을 담은 《선신 초심》은 시대를 초월한 베스트셀러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스즈키 슌류 노사의 가르침은 모두 '나답게 살아가는' 수행이라는 한 방향을 가리킨다.

스즈키 노사가 전하려는 '진정한 나가 되는 법'은 생각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나로 살아가는 것은 깨달아야 할 개념도, 올라야 할 경지도 아니다. 이것은 계속 흘러가는, 아주 보통의 삶 한가운데서 몸에 배는 수행의 방식이다.

스즈키 노사는 진정한 나가 되는 법을 '앉아 있기'라 말한다. 불교식으로는 '좌선(坐禪)'이다.

그저 앉아 있는 것은 순간순간 무슨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이 온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 자신이 되는 방법이다.

스즈키 노사는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 앉아 깨달음을 얻은 순간을 "부처님께선 깨달음을 얻으셨다."가 아니라 "부처님께선 모든 걸 완전히 잊으셨다!"가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부처가 되었다는 것은 그가 진정한 자신이 된 상태이며, 모든 사람과 만물에 오롯이 연결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마음속 갖가지 잡동사니를 버릴 필요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렇듯 불교의 가르침은 마음의 '비어 있음'에서 생겨나는 가르침이다. 순수한 공(空)의 상태에서 말을 한다면, 무슨 말을 하든 간에 부처님의 말씀이고, 마음의 순수함을 가지고 움직인다면, 그게 바로 부처님의 활동이라 했다.

스티브 잡스가 젊은 시절 가장 감명 깊게 읽은 대표적인 책이 바로 《선심 초심》이다. 스즈키 슌류는 스티브 잡스의 평생 스승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매일 일상적으로 반복하는 일에 마음을 집중하는 것이 바로 선이다.

스티브 잡스는 평소에도 명상을 즐겨 했다고 한다. 그가 보인 열정적인 모습은 몸에 배는 수행의 방식을 실천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그저 앉기를 권함』은 스즈키 슌류의 오랜 제자이자 선 센터 두 곳의 주지승인 소준 멜 와이츠먼 노사와 그의 제자인 지류 러츠먼-바일러가 스즈키 노사의 가르침들을 편집해서 출간한 책이다.

스즈키 노사의 《선신 초심》도 좋았지만,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담은 플라톤 책처럼 스승 스즈키 노사의 가르침을 담은 소순 노사의 책인 『그저 앉기를 권함』도 너무 좋았다.

스즈키 슌류의 지혜뿐 아니라, 소순 노사의 개성과 가르침도 담겨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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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고 줄이고 바꿔라 - 문장을 다듬는 세 가지 글쓰기 원칙, 개정판
장순욱 지음 / 북로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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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책은 문장을 다듬는 세 가지 글쓰기 원칙이 지우고, 줄이고, 바꾸는 것이라 말한다.

어느 때보다 쓰기 능력이 중요해졌다. 메신저, 블로그 등이 의사전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SNS 시대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잘 쓴 글이란 간명함을 갖춘 문장의 집합이라 정의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써야 명확한 의사전달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간결하게 쓰기 위한 방법인 '지우기', '줄이기', 바꾸기'의 세 가지 기술을 다루고 있다.

글이 간명하지 못한 이유는 군더더기가 문장 안에 있기 때문이다. 군더더기를 찾아 지우거나 줄이고 혹은 바꾸기만 하면 간명함을 갖춘 잘 쓴 글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더더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글에 붙어 있는 군더더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동시에 몇 가지 유형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몇 가지 유형으로 일반화된 군더더기가 무엇인지 담고 있다. 저자는 군더더기를 만드는 작은 습관 몇 가지를 고치면 글이 몰라보게 좋아진다고 말한다. 더불어 많은 사람의 글에 등장하는 나쁜 습관이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고쳐야 할 나쁜 습관을 찾아낸다면, 글 솜씨가 부쩍 향상될 것이다.

책에는 자주 등장하는 나쁜 습관 36가지를 다루고 있다. 독자들은 36가지를 모두 배우고 익힐 필요는 없다. 개인이 갖고 있는 나쁜 습관은 몇 가지에 집중되기 때문에, 책에서 정리한 36가지의 항목 중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습관이 무엇인지 찾으면 된다.

책을 읽으며 내게 어떤 나쁜 습관이 있는지 파악한 뒤 자신이 쓴 글을 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습관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고친다면 글쓰기 실력이 훨씬 나아질 것이다.

내가 쓴 글은 몇 번을 읽어도 무엇을 지우고, 어디를 줄이고, 어떤 부분을 바꿔야 할지 몰랐다. 책의 표현처럼 빼내야 할 글자가 글 안에 얌전히 앉아 있는 탓에 문장 사이에 숨은 흉측한 조각이 잘 보이지 않았다.

책을 읽은 뒤 숨바꼭질 놀이의 술래가 돼 꽁꽁 숨은 고춧가루를 찾아내는 쾌감을 한번 느껴보니 재미도 있고, 글쓰기 수준도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직장인, 논술 준비하는 학생, 보고서를 자주 쓰는 대학생이 읽으면 유용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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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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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왜 정리를 하려고 하세요?"

이 질문을 받게 되면 나는 뭐라 대답할까? 생각해 보았다.

'공간 정리 컨설턴트'인 저자는 그동안 집 정리를 하며 1만 명 이상을 만났다고 한다.

집 정리를 위해 저자가 저 질문을 하면 가족과의 갈등, 강박, 우울증 등을 고백하는 분도 많다고 한다.

그저 집 정리를 하려고 만났을 뿐인데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단다.

저 짧은 질문 속에,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이 내포되어 있기에 그런 것 같다.

집 정리와 함께 마음의 짐도 함께 정리하고 싶은 바람도 크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정리'에서 우선할 것은 사람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고, 정리는 그다음이라 말한다.

정리를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무엇 때문에 불행하고 행복한지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공간 정리 컨설턴트'는 참 근사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는

지난 삶을 돌아보고, 현재의 목표를 설정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우리가 쌓아온 물건들에는 우리가 살아온 흔적이 담겨있다 말한다. 하지만 물건이 너무 많아서 삶을 가로막고 있다면 정리를 통해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

정리를 통해 과거와 화해하고, 현재를 직면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내 삶에 정리가 필요한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셀프진단부터 해보자.

25개 항목 중에 체크한 것이 9개 이하이면 정리가 필요하다. 4개 이하이면 정리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나는 2개도 억지로 체크했다. 정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이다.

체크리스트로 자신의 정리 습관을 점검하고, 더 효율적인 생활을 위해 작은 변화를 시도해 보길 권한다.

정리는 버릴 물건을 찾을 게 아니라 자신이 편히 앉을 자리 하나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너무 좋았다.

물건을 줄이기 전에 자신이 어디에 있을지를 정하라는 말에 왠지 뭉클해진다. 정리는 나를 돌보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생적으로(?) 물건을 잘 버리지 못하는 나에게 정리는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이 글을 읽으니 용기가 생겼다.

'내가 앉을 곳은 어디인가?'를 먼저 자문해본다.

이 책은 나처럼 정리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사람에게도 가능성을 보여준다.

왜 정리가 어려웠는지부터 이해하고 나니, 시작할 용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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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 - 갓생에 굴하지 않는 자기 존중 에세이
김보 지음 / 북라이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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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은 빠르게 성과를 내는 것을 강요하는 시대 속에서 자신의 리듬을 지키며 살아가려는 모든 '으른이'를 위한 매뉴얼 같은 책이다.

이 책은 당신의 게으름을 고치는 데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다.

저자는 스스로 게으름에 대해 더 오래, 더 집요하게 찾아본 게으름뱅이라 말한다. 그리고 이 책에 게으름에 대한 꽤 그럴싸한 단상들을 잡아두었다고 했다. 그저 부지런했다면 눈치채지 못했을 세상의 치트키 같은 것들.

저자는 게을러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관점을 바꾸면 장점이 되는 것들 혹은 그냥 게으른 사람의 공감을 살 수 있는 그 어떤 이야기들이라도 나누고 싶었다고 출판 이유를 설명했다.

'게으른 으른' 중 한 명으로써 게으름에 관해 가감 없이 들려주는 책이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 반가웠다.

자신은 게으른 사람이지만 전혀 느리지 않다는 저자의 말에 너무 공감했다. 나도 느리지 않으면서 게으른 사람이다. 나 또한 말도 성격도 남들보다 급해서, '게으름'이 성의가 없어서 그렇다는 '괘씸죄'까지 부과된다.

느린 건 딱 질색이면서 게으르게 구는 나 자신이 이상하다고 하면서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것 또한 게을러서…….)

이 현상에 대해 작가는 일종의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곡차곡, 천천히, 부지런하게 시간을 들이는 방법 말고 한 방에, 빠르게,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서.

딱 맞는 것 같다. 나도 어떤 업무가 주어지면 다른 일(업무가 아닌 딴짓)을 하면서 언제쯤 시작하면 극한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마감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을지 궁리한다.

'게으름'의 맞춤법에 대한 만화가 기억에 남는다.

'게름', '개름', '게으름', '개으름' 넷 다 맞춤법에 맞단다. 어원이 불분명해서 복수 표준어란다.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게으름'과 너무 어울리는 이 이야기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게으른 채로도 꽤 괜찮은 어른이 되는 방법'을 알게 되어 너무 좋다.

이제 누가 게으르다고 핀잔을 줘도 상처받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누군가의 빠른 성공을 보더라도 열등감이나 불안감에 힘들어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나의 리듬과 속도가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게으름을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기질'로 이해하고자 한 시도가 신선했다.

성공, 성취에 관한 많은 책들 사이에 당당히 게으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나는 으른입니다, 게으른』을 보니 왠지 내가 더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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